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농어민]은 신기술 개발과 고품질화로 경기도 농축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경기도 농어민대상’ 수상자를 소개하는 기획시리즈입니다. 두 번째 인물은 경기북부 대표 관광상품인 DMZ와 파주 장단콩을 접목한 ‘DMZ 파주 장단콩 초콜릿’을 개발, 농업의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공지예 파주 DMZ드림푸드㈜ 대표입니다. [편집자 주]

파주 토박이인 공지예 DMZ드림푸드㈜ 대표는 경기북부 대표 관광상품인 DMZ와 파주 장단콩을 접목한 ‘DMZ 파주 장단콩 초콜릿’을 개발, 농업의 6차산업을 선도한 공로로 ‘제23회 경기도 농어민대상’을 수상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돈도 빽도 없는, 흙수저 출신이 바로 저예요.”
파주시 파주읍 성현안길 142,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초록색 철책을 두른 작은 공장이 나온다. 이 공장이 바로 파주의 대표 관광상품 중 하나인 파주 장단콩 초콜릿의 생산기지 경기도사회적기업 ‘DMZ드림푸드㈜’다.
이곳에서 ‘제23회 경기도 농어민대상’ 농업 6차산업화 부문에서 수상한 공지예 DMZ드림푸드㈜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자신을 흙수저 출신의 농업인이라고 소개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파주 토박이임에도 물려받은 땅 한 평 고사하고 아는 친척이나 인맥도 없죠. 그렇게 돈도 빽도 없는 상황에서 지역 특산품 하나 만들고 싶다는 열정만 가지고 무작정 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열정만 가지고 기업을 운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를 알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 이에 공 대표는 궁여지책으로 대회에 참가해 제품을 알리기로 했다고.
“대회에서 상을 타면 어쨌든 언론에 조명을 받을 수 있잖아요. 홍보비가 따로 없는 열악한 기업이 제품을 알리기 위해선 이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일 년에 무조건 두 번 상을 받는 게 목표예요.”
다행히 공 대표의 파주 장단콩 초콜릿은 2009년 6월 경기도 ‘DMZ관광기념품공모전’ 우수상, 그해 7월 ‘아름다운 우리 농·특산물 아이디어 상품공모전’ 농촌진흥청장상, 2011년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우수상 등 상복이 따랐다.
그리고 올해 공 대표는 고부가가치인 농업의 6차산업화를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3회 경기도 농어민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업 경력 이제 8년차인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얼떨떨할 따름이에요. ‘파주 장단콩 초콜릿’이 단지 저 혼자만 잘살기 위한 게 아니라 지역 농가와 함께 상생하는 제품이라서 이런 큰 상을 주신 것 같아요.”

공지예 대표는 파주 장단콩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일념으로 콩 초콜릿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 고소한 장단콩과 달콤한 초콜릿의 만남
“파주에는 세계 유일의 생태자원인 DMZ가 있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요. 문제는 이들이 파주를 대표하는 기념품을 사고 싶어도 마땅한 게 없다는 점이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공 대표는 검정고시로 학교를 졸업, 방송통신대학을 다니면서 논술학원 강사와 지역신문 기자를 거쳐 2003년부터 DMZ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관광가이드를 했다.
“외국인들이 기념품이라고 사가는 게 인사동에서도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었어요. 파주를 알릴 만한 게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공 대표는 암 판정을 받았다. 일을 그만두고 치료에 매진한 결과, 다행히 최종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암을 이겨낸 공 대표의 손에는 암 보험금 1억 원이 쥐어졌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지역 특산물을 알리고 파주 DMZ를 상징할 만한 관광기념품을 하나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에 공 대표는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에 주목했다. 파주 장단콩은 파주 임진강쌀, 파주 개성인삼과 함께 ‘장단삼백(長湍三白)’이라 불리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만큼 귀한 식품이다. 지난 1913년 우리나라 최초 콩 장려품종으로 선발된 데 이어 1970년 민통선북방지역 마을 입주를 기점으로 콩집단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비무장지대 청정지역인 파주에서 생산된 장단콩이 들어있는 DMZ 파주 장단콩 초콜릿. ⓒ 경기G뉴스 허선량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땅콩·아몬드 초콜릿이 아니라 비무장지대 청정지역인 파주에서 생산된 장단콩이 들어있는 초콜릿을 만들기로 했어요. 콩으로 초콜릿을 만들면 콩을 싫어하는 어린이도 친숙하게 콩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공 대표는 바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콩의 형태와 고소함은 유지하면서 그 위에 초콜릿을 입히는 작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콩을 볶는 방법부터 초콜릿을 입히는 방법까지,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맛과 형태를 살리는 가장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1년여의 시간이 걸렸죠. 결국 이 기술로 발명 특허까지 냈어요. 이 회사가 벤처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죠.”
그렇게 2009년 회사를 창업한 공 대표는 그해 10월 제품을 파주 관광단지에 선보였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암, 골다공증, 폐경기 증후군 등에 좋다는 이소플라본(isoflavones) 함유량이 높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장단콩 초콜릿을 취급하는 관광기념품 매장은 도라전망대 등 20여 곳으로 늘었고 2010년부터는 인터넷 판매도 시작했다.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제품인 만큼 확실히 반응은 좋아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하죠.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파주 장단콩 특성상 수량이 한정돼 있고 가격 또한 높다보니 초콜릿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수입 초콜릿은 비싸도 이해하면서 국내산 초콜릿이 비싼 것은 이해를 못하죠.”

공지예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콩 초콜릿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공지예’ 이름 석 자가 브랜드 되다
공지예 대표는 ‘장단콩 초콜릿’의 제조과정과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연계해 관광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단순히 초콜릿을 만드는 체험이 아니에요. 저의 성장 스토리와 함께 발명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죠. 저는 농업인인 동시에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 금상을 수상한 발명가이기도 하거든요.”
이와 함께 공 대표는 올해 파주 장단콩 외에 백태와 청태, 쥐눈이콩 등 국산 콩을 이용해 생산한 우리콩 초콜릿을 개발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우리콩 초콜릿 제품은 ‘공지예’라는 저의 이름을 달고 시장에 나올 예정이에요. 제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되는 셈이죠. 이 외에도 돼지감자를 이용한 몸에 좋은 쌀 과자, 파주 지역 배·산머루 농가와 협업한 초콜릿도 선보일 계획이에요.”
혼자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꾸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실현시키고 있는 공지예 대표. 그녀의 달콤한 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희망한다.

공지예 대표는 올해 파주 장단콩 외에 백태와 청태, 쥐눈이콩 등 국산 콩을 이용해 생산한 우리콩 초콜릿을 개발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