경기도미술관에서는 지난 9월 17일부터 ‘리듬풍경’ 전시회를 열고 있다. ‘리듬풍경’ 전시회에서는 권용주, 남화연, 양정욱, 요한나 빌링, 우메다 테츠야, 전소정, 조혜정, 김숙현 등의 작가들이 참여해 비디오아트, 설치미술, 사진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요한나 빌링 <풀하임 잼 세션>](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9140340033412937.jpg)
요한나 빌링 <풀하임 잼 세션> ⓒ 김지우 기자
<풀하임 잼 세션>은 허름한 창고 안에서 한 여성이 피아노를 치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외길의 끝에서 갑작스럽게 서버린 한 차로 인해 길게 늘어선 차들은 예상치 못한 정체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항상 반복적이고 바쁜 일상을 보내왔던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책을 읽거나 보드게임을 하고 낮잠을 자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시간은 흐르고 빠져나갈 길 없는 도로에서 시간은 온전히 운전자의 몫이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기자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어도 그 시간은 나의 시간이고 내가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은 나에게 피해를 주는 시간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권용주 <연경>](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9140340031430572.jpg)
권용주 <연경> ⓒ 김지우 기자
<연경>은 권용주 작가가 태국 최고의 실크회사에서 개최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는 점심을 먹으러 나오는 태국 방직공장의 젊은 여성노동자들을 보며 방직공장에서 일한 자신의 어머니의 젊은 시절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3개의 채널로 이루어진 비디오 작품을 만들었다. 비디오의 내용은 어머니의 이야기와 태국의 실크공장 노동자의 인터뷰 등이 담겨있다.
기자는 이를 보고 일자리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역시 지금의 태국처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실크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기계화로 사람의 손을 쓸 일이 없어졌다. 이런 사회 환경의 변화로 인해 작가의 어머니는 스스로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태국은 아직 기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수작업으로 실크를 만든다. 태국 노동자들은 이 일이 안정적인 직장인 셈이다. 이렇게 사회 환경에 따라 우리의 삶의 변화를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우메다 테츠야 <공간 후에>](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09140340049060224.jpg)
우메다 테츠야 <공간 후에> ⓒ 김지우 기자
관람객을 오랫동안 집중하게 만들고 깊은 인상을 남겼던 작품은 바로 우메다 테츠야의 <공간 후에>가 아닐까 싶다.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띠는 <공간 후에>는 차 거름망, 작은 선풍기, 알전구, 대형 샤워기를 이용해 만든 설치미술 작품이다. 빛이 천천히 돌아가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양의 그림자 풍경과 사물의 움직임을 통해 나온 리듬이 조화를 이루어 ‘사물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빛이 계속 돌아가면서 여러 모양의 그림자와 문양을 만들고 빛의 색깔 변화를 줘 예측할 수 없는 시계 같았다. 우메다 테츠야는 익숙한 공간이 갑작스레 어느 연극의 무대처럼 혹은 예측불허인 꿈의 장면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리듬풍경’ 전시는 11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이 외에도 색다르고 생생하게 다양한 작품을 느끼고 싶다면 11월 14일에 열리는 ‘퍼포먼스2’(기획 : 우메다 테츠야, 시간 : 오후 3시, 공연자 : 우메다 테츠야)를 같이 관람해보는 것도 좋겠다. 전시에 관한 더 다양한 정보는 경기도미술관 홈페이지(
www.gmoma.or.kr)나 전화(031-481-700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