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경기人]은 기억에 남을 사연의 주인공이거나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경기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기획시리즈입니다. 13번째로 지난 11월 20일 진행된 ‘2015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은 수원시 고교 영양교사 3인방 ‘우리는 고등 건강지키미’팀(숙지고교 이영화(47·경력 24년), 수원공고 이덕자(58·경력 30년), 수원정보과학고 조윤경(47·경력 24년) 씨)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3일 하오 수원 팔달구 찻집 ‘단오’에서 ‘2015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에서 대상을 받은 수원시 고교 영양교사 3인방 ‘우리는 고등 건강지키미’팀의 수원 숙지고교 이영화 영양교사, 수원정보과학고 조윤경 영양교사, 수원공고 이덕자 영양교사(사진 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집밥’이 열풍이다. 엄마가 해준 밥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간식부터 가정집 냉장고에 있는 식자재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까지 다양하다.
확인해보고 싶다면 인터넷 검색창에 ‘집밥’이라고 검색어를 넣어보면 알 수 있다. ‘집밥의 여왕’, ‘집밥 백선생’(이상 TV프로그램)… ‘정호균의 서래마을 지중해식 집밥’, ‘매일매일 맛있는 집밥’(이상 책)…. 인터넷 검색창에서 ‘집밥’이라고 검색어를 넣으면 만나볼 수 있는 ‘집밥’ 관련 프로그램과 책들이 관심을 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도 집밥 같은 급식을 먹을 수 있을까. 함박눈이 내리던 지난 3일 하오 수원 팔달구 찻집 ‘단오’에서 만난 수원시 고교 영양교사 3인방 ‘우리는 고등 건강지키미’팀 이영화(47)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은 건강을 중요시하는 집밥을 모토로 한다”고 소개했다.
■ 엄마표 ‘집밥’ 같은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로 ‘대상’
이들은 지난달 20일 ‘G푸드 비엔날레 2015’의 일환으로 열린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에 참가해 엄마가 해준 ‘집밥’ 같은 학교급식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G푸드 비엔날레 2015’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행사는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었다. G푸드비엔날레 개최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집밥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확산하고자 친환경 농산물로 급식메뉴를 구성한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본선행사를 개최, 현장평가단의 공개 평가를 통해 최종 7팀이 탄생했다.
대상은 ‘건강을 품은 맛있는 고등급식’이라는 주제로 시금치와 함께하는 두부 함박스테이크 등을 요리한 ‘우리는 고등 건강지킴이’팀. 창의성과 건강성뿐만 아니라 경제성까지 높이 평가받았다.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25년의 (영양교사) 경력에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이었죠.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대로 먹이기 위한 홍보 차원에서 참가하게 됐습니다.”(이영화 영양교사)
‘우리는 고등 건강지키미’팀이 이번 오디션에서 선보인 메뉴는 이들은 ▲매콤홍합채소국 ▲시금치와 함께하는 두부함박스테이크 ▲연근부각샐러드와 참깨드레싱 ▲무조랭이떡 왁저지 등 4가지다.
특히 현재 학교급식에서 적용되는 메뉴도 포함됐다. 두부함박스테이크와 스테이크 소스, 참깨 드레싱, 메콤홍합채소국은 현재 숙지고 학교급식 메뉴로 나오고 있으며, 이영화 영양교사가 개발한 것들이다. 이 외 메뉴들은 공동으로 연구해 창안했다. 특히 ‘무조랭이떡 왁저지’는 조윤경 영양교사의 제안으로 메뉴에 포함됐다. 왁저지는 충청지역 향토음식으로 김장철에 무를 조려서 먹는 음식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학교급식 레시피가 호응받은 이유는 어떤 것이었을까.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반찬을 입에 맞게 개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영양에 대한 부분은 강화됐다.
11월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시상식에서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가 대상을 받은 수원시 고교 영양교사 3인방 ‘우리는 고등 건강지키미’팀의 수원 숙지고교 이영화 영양교사, 수원공고 이덕자 영양교사, 수원정보과학고 조윤경 영양교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경기농림진흥재단
“학생들이 잘 먹지 않는 재료를 다양하게 골고루 사용했죠. 먹지 않는 재료를 했는데 맛이 없다면 반응이 없었을 텐데, 맛이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조윤경 영양교사)
“아이들이 야채를 먹지 않고 버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학교급식의 목적은 골고루 먹이는 것이죠. 급식레시피는 (학생들이) 야채를 잘 먹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메뉴에는) 전부 야채가 포함됐습니다. 두부스테이크, 시금치 파절이, 조랭이 떡에 무를 넣어 먹기 좋게 했습니다.”(이덕자 영양교사)
“학생들이 평소 선호하지 않는 반찬에 새콤한 참깨드레싱을 이용해 샐러드를 만드는 등 영양소가 많고 학생들이 잘 먹지 않는 재료를 통해 맛있는 학교급식(레시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이영화 영양교사)
■ 오디션에 참여하기까지
그렇다면 오디션을 참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이영화 영양교사는 “여태까지 준비해온 것, 진행해온 것을 조합해서 어렵다는 생각보다 좀 두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덕자 영양교사는 “궁극적인 것은 가정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교에서 전부 (아이들이 선호하지 않는) 야채를 다 먹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디션 공고가 난 9월부터 한 달 동안 매주 주말 조윤경 영양교사의 집에 모여 오디션을 준비했다고 한다. 전문분야가 각자 있었기에 논의를 거쳐 메뉴 선정을 디테일하게 진행했다.
