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 꿈기자는 황제가 머물렀던 덕수궁을 찾았다. 관람해설 시간을 기다렸다가 임영미 덕수궁 지킴이 해설사의 설명으로 덕수궁을 자세히 살펴봤다.
한국의 재발견 – 덕수궁 지킴이 임영미 해설사와 함께(사진 왼쪽)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중화문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중화전’은 덕수궁의 외전으로,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천장과 기단부 계단 중앙의 답도에 세긴 용문양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왕이 아닌 황제가 살았던 것을 알리고자 하였다.
중화전 천정의 용문양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기단부 계단 답도의 용문양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덕수궁에서 가장 유서가 깊다는 석어당은 ‘임금이 머물렀던 집’이라는 뜻으로, 1593년 선조가 환도 후에 머물렀던 전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덕수궁 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2층 전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보수공사가 끝나지 않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석어당 사진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공사 중인 석어당 모습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조선시대 두왕(광해군과 인조)이 즉위했던 즉조당은 고종이 덕수궁에 거처할 때 후배(後配) 엄비가 승하할 때까지 거처했던 곳이다.
즉조당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즉조당과 복도로 연결되어 있는 ‘준명당’은 경운궁(덕수궁) 건물 중 1904년 불타지 않은 유일한 건물이다. 고종황제가 덕혜옹주를 위해 조선에서 처음으로 유치원을 만들었던 곳이다. 고종황제 승하 후 안타까운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보낸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준명당 – 밝을 명(明)에서 날일(日) 대신 눈목(目)을 사용하여 ‘눈 밝을 명’ 명으로 세상을 밝게 보란 뜻으로 이름 지어졌다.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축물 ‘석조전’은 지하 1층에서 시종들이 거주하였고, 1층은 접견실과 식당이 있다. 1층에서는 황제가 업무를 보고, 2층은 황실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구분되었다.
석조전 –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축물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당시 일본의 간섭으로 영친왕은 자신의 생모인 엄비가 승하하는 날, 석조전 2층에서 즉조당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석조전은 덕수궁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해설사를 동반하여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조용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정관헌’을 관람하였다. 고종이 최초로 커피를 마신 장소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식과 양식의 퓨전 건물이다. 전체적인 구조는 서양식이지만, 한국 전통 문양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정관헌은 한식과 양식을 절충해 설계한 우리나라 최초의 퓨전 건축물이다.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오얏꽃(자두꽃) 문양으로 대한제국을 상징한다. ⓒ 오서진/꿈나무기자단
덕수궁 안의 표지판에 ‘덕수궁은 다른 궁궐의 규모에 미치지 못하지만 대한제국 역사의 현장으로 황제가 머무는 대표적인 장소’라는 설명이 있다.
‘대한제국의 뜻을 이루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가지며 취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