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리화가>를 보기 위해 시사회장을 찾은 관객들. ⓒ 윤여정 기자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도리화가>가 경기도민들과 만났다. 경기영상위원회가 지난 1일 저녁 수원 롯데시네마에서 로케이션 촬영지원작인 <도리화가>의 도민 시사회를 개최한 것.
<도리화가>는 수원시와 경기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사적 제478호 화성행궁에서 주요 장면이 촬영됐으며, 영화촬영 협조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개봉 시기에 맞춰 무료 시사회가 열렸다.
경기도는 도내 영상산업 및 유관 업종의 경기 활성을 도모하고자 국내외 영상물의 경기도 로케이션 촬영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장편영화, 단편영화, TV, M/V, CF 등 다양한 분야에 총 88편(15.11.18 기준)을 지원했다.
경기영상위원회가 로케이션 지원한 영화 <도리화가>의 포스터. ⓒ 도리화가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상영된 영화 <도리화가>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가수에서 배우로 이름을 알린 수지와 <광해>, <7번방 기적>의 1천만 배우 류승룡이 주연을 맞아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447개 스크린에서 하루 1만5531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28만387명을 기록하며, <내부자들>(누적관객수 401만9483명),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44만4747명), <검은사제들>(499만8616명)에 밀려 박스오피스 4위에 머무르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 <도리화가>는 남존여비사상이 지배적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최초의 여류 소리꾼인 진채선을 통해 서민들의 향유 문화인 판소리에서도 차별받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에 남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그녀의 모습은 현재 우리 사회 속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차별받는 또 다른 진채선을 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그녀의 판소리 스승인 신재효와의 사랑 이야기는 성별로 인한 편견을 떠나 인정받고자 했던 그녀를 다시 여성이라는 굴레 안에 가두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성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 굳이 ‘사랑’이라는 소재 없이도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현재 상영 중인 <내부자들>, <검은사제들>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이 극의 중심에 서는 경우, 대부분 배경과 소재를 불문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등장시키는 경우를 종종 보고는 한다.
영화 <도리화가> 또한 이러한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성에 대한 억압이 지금보다 심했던 시대에 자신의 꿈을 실현한 여성의 삶은 다양한 스토리와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좋은 그릇임에도 이를 잘 사용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100분의 러닝타임 안에 사랑과 여성의 다양한 삶을 담아내려다보니 두 인물의 애틋한 감정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졌다. 오히려 진채선과 신채효의 러브라인은 그녀의 삶을 다각도로 담아내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해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영화 속 ‘심청전’, ‘춘향가’ 등 다양한 판소리는 관객에게 보는 즐거움과 함께 귀로 듣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시카고>, <레미제라블> 등 뮤지컬 형식을 차용해 만들어진 영화처럼, 한국 전통 가락인 판소리를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충분히 흥미롭다는 생각을 갖게 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