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경기도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올해 마지막 렉처콘서트가 열렸다. 경기도는 도민의 문화적 욕구 해소와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 렉처콘서트를 개최하는 문화&공감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올해 마지막 공연인 만큼 소통과 조화의 음악인 재즈를 통해 공감을 장을 마련했다.
![‘수채화’라는 의미의 퓨전재즈밴드 워터칼라.](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27083438107965672.jpg)
‘수채화’라는 의미의 퓨전재즈밴드 워터칼라. ⓒ 원종현 기자
공연은 수채화라는 의미의 퓨전재즈 3인조 ‘워터칼라’가 맡았다. 워터칼라는 2012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2007·2012년 EBS교육방송 ‘공감’에 출연하는 등 재즈마니아 사이에서는 폭넓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퓨전재즈밴드이다. 현재까지 5장의 음반을 발표, 재즈, 펑크, 브라질리언, 유러피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어색하지 않아 ‘한편의 수채화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설을 맡은 국제예술대학교 최성락 교수는 “이번 공연을 통해 여러분이 재즈를 쉽게 즐기고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한 뒤 재즈를 즐기는 법을 알려주었다. 최 교수가 알려준 재즈 감상 에티켓에 따르면, 클래식 공연장에서는 연주자가 연주를 할 때 조용히 감상하는 것이 매너지만 재즈는 정반대로 해야 한다. 재즈는 관객과 소통이 중요하다. 관객들은 공연을 감상하며 피드백 해야 한다. 공연자들과 같이 리듬을 타거나 박수를 치고 가볍게 몸을 흔드는 행위 등이다. 단, 4분의 3박자라면 1, 2, 3, 4 중 1, 3에 박수 치는 것이 아니라 2, 4 박자에 박수를 쳐야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다양한 재즈곡들이 소개됐다. 그중 밥 트루프가 작곡한 ‘Route 66’는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미대륙 횡단 국도의 명칭인데, 도시의 여러 지명을 담은 관광 안내적인 재미가 있는 노래이다. 경쾌하면서도 재즈의 스윙 느낌이 잔잔하게 나는 곡으로 감상하기에 매우 편했다.
클래식에 베토벤, 모차르트의 작품이 있듯 재즈에도 스탠더드 음악이 있다. 1930~40년도에 제작된 재즈를 말한다. 그중 대표곡인 ‘L.O.V.E’를 스윙리듬으로 감상했다. 사랑스러운 보사노바곡 ‘O pato’도 들을 수 있었다. ‘O pato’는 오리에 관한 노래다. 곡 중간에 거위나 백조 등 동물이 나온다. 오리 노래인 만큼 재미있는 오리 소리도 많이 나왔다.
사랑스럽고 재즈 특유의 흥이 나는 노래들을 지나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위한 곡으로 ‘what a wonderful world’가 연주됐다. 이 곡은 루이 암스트롱이 사람들의 마음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지길 바라며 쓴 곡으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삶을 기리는 의미로 선곡됐다.
![워터칼라와 합주의 영광을 얻은 관객이 수줍어하고 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1511/20151127083438105983306.jpg)
워터칼라와 합주의 영광을 얻은 관객이 수줍어하고 있다. ⓒ 원종현 기자
이번 공연은 단순히 재즈곡들을 선보이는 것이 아닌, 관객이 직접 공연팀과 합주를 하는 기회도 있었다. 재즈곡을 연주해보지 않았던 관객들도 단순한 한 두 개의 박자로 재즈를 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신기했다.
워커칼라가 이끈 90분간의 아름다운 재즈 여행이 끝나자 청중들 사이에서는 큰 박수와 환호, 그리고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고 이에 워터칼라는 “사실 한 곡 더 부르고 싶었다”며 재치있게 응수했다.
스윙, 보사노바, 차차차 등 다양한 장르로 연결되는 90분간의 재즈 공연은 추위와 궂은 날씨에 지친 관객들에게 밝고 따듯한 힘을 불어넣었다. 추운 겨울 감성도 메말라 무거운 마음만 남았다면 재즈로 가볍게 기분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