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끼니가 걱정이었던 옛날과 달리 오늘날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식사이다. 이제는 한식뿐만 아니라 인도식, 이탈리아식, 일식, 중식 등 전 세계 음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상태이다. 게다가 오로지 식사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식사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그 무언가도 맛집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그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바로 ‘경기도 음식문화 거리’이다.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정보’-‘관광/문화/체육’배너를 누르면 ‘경기도 음식문화’카테고리 아래에 여러 사업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으뜸맛집, 음식문화거리, 경기향토전통음식, 음식문화개선사업에 식품안전정보까지, 경기도에서 음식문화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더 맛있고 더 안전한 음식 문화를 조성하고자 시작된 여러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음식문화거리 사업)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총 17개소의 음식문화 시범거리가 있다. 수원시의 나혜석거리음식문화촌, 성남시의 율동 음식문화거리, 안양시의 평촌 먹거리촌과 안양예술공원 음식문화거리, 안산시의 댕이골 전통 음식거리, 대부도 방아머리 먹거리 타운과 다문화음식거리, 용인시의 기흥맛깔촌, 시흥시의 오이도 음식문화거리, 화성시의 제부도 모세거리, 안성시의 안성맞춤 먹거리타운, 고양시의 풍동애니골, 남양주시의 미음나루 음식문화거리, 파주시의 맛고을 음식문화거리, 양주시의 양주골 한우마을, 동두천시의 생연로 맛거리 그리고 가평군의 운악산 우리콩두부마을까지,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다양하게 열려 있다. 이 먹거리 밀집지역 17개소는 매일매일 좋은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과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그 중에서 ‘율동 음식문화 거리’는 성남시에 자리하고 있다. 1999년 성남시는 경기도 성남시 율동에 자연 호수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채 호수를 둘러싼 자전거 도로와 100m 치솟는 분수를 설치함으로써 율동 공원을 조성했다. 여기에 사시사철 예쁜 꽃이 피어있는 꽃동산과 자연 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테마파크까지 더해져 온 가족이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에 알맞은 장소로 거듭났다.
이렇게 언제나, 그 누구와 와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율동 공원의 먹거리 밀집지역이 2008년 경기도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지정됐다. 약 50여 개의 음식점을 보유한 이 거리에서는 호수를 바라보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의 음식은 꼭 한 끼니용이 아니라 달달한 간식과 식사 후 후식 그리고 공원을 거닐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도 있어 부담 없이 경기도가 보장한 음식문화를 즐길 수 있다.
율동음식문화시범거리 지도 ⓒ 경기도청 홈페이지
본 기자는 율동 음식문화 시범거리 중에서도 가장 유서 깊은 전통 찻집 ‘옛날의 금잔디’를 찾았다. 궂은 날씨에 시간도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찻집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무엇이 사람들을 이 찻집으로 끌어당기는지 알고자 ‘옛날의 금잔디’의 업주를 만나 보았다.
‘최고로 하자’라는 신념 하나로 벌써 20년 째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전통 찻집 ‘옛날의 금잔디’는 대학 동기와의 동업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쌍화차가 가장 유명한 이곳은 ‘제대로’된 차를 대접하기 위해 오로지 국산 재료를 쓰며 직접 요리한다.“‘진실’한 차를 내어놓고 싶었다”는 주인장은 “차의 맛만으로도 순수하게 옛것을 유지하며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맛과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가게의 인테리어도 80년대를 그대로 재현했는데, 이 인테리어를 두고 한 공대 교수가 학생들을 이끌고 찾아와 ‘프로가 따를 수 없는 인테리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율동 공원의 먹거리 밀집 지역이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선정된 후 시범 음식점 제 1호로 선정된 ‘옛날의 금잔디’를 두고 주인장은 ‘진솔함’과 ‘진실됨’을 거듭 강조하였다. 지역 정보지인‘분당소프트’지에서 명소로 소개되었고 광고를 따로 하지 않지만 조선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카이스트 주간지에서까지 찾아올 정도로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알면 여러 번 오게 되는, 그런 곳이 된 이 찻집은 앞으로도 계속 ‘최고’로 음식을 만들며 특유의 ‘진실됨’과 ‘소박함’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전통찻집 옛날의 금잔디 전경 ⓒ 김서하 기자
음식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으며 오늘날에는 하나의 성장하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더 양질의 식사를 더 즐겁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이 모여 경기도 음식문화거리를 도내 곳곳에 탄생시켰고 이제는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맛과 안전이 보장된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
세르반테스는 “빵만 있다면 웬만한 슬픔은 견딜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음식문화거리 그리고 율동 음식문화 시범거리에서 ‘슬픔을 행복으로 바꾸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