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은 소득 활동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귀촌에 비해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귀농에 실패해 5년 이내 역귀농을 하는 사례도 흔하다. 실패 없는 귀농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성공한 귀농 선배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파주 산앤물파주농원 유규행 대표 ⓒ G-Life 편집팀
품목 선정 기준, 돈에 맞춰서는 안 돼
파주 산앤물파주농원 유규행(49) 대표
유규행 씨는 2014년 파주시 광탄면으로 귀농, 송화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귀농 전 2년 동안 버섯관련 정보 수집과 재배기술 교육 등에 참여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민간교육농장인 서해영농조합에서 8주간 합숙 교육을 받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귀농을 생각하는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 작물을 할 경우 돈이 얼마나 들고 향후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가?’다. 그런데 귀농 분야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돈을 기준으로 품목을 찾으면 알아보는 과정에서 혼란만 가중된다. 그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품목을 한두 가지 선정한 뒤 집중적으로 알아봐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참고로 버섯의 경우에는 배지 공급회사마다 특성이 있어 자신이 재배하고자 하는 품종에 맞는 배지 정보를 잘 파악해야 한다. 잘못된 배지를 선택하면 귀농 초기 곧바로 손실을 보게 된다.
귀농을 결심했다 해도 다니던 직장의 퇴사는 최대한 미뤄야 한다. 준비과정에서 해당 품목이 자신과 잘 맞지 않으면 원래 자리로 복귀할 수도 있다. 귀농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회사부터 그만두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또 귀농 전에는 씀씀이를 줄이고 고정 생활비를 단출하게 정리해야 한다. 귀농하면 1~2년은 수입이 없다고 가정하고 3년 치 생활비를 예비비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주 마루농장 양현숙 대표 ⓒ G-Life 편집팀
작물 관리 못지않게 자금과 시간 관리 중요
여주 마루농장 양현숙(46) 대표
2011년 귀농, 관상 가치가 높은 관엽식물인 남천을 재배하고 있다. 귀농 초기 저온성 작물인 남천과 고온성 작물인 관음죽을 같이 심으면서 재배 관리가 복잡해지고 출하시기를 놓치는 등 시행착오를 거쳤다. 선배 말만 듣고 작물에 대해 잘 알아보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요즘은 인터넷에 정보가 많이 나오는데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선 재배 외적인 부분(시설이나 장비 관리 등)은 어느 정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또한 최악의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귀농 지원금을 편하게 생각했다간 경영위기에 빠질 수 있고 농한기 노력 여하에따라 결과도 달라진다.
평택 솔바위농원 손보달 대표 ⓒ G-Life 편집팀
특용작물보다 귀농지역에 맞는작물 선택
평택 솔바위농원 손보달(52) 대표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음식점 경영을 거친 뒤 2009년부터 평택에서 무농약 쌈채소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초기 자녀교육 문제와 예산 그리고 경험 부족이 우려돼 ‘나 홀로’귀농을 선택했고, 하우스 14개 동을 1000만원에 임차했다.
귀농 전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 자주 방문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은 덕분에 남보다 쉽게 자리를 잡았다. 많은 돈을 투자했다가 잘되지 않으면 그대로 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1억원 미만의 예산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농촌진흥청이나 경기도농업기술원,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 귀농 교육을 찾아 듣고, 귀농 품목을 결정하면 선도농가를 찾아가 3~4개월 이상 현장 교육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귀농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작물 선택과 판로다. 소득을 위해 특용작물에 도전하기보다는 귀농 지역이 주로 생산하는 품목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