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인재개발원 전경. ⓒ 신강섭 기자
지난 25일 수원 경기도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11월 렉처콘서트가 열렸다. 렉처콘서트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책, 음악, 미술 등을 융합한 강의를 통해 경기도민과 인재개발원 교육생 등의 문화적 소양을 넓히고자 마련됐다.
올해 마지막 렉처콘서트이기도 한 이날 공연은 ‘월드뮤직, 재즈로 통하다’라는 주제로 재즈밴드 ‘워터칼라’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이번 콘서트는 소통과 조화의 음악인 재즈를 통한 공감의 장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공연에는 도인재개발원 교육생과 경기도 신규 공직자, 도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연수를 온 중국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 신강섭 기자
최성락 국제예술대 교수가 해설을 맡아 재즈를 처음 듣는 관객들도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최 교수는 공연 시작 전 “연주자와 관객이 호흡 및 리듬을 타는 것, 서로 교류하는 것에서 재즈의 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거듭 재즈의 의미를 강조했다.
최성락 교수와 함께 수채화라는 뜻을 가진 ‘워터칼라’ 퓨전재즈밴드가 모여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 중간 중간 관객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재즈의 항목별로 해설한 뒤 공연을 진행했는데 재즈 감상에서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스윙(swing)’이다. 몸을 흔들거나 발을 구르면서 리듬을 타는 행위로, 관객들이 연주자의 리듬을 타며 즐기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다.
최 교수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한국의 박수 문화 때문에 1/4박자와 3/4박자에 리듬을 타는 데, 그 리듬이 아닌 2/4와 4/4일 때 재즈를 조금 더 즐기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설명 후 처음에는 다소 조용했던 객석에서 발을 구르고 몸을 흔드는 등 역동적으로 재즈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퓨전재즈밴드 ‘워터칼라’와 재즈보컬리스트 김효정 씨가 공연하고 있다. ⓒ 신강섭 기자
계속해서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미국 30~40년대 재즈가 아닌 브라질의 재즈 등을 선보였다. 특히 ‘O pato’라는 곡은 오리에 관한 노래인데 보컬 김효정 씨가 오리 소리를 내자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단순히 소리뿐만이 아니라 연주자들의 표정, 몸짓 등을 통해 연주자들끼리 또 관객들끼리 소통하고 호흡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지난 22일 서거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기리며 ‘What a wonderful world’를 연주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한 신규 공직자가 무대로 나와 즉흥적인 재즈 연주인 잼 연주를 하고 있다. ⓒ 신강섭 기자
이날 콘서트에서는 관객 중 지원자를 받아 즉석에서 재즈 음악을 연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최 교수는 “재즈는 즉흥적이고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에 악기를 다루는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조화롭게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세 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지원자들은 저마다 본인이 가진 특별한 느낌을 피아노로 연주해 보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연주자들과 관객들이 무대로 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미진 기자
준비한 공연이 모두 끝났지만 관객들의 계속된 앙코르 요청에 워터칼라는 ‘Agua de beber’라는 곡을 선보이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수채화처럼 다채롭고 조화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워터칼라의 공연은 오늘날 우리 삶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인 ‘조화’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오늘 재즈가 마음속으로 다가와 인생에서 새로운 감동이 되길 바란다”는 최 교수의 말처럼, 재즈에 관심을 갖고 즐기려 노력한다면 분명 고된 삶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