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참가팀의 테마와 레시피. ⓒ 정규완 기자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이번 오디션은 ‘좋은 먹거리, 그 이상의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2015 G푸드 비엔날레’ 기간 중 열렸다.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학생들에게 더 맛있고 영양가 있는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경연대회다. 오디션의 주제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맛과 영양을 갖춘 식단을 만드는 것으로, 학생과 학부모, 영양사 등 3인 1팀이 되어 각자의 테마에 맞춰 식단을 짜고 요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단이 급식 메뉴에 대해 묻고 시식하며 평가하고 있다. ⓒ 정규완 기자
오디션의 평가는 사전모집을 통해 선정된 학부모, 학생, 영양사 등 30명의 현장평가단이 맡았다. 평가자들은 레시피에 대해 묻고 맛보며 식단을 평가했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평가자들의 시각과 후각, 미각까지 사로잡아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대상을 수상한 ‘우리는 고등건강지킴이’팀. ⓒ 정규완 기자
시식과 평가가 끝난 뒤 대상, 금상, 은상, 동상 등 총 7개팀을 선정하고 이들에게는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매콤홍합채소국과 두부함박스테이크, 연근부각샐러드와 참깨드레싱, 무조랭이떡왁저지를 선보인 ‘우리는 고등건강지킴이’팀이 차지했다.
얼마 전,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생들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거리와 급식이 맛있는지를 중요하게 따져야한다는 글이 SNS에 올라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논리에 따르면 급식은 고등학교 선택에 5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 글에 따르지 않아도 급식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하루 종일 학교에 있어야하는 학생들에게 급식은 생활의 일부분이며, 수학여행, 소풍과 더불어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추억의 일부분이다.
또한 학교급식은 비단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대학교에 와서 혹은 사회에 나가며 밥에 대한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접하는 음식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혹은 가격이 싼지, 비싼지 판단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급식의 질이 좋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학생들에게 더 좋은 맛과 영양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선다. 학생들에게 더 좋은 추억을 제공하는 것이며, 음식에 대한 판단기준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기자가 보기에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손이 많이 가고 비싸 보인다. ⓒ 정규완 기자
이번 행사를 통해 급식에 대해 주목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거의 모든 팀이 맛과 영양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부분도 좋았다. 그러나 한정된 금액과 시간 내에 대량으로 조리하며 맛과 영양, 시각적인 부분까지 모두 충족하는 식단을 실제 학교급식에 내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대회의 참가자들이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했는지 또 평가단은 채점기준에 이 같은 사항을 반영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사항을 고려한 식단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맛있고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해보였다. 한마디로 비싸보였다.
비록 현실적인 문제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학생, 학부모, 영양사와 같이 급식을 접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레시피를 만들어보고 참여하면서 학교급식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긍정적인 효과다. 이번 대회를 통해 도내 학교급식의 질이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