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호텔인터불고 안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심포지엄 2015’ 에서 강정훈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전문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27094218849325230.jpg)
26일 호텔인터불고 안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심포지엄 2015’ 에서 강정훈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전문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효과적인 재난 트라우마 치료는 재난 발생 순간부터 정확한 정보 공유에서 시작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정훈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전문의는 26일 호텔인터불고 안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심포지엄 2015’에서 지난해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트라우마 치료법과 효과적 센터 운영 방안을 제안했다.
강정훈 전문의는 이날 ‘트라우마센터의 역할과 방향’ 주제 세션에서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들을 대상으로 개인면담을 지속해 왔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가장 좋은 치료 시점은 재해 발생 순간부터라는 점”이라며 “대화를 하다 보면 늘 늦었다는 마음이 든다. 일이 벌어졌다고 인식한 순간부터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의 공간은 병원이 아닌 일상공간이 돼야 한다. 회복은 일상생활 중에 자연스럽게 시작된다”면서 “경직된 치료 시스템보다는 유연하고 가까운 공동체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정보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강 전문의는 “위기 상황에서 정보 소통은 매우 중요한데, 특히 재난 시 처음 들은 정보를 믿으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루머를 배제하고 신빙성 있는 정확한 정보만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주최, 안산온마음센터 주관으로 ‘심리외상 지원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 고영훈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을 비롯해 국내외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회복과 더불어 각종 재난에 대비한 심리지원 대책, 향후 발전 방안 등이 다양하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극복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에서도 볼 수 있듯 갑자기 벌어진 재난 앞에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재난에 대비해 심리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며 “도는 재난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지원단을 구성하고 심리지원 매뉴얼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앞으로도 재난극복과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기우 부지사는 “이 자리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앞으로도 재난극복과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26181527247442624.jpg)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기우 부지사는 “이 자리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앞으로도 재난극복과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한편 심포지엄은 세션 1 ‘심리 외상 치료의 실제’와 세션 2 ‘트라우마 센터의 역할과 방향’의 2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션 1에서는 싱가포르 창이종합병원(Changi General Hospital)의 안젤리나 오이 메이 챈(Angelina Oi Mei Chan) 외상 회복 및 통합적 솔루션 책임자, 스슈마 메흐로트라(Sushma Mehrotra) EMDR 아시아 대표이사, 한양대 의과대학 김대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외상사고 관리: 감정의 저항에서부터 회복에 이르기까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인도 아동들을 위한 EMDR 그룹 프로토콜을 활용한 커뮤니티 치료’ ‘복합 외상의 절충적, 통합적 트라우마 치료’ 등에 대해 발표했다.
안젤리나 오이 메이 챈 창이종합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몇 년간 테러 공격에서부터 쓰나미, 지진, 홍수에 이르기까지 각종 재난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외상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며 “직접적인 육체적인 손상 외에도 우울증, 불안감, 심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영구히 장애로 남을 수 있는 위험한 질병으로, 감정적인 영향을 관리하는데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젤리나 챈 전문의는 “지역사회가 위기 이전에 사고 계획 및 훈련을 하고 조기 위기 개입능력을 기르듯, 외상 중심의 정신보건 서비스에 대한 체계적 접근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비상 대응 및 지역사회의 지원을 담당하는 기관 간 공조는 기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 세션 2에서는 강정훈 전문의 외에도 이화영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 이기연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 협회장 등이 ‘트라우마센터의 피해자 서비스 시스템’, ‘트라우마센터의 지역사회 기반 실천: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도는 각종 재난에 따른 심리지원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시·군별·권역별 재난심리지원단 구성,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심리지원 매뉴얼 개발과 전문교육 실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재난 경험자의 심리적 충격 극복과 일상생활 조기 복귀를 돕기 위해 세월호 참사부터 최근 메르스 사태까지 도민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상담서비스와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제공중이다.
이 밖에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를 2016년부터 안산시 지원 사업에서 도 직접 위탁 사업으로 전환해 세월호 피해자뿐 아니라 일반도민의 트라우마 치유, 재난심리지원 전문인력 교육 등 트라우마 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영훈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은 이번 자리에 대해 “전세계에 빈발하는 대형 재난 이후 정신적 고통과 혼란 속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애써온 국·내외 전문가들을 모셔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이번 자리가 심리외상 지원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 지향적인 심리지원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