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초,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경기도 청소년기자단’을 알게 되었다. 이름만 듣고도 흥미가 생겨 지원을 하였다. 나름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보낸 지 며칠 후, 경기도 청소년기자단으로 선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발대식에 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활동을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었다. 지금까지 다녀왔던 취재 하나, 하나가 나의 2015년을 가득 채워준 경험이 되었다.
◆ 첫째, 파주 임진각을 새롭게 만나다
나의 첫 번째 취재는 파주 임진각에서 이루어졌다. DMZ(군사적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파주 임진각에서도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되었다. 나는 우선 가장 큰 축제인 ‘DMZ 자전거 투어’를 취재했다. 또 파주 임진각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여성평화걷기’ 그리고 다양한 놀거리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방문객들을 즐겁게 해줄 임진각의 모습을 기사를 통해 전달했다.
파주 임진각 입구의 모습.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차민주 기자
하지만 첫 취재인 만큼 미흡한 점도 있었다. 우선 2시에 진행되었던 ‘우먼크로스 국제여성평화걷기’의 모습을 취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2시에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미리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0분의 차이로 하나의 큰 행사를 놓친 나는 오기 전 사전조사를 하지 않은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다음 취재 때부터는 가기 전날, 내가 취재를 하러 가는 장소에서 어떤 볼거리와 어떤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미리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도 취재를 다녀온 뒤 열심히 작성한 기사가 ‘5월의 우수기사’로 선정되어 뿌듯했다.
◆ 둘째,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즐기다
그 다음 취재는 우리 집 앞의 ‘부천만화박물관’에서 이루어졌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부담을 갖지 않고 취재할 수 있었다. 미리 확인해본 결과, 내가 가는 날은 부천국제만화축제의 마지막 날로 새로운 활동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신나는 마음을 안고 도착했을 때, 나는 평소와는 다른 박물관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박물관 내부 취재를 시작하기 전, 나는 특설만화마켓에 들러 내부를 촬영했다. 여러 부스에서 다양한 캐릭터 문구용품을 판매했지만, 내 흥미를 이끈 것은 ‘저작권관리위원회’의 부스였다. 그곳에서 저작권 관련 설명을 듣고 나서야 만화박물관의 안으로 들어갔다.
부천만화박물관은 시대별 만화의 변천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실 취재하는 나보다 같이 간 엄마가 더 신나서 박물관을 즐겼다. 어렸을 적부터 만화를 좋아하셔서 그런지 만화와 관련된 지식도 많이 알고 계셔서 나도 엄마의 설명을 들으며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단연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었다. 내가 찾아본 바로는 ‘코스프레’ 마니아들이 모임을 갖기로 한 날이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모방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그들 중 두 명과 인터뷰를 한 것도 내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저작권 관리 위원회 홍보 부스(왼쪽)과 코스프레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모습(오른쪽). ⓒ 차민주 기자
◆ 셋째, 광명동굴과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 놀라다
마지막으로 내 기억에 남는 취재는 광명동굴 단체취재였다. 비 오는 날, 광명으로 가면서 나는 ‘오늘 취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광명동굴에 도착하자마자 괜히 왔다는 생각이 쏙 들어갔다. 입구부터 묘한 매력을 품고 있는 광명동굴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놀라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광명동굴 안의 모든 생명체는 동굴의 지하수를 통해 생명을 이어나가는데, 지하수 안에 산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지하수로 만든 인공 ‘황금폭포’도 너무 아름다웠다. 내가 가장 놀랐던 점은 `동굴 예술의 전당’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이날은 취재를 하면서 얻은 것이 너무 많은 날이었다.
그 다음 들른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도 새로운 개념을 배울 수 있었다. 업사이클은 `Upgrade`와 ‘Recycle`을 합친 단어로, ’고품격으로 재활용하여 예술을 만든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을 증명해 보이듯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활용품들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광명동굴의 지하폭포(왼쪽)와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의 모습. ⓒ 차민주 기자
이외에도 몇 번의 활동을 통해 내 나름대로 경기도의 여러 축제와 관광 명소들을 많이 알렸다고 자부한다.
나는 내가 경기도 청소년기자단에 선발된 것을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일반 고등학생이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을 많이 경험했고, 배웠으며, 또 느꼈다. 내가 기자단이 아니었다면 주말에 광명동굴을 구경하러 갈 일도, 만화 축제를 즐길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 기자단 활동을 통해 기사작성에 대한 수업을 받고 개별 기사 첨삭 지도도 받으면서 방송 쪽에서 일하고 싶던 꿈이 더 구체화됨을 느꼈다. 중학교 때는 막연하게 `PD가 되어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방송, 특히 기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기사에 대해 어렸을 때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좋은 변화는 내가 ‘뉴스’를 읽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나는 사실 시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아니었다. 연예 뉴스를 주로 보고, 큰 일이 생길 때만 사회 뉴스를 읽어보던 내가 이제는 정기적으로 뉴스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내가 직접 기자 활동을 하고 나니, 기사 하나, 하나에 기자의 노력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도 보였고 따라서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 경기도 청소년기자단. 떠나보내기 아쉬운 1년이었다. 경기도의 많은 청소년들이 기자단을 알게 되고, 기자단을 통해 세상을 더 넓은 눈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