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원래는 아직 해가 있을 시간인데.”
“꼭 눈의 여왕이 카이한테 오던 날 하늘의 묘사 같군요.”
택시기사 아저씨는 “요즘 들어 파주에선 노을조차 보이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무엇인가가 해를 집어삼킨 걸까요. 폭설이 쏟아졌던 지난 3일 파주 벽초지문화수목원 초입에서 본 하늘빛은 오로라 현상이라도 생길 법한 바이올렛이었습니다.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별에서온그대의 촬영장소였던
벽초지문화수목원이 야간 개장했습니다. 11월 21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일몰 후부터 점등시작, 밤 10시까지 이런 광경을 보여줄 겁니다.
사실 처음 계획한 건 야경 모습에 앞서 아직 해가 남아있을 때와 노을에 물들어가는 풍경부터 찍어 여는 사진으로 소개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은 대신, 생각 못한 다른 진풍경을 곧 목격하게 될 줄이야.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아쉬운대로 낮의 풍경은 수목원 측에 협조를 얻어 구했습니다. 꽃이 만개하던 봄의 모습, 파란 하늘 아래 여름 모습입니다.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하지만 지금 모습은 또 완전히 달라진 풍경입니다. 보랏빛에 물든 구름마저 보이지 않을만치 완전히 어두워지면 그 땐 또 어떤 모습이 될까요.
그런데.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눈의 여왕 강림하다.
순간 새까맣게 변하더니 온도가 급강하하고, 바람이 불더니 눈보라가 칩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정말 그 분이 마차를 끌고 온 것인가 싶을 정도였죠.
눈보라는 더 강해지더니 30여 분간 휘몰아쳤습니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뚝 그치고 정적에 쌓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시즌이 아니라선지 평일 저녁은 한적하네요.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눈보라가 지나간 뒤, 세상은 진짜로 완전한 밤을 맞이했습니다.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야경은 전체 모습을 찍어도 부분 부분을 찍어도 좋습니다. 한 눈에 이 모든 정경을 다 담고자 카페테라스 BCJ PLACE의 협조를 얻어 옥상으로 올라가 봅니다.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사실 이 곳 조명이 아주 밝거나 하진 않아요. 주변 또한 불빛이 밝은 민가가 있거나 하지 않아서 사진을 찍으면 환하게 연출하기가 쉽진 않은데요, 그래도
검은 광경 아래 정제된 느낌의 불빛이 새겨지는 듯한 모습이 나와 이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일전에 소개했던 아침고요수목원의 그것이나 타 지역의 빛정원 축제와는 다른 맛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눈의여왕이 해를 집어삼킨 진풍경, 벽초지수목원 빛축제 ⓒ 달콤한나의도시경기도(블로그)
이 밖에도 파주엔 다녀올 만한 겨울 저녁 나들이 코스가 많습니다.
출판단지,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과 함께 코스를 짜도 좋습니다.
(http://ggholic.tistory.com/5738) (http://ggholic.tistory.com/2774)
빛축제의 대안으로는 프로방스가 있습니다. 아울러 근처 헤이리 예술마을도 걸어갈 수 있을만큼 가까워(1.7km) 이 두 코스를 파주 여행지로 잡을 수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예술적 정취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파주가 아닐까 합니다.
참고로 이번 벽초지 여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금촌역에서 10여킬로 떨어진 곳으로 상황에 따라선 돌아올 때 카카오택시도 잡히지 않아 애를 먹을 수 있거든요. 하여 가시기 전 마을버스 시간대나 정류소 위치 정도는 확인하고 가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100여미터 떨어진 ‘도마산 초등학교’ 정류소를 검색하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출처/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글. 사진: 달콤시민. 권근택]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