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에는 웰빙 열풍이 불었다. 당시 너나 할 것 없이 채소와 과일을 즐기고 유기농 식품에 열광하며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패턴까지도 바꿔놓았다. 시간이 흘러 그 열기는 사그라졌지만 여전히 유기농 식품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건강한 생활습관 요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마트 등을 찾아가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있을만한 곳으로 유기농 식품이 직접 찾아오는 행사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15 경기도 도시농업 한마당’이 화정역 광장에서 열렸다. 오전임에도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 이주영 기자
지난 21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화정역 광장에서 ‘2015 경기도 도시농업 한마당’이 열렸다. 이 행사는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주최하고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가 주관했다. 오전 11시, 본격적인 행사 시작을 앞두고 사물놀이패 공연이 열렸다. 오전이라는 점과 쌀쌀한 날씨 덕에 위축될 법도 했지만 사물놀이패의 공연은 신명났고 그 소리에 시민들이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절정으로 치닫는 공연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사회자의 개회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농림진흥재단 최형근 대표이사와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공동대표, 이재준·이재석 경기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의 안병덕 공동대표는 축사를 통해 “도시농업은 도시환경 개선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도시농업에 대해 소개한 뒤 “특히 올해는 UN이 정한 ‘흙의 해’로 흙과 관련된 부스들이 많다”며 이번 행사의 특징에 대해서도 전했다. 또 “아직 국내 도시농업은 초기단계이기에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이주영 기자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는 “도시농업의 발전은 우리로 하여금 건강, 생활 등 여러 영향을 끼치게 할 것”이라며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준 도의원도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경기도 직거래 장터를 이 행사를 통해 시작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경기도에서 나눔장터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다양한 부스행사 그리고 소소한 행복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흙 체험부스. 아이들이 삽으로 흙장난을 하고 있다. ⓒ 이주영 기자
이날 열린 부스는 총 27개로 다양하게 진행됐다. 각 부스마다 정성껏 준비한 상품과 전시물들을 소개하는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27개의 부스 중 12개는 민속박물관, 박과 씨앗 등의 전시, 포토존 등으로 구성됐다. 6개 부스에서는 짚풀 공예와 흙놀이 체험 등이 이뤄졌으며 나머지 부스는 먹거리와 농산물 등을 판매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부스를 관람하기 위해 몰려왔고 그 중엔 가족단위가 많았다. 도시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현장들이다 보니 구경 온 어린아이들의 얼굴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게다가 직접 만들고 체험하는 부스까지 마련돼 아이들의 놀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독특한 부스 중 하나였던 ‘생태화장실 체험관’. ⓒ 이주영 기자
여러 부스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부스는 단연 체험위주의 부스였다. 총 6개의 체험 부스는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 가장 특이했던 부스는 ‘생태화장실 체험관’.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돼 실내에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부스에서는 직접 생태화장실을 제작하고 체험해볼 수 있었다. 과거 이런 형태의 화장실이 있었으며 사용방법 등을 알려주어 체험하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어르신들이 직접 짚풀 공예로 만든 작품을 판매하고 체험하는 부스도 인기였다. 지렁이 텃밭을 체험하는 부스도 있었는데 어린이들은 신기한 듯 지렁이를 만지며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전통놀이 투호와 딱지치기 등 옛날 놀이를 체험하는 부스도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편 판매를 위주로 하는 부스들은 시식과 함께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상품으로 농산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고양청소년농부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김장을 담가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해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 뿌듯한 시간이 됐다.
이날 행사는 여러 단체들과 참여해준 시민들의 관심 덕분에 도시농업을 알리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015 경기도 도시농업 한마당’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며 동시에 농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시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