메뉴 선정에 대해 조윤경 영양교사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주안점을 둔 것은 친환경 학교급식의 레시피 오디션이지만, 요리를 만들어 평가를 받는 요리대회이기에 기존 요리대회에 대한 상황도 많이 고민했다”며 “오디션의 취지를 살려서 야채를 이용하는 요리로 잡고, 맛 등 여러 부분과 갈등도 했다. 특히 학교급식에 적합한 레시피를 위해서 실제적으로 급식실에서 만들 수 있는 적용 가능한 부분과, 맛, 야채 단가 등 경제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친환경급식
조윤경·이덕자·이영화 영영교사(사진 왼쪽부터). 이들의 학교급식 레시피는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반찬을 입에 맞게 개선한 점에서 눈길을 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하지만 이들이 이번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친환경 학교급식에 대한 홍보였다. 편식 개선과 함께 아이들의 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었다. 이를 위해선 관련 예산 마련도 중요한 사안으로 제기됐다.
“학교급식 개선을 위해선 식생활 교육이 필요하고, 예산지원에 대한 부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식생활 개선에서 실습교육과 인성교육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조윤경 영양교사)
“프랑스에는 미각교육이 있고, 재배하는 들풀을 보고 만져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사회적인 기반이 확보되려면 홍보, 지원도 하고 텃밭도 시연하고 먹어봐야 하죠. 경제보다 미래를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이영화 영양교사)
이번 오디션을 계기로 이들은 친환경 급식 홍보와 함께 아이들의 건강 지킴이의 역할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조윤경 영양교사는 “우리의 노력이 고등학교에서 친환경 건강급식의 새싹을 틔워서 새로운 시작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더욱더 급식을 통해서 학생들의 어머니라는 마음으로 건강지킴이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 ‘고등 건강 지키미’팀의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
식판에 담긴 ‘고등 건강 지키미’팀의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요리. ⓒ 수원정보과학고 조윤경 영양교사.
▷매콤 홍합 채소국
- 재 료
1. 주재료 : 겉홍합 60g, 배추 20g, 양배추 20g, 양파 10g, 생목이버섯 3g, 부추 3g, 당근 4g, 파 3g, 청양고추 0.6g.
2. 육수 : 다시마 3g, 국멸치 3g, 표고버섯대(‘무조랭이떡 왁저지’에 사용하는 표고버섯 폐기용 버섯대).
3. 고추기름 : 포도씨유 1g, 고춧가루 2.5g, 마늘 1g, 생강 0.5g.
4. 간 : 국간장 5g, 소금 0.5g(간은 최종적으로 하되, 물량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조절하도록 한다).
- 만드는 방법
1. 멸치와 다시마, 표고버섯대로 국물을 낸다.
2. 부추는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놓는다.
3. 양파, 배추, 배추, 생목이버섯은 슬라이스로 썬다.
4. 고춧가루, 콩기름, 마늘, 생강을 넣고 고추기름을 만든다.
5. 4에 3을 넣고 볶다가 겉홍합을 넣고 볶는다.
6. 5에 1을 붓고 생목이버섯을 넣고 끓이다가 청양고추, 파, 부추를 넣어 간을 맞춘다.
팁) 1. 교차오염을 주의토록 한다. 2. 패류는 85도에서 1분간 온도를 확인토록 한다.
▷시금치와 함께하는 두부함박 스테이크 & 스테이크 소스
- 재료
1. 함박스테이크 : 두부 20g, 돈육(뒷다리) 60g, 쇠고기(설도, 목심, 전지, 우둔) 30g, 당근 5g, 양파 10g, 빵가루 15g, 달걀 12g, 후추 0.02g, 마늘 5g, 생강 0.5g, 간장 1.5g, 설탕 1.5g, 소금 0.25g, 바질 0.25g.
2. 시금치 절이 : 시금치 20g, 파 6g, 간장 1g, 설탕 1g, 식초 1g, 미림 1g, 참기름 1g.
3. 스테이크 소스 : 양파 7g, 파슬리 0.02g, 샐러리 0.5g, 하이스 가루 1g, 우스터 소스 1g, 스테이크 소스 1g, 토마토 퓨레 7g, 돈가스 소스 15g, 물 20g.
팁) 쇠고기 부위는 설도, 목심, 전지가 추천된다.
- 만드는 방법
1.두부 함박스테이크 :
(1) 두부는 다진 후 물기를 뺀다.
