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속에서 보물찾기 중인 아이들. ⓒ 유지원 기자
지난 14일 경기농림진흥재단의 주최로 안산시민과 함께하는 도시농부들의 가을 수확잔치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을 알리는 것을 통해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으며 농민들이 재배한 생산물을 가져와서 판매함으로써 도농상생도 실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민들레향기 풍물패가 개막식 전 길놀이 공연 중이다. ⓒ 유지원 기자
본격적인 행사 개막 전 풍물패 ‘민들레향기’의 길놀이 공연으로 행사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개회사 중인 안산도시농업연대 마이금 대표. ⓒ 유지원 기자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개막식의 개회사를 맡은 안산도시농업연대의 마이금 대표는 “염려와 달리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라며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생태화장실과 다양한 체험 부스들이 마련돼 있으니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번 행사를 통해 가을의 수확이라는 것이 이렇게 기쁜 것이라는 것을 여러 수확물을 보고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시에서도 이렇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도시농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장하기 체험 중인 아이들. ⓒ 유지원 기자
이번 행사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행사답게 텃밭의 1년 활동을 기억하는 사진 전시, 토종씨앗 도서관, 자원순환 전시 등이 마련됐으며 김장하기, 떡메치기, 전통농기구 체험, 내손으로 만드는 거름 등 다양한 체험 부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한 주부는 “아이가 주말마다 농장체험을 하고 있어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런 행사가 마련돼 좋았다”며 “앞으로는 직접 텃밭도 가꿔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가족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40대 남성은 “평소 도시농업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이렇게 체험 부스가 마련돼 있어 친숙하게 도시농업에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원순환 전시 부스. ⓒ 유지원 기자
이날 행사장에서 자원순환 전시 부스를 담당한 사단법인 텃밭보급소 이복자 이사장은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도시농업과 자원순환에 대해 알리기 위해 이번 부스를 마련하게 됐다”며 “텃밭보급소에서 직접 개발한 음식물 찌꺼기를 재활용해 퇴비를 만드는 퇴비통과 생태 뒷간 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을 통해 자원순환의 실천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최근 도시에서 농사짓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취미로 농사를 짓고, 농사를 하며 발생하게 되는 음식물 찌꺼기들을 그냥 다시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진정한 도시농업이 아니다”며 “진정한 도시농업은 음식물 찌꺼기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다시 재활용해 거름으로 만들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주는 순환농업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렁이체험 부스를 담당한 팝그린 소속 원예지도사 김미혜 씨는 “사람들이 지렁이를 떠올리면 징그럽다고 생각만 하시는데, 이렇게 지렁이가 친환경 농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아이들도 즐겁게 참여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김 씨는 “도시농업을 어렵게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가까운 지자체에서 분양해주는 텃밭도 있으니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농사를 짓기 전 인류는 유목민의 삶을 살았다. 농업의 발달로 인해 인류는 이동을 멈추고 한 곳에 집을 짓고, 마을을 구성하고, 도시를 만들었다. 오늘날 이렇게 도시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농업이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도시가 커지면서 인류가 농업을 등한시하고 있다. 도시농업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도시와 농업이 함께 상생해갈 수 있도록 도시농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