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에서 눈에 잘 띄는 곳을 찾아 판매를 시작했다. ⓒ 이수민/꿈나무기자단
겨울 추위는 우리를 움츠리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에게 추위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한빛 한마당에 모여 그동안 얼었던 몸을 녹이고 마음도 녹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2일, 파주 한빛초등학교 체육관은 어린이들의 웃음으로 요란했다. 지난 달 비가 오는 관계로 미뤄졌던 한빛 한마당이 드디어 열렸기 때문이다. 학부모회 주최로 열린 행사는 5월에도 개최된 바 있다.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살까 말까 고민 중 ⓒ 이수민/꿈나무기자단
지난 행사는 재활용 장터 운영을 통해 어린이들의 경제개념을 이해시키고 더불어 나눔을 실천한 자리가 되었다. 이번 행사도 쓰임이 없는 개인의 물건을 판매하는 장터가 운영되었다. 이와 함께 코너별로 놀이 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어린이들의 관심은 더 커졌다.
꿈기자는 지난 행사 때, 장터에서 물건을 팔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전에 장터 참여 신청을 한 뒤, 판매자로 참여할 수 있었다. 꿈기자의 불필요한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큰 줄넘기는 우리들을 하나가 되게 했다. ⓒ 이수민/꿈나무기자단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함께 사고 팔고 즐기는 표정이 밝아 보였고, 다소 흥분된 모습도 보였다. 판매하는 물건은 100원부터 몇 천 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다. 여기저기 흥정하는 소리도 들렸다. 물건을 구입하려다 자신의 지갑을 열어보고 그냥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남학생들은 딱지매장에 관심을, 여학생들은 머리 끈 등의 매장에 모였다. 만화책은 남, 여학생을 가리지 않았다. 꿈기자도 가져온 머리핀, 가방 등을 짧은 시간에 판매했다. 신나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
6가지 놀이를 모두 돌고 나면 선물도 받을 수 있다. ⓒ 이수민/꿈나무기자단
한편에서는 놀이 마당이 펼쳐졌다. 큰 줄 넘기기, 고리 던지기, 제기차기, 보자기로 오자미 치기 등 보는 것만도 재미있었다. 총 6가지 놀이를 체험한 뒤, 6개의 도장을 받아 오면 선물도 받는다. 특히 큰 줄 넘기기는 여러 명이 함께하는 코너로 한 사람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승진 학부모회 회장은 “이번에 진행된 놀이 프로그램은 한빛초등학교 토요일 놀이 프로그램, 와글와글 놀이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와글와글 놀이터는 토요일마다 학교에서 학부모가 진행하는 놀이를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한빛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는 평소 놀 시간이 적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좋은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행사는 우리 학교와 결연을 맺은 기관에 기부금을 전달했는데, 이번 기부금은 세월호 사고로 생명을 잃은 학생들을 위해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관련 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경제활동도 익히고 따뜻함도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나눔의 우리’는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여 나눔을 실천했다. ⓒ 이수민/꿈나무기자단
또 다른 체험코너도 있었다. ‘팽이 만들기 체험’은 동그란 나무 조각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뾰족한 작은 나무조각과 조립하여 완성한다. 팽이를 만드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신중해 보였다. 팽이를 완성하고 바라보는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꿈기자는 밤하늘 노란 별을 그려 돌려 보았다. 별들이 반짝이며 돌고 있었다. 그 모습은 꿈기자를 웃게 했고, ‘내가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든 팽이는 특별했다. ⓒ 이수민/꿈나무기자단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우리는 서로 잘 모른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가까운 이웃과 같았다. 이 자체만도 따뜻했다. 장터를 마무리하며 이번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했다. 작은 돈이지만 내가 벌어 누군가를 돕는 기회를 가졌다. 따뜻함을 두 배로 느꼈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되어 경제활동도 배웠다. 평소에 자주 갈 수 없었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했다. ‘한빛 한마당’은 일석삼조의 기쁨을 나눠준 의미 있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