(2) 쇠고기와 돈육은 식감이 살아 있게 다져 놓는다.
(3) 양파, 당근은 곱게 다져 놓는다.
(4) 다진 고기에 볶은 (3)과 달걀, 빵가루, 소금, 후춧가루를 분량대로 넣고 잘 치댄다.
(5) 반죽을 1.5cm 두께로 둥글납작하게 모영을 만든 후, 팬에 센 불로 앞뒤로 지져댄다.
(6) 예열된 오븐 180도에서 15~30분간 구워낸다.(단, 오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중간에 확인한다)
단, 500명 이상의 인원에서는 프라이팬에 구워내는 1차 애벌구이 없이 오븐에 구워도 된다.
2. 시금치 절이 :
(1)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 데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파(흰 대만 사용, 남는 파는 함박스테이크에 넣음)는 세척 염소 소독 후 채를 썬다.
(3) 채썬 파를 찬물에 담근 후 주물러 컬링을 만든다.
(4) 간장소스 :간장, 미림, 설탕, 참기름, 식초를 배합한 후 먹기 직전 시금치와 파에 버무린다. 팁) 식초가 들어가 있어 색깔의 변색이 쉽기에 먹기 직전에 버무려 스테이크 위에 올린다.
3. 스테이크 소스 :
(1) 파슬리, 샐러리, 양파는 세척 후 믹서기에 간다.
(2) (1)에 돈가스 소스, 우스터 소스, 토마토 퓨레를 넣고 끓이다가 하이스 가루로 농도를 맞춘다.
팁) 1. 학생들의 기호도가 높은 식단이며 배식 때 스테이크 소스를 밑에 깔고 두부함박스테이크를 올린 후 시금치 절이를 올려 데커레이션을 한다. 2.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갈은 것보다 다진 것이 식감을 더 좋게 한다.
▷ 연근부각샐러드와 참깨 드레싱
- 재료
1. 연근부각 샐러드 : 연근부각 7g, 베이비 채소 8g, 청포도 30g, 방울토마토 30g, 파인애플 30g, 사과 20g(과일은 계절과일로 교체해도 된다.)
2. 참깨 드레싱 : 조청 1g, 참깨 1g, 땅콩버터 2g, 호상 요구르트 10g, 마요네즈 16g.
- 만드는 방법
1. 연근부각
(1)연근부각은 칩처럼 먹기 좋게 쪼개 놓는다. 팁) 학생들은 연근 모양의 형태로도 먹지 않기 때문에 형태를 잘라 칩처럼 자르는 것이 훨씬 좋다.
(2) 베이비 채소, 청포도, 방울토마토, 사과. 파인애플은 각각 세척 후 염소소독 100ppm에서 5분간 침지해 소독하고 세척해 준비한다. 청포도는 먹기 좋게 알을 따 놓는다.
(3) 파인애플, 사과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4) 청포도, 방울토마토, 파인애플, 사과, 베이비 채소를 고루 섞은 후 배식 직전에 연근부각을 올린다.
2. 참깨드레싱 :
(1) 참깨를 간다.
(2) (1)에 조청, 땅콩버터, 호상 요구르트, 마요네즈를 섞는다.
팁) 배식 시 섞은 베이비 채소와 과일을 놓고 조각낸 연근부각을 올린 후 참깨 드레싱을 얹는다. 연근부각이 눅눅해 질 수 있으므로 배식을 할 때 올리도록 한다.
▷ 무조랭이떡 왁저지
- 재료
무 30g, 조랭이 떡 40g, 생률(깐밤) 10g, 고구마 30g, 표고버섯 30g, 대추채 3g, 조청 4.5g, 간장 10g, 설탕 4.5g, 미림 4.5g, 들기름 1g, 참기름 0.5g, 마늘 0.5g, 생강 0.5g, 물 20g.
- 만드는 방법
1. 모든 재료는 세척 후 한입 크기로 썬다. (이때, 표고버섯대는 국물요리에 사용하도록 떼어 내고 갓 부분만 사용한다.)
2. 무, 밤, 조랭이 떡, 표고버섯은 들기름에 재료를 넣고 오랫동안 볶아 들기름에 재료 안에 모두 배도록 볶는다.
3. 간장, 설탕, 미림, 조청, 마늘, 생강, 물을 배합한 양념장을 만든다.
4. 2에 3을 넣고 중불에서 뭉근하게 조려 윤기가 있는 갈색이 되면 불을 끄고 대추채를 올려 버무린다.
팁) 들기름에 재료를 넣고 충분히 볶아야 재료 속까지 들기름이 흡수된다. 이때, 설익게 볶으면 음식이 완료되었을 때 기름이 겉도는 형상이 생기므로 주의한다.
※ 왁저지는 충청도 향토음식으로 김장철에 무를 조려서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들의 편식이 심한 무조림을 조랭이 떡, 밤, 표고버섯 등을 넣어 감칠맛이 나도록 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