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경기도 청소년기자단은 경기 옛길 중 하나인 삼남길을 걸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 옛길은 여암 신경준이 전국의 교통로를 기록한 책 <도로고(道路考)>를 바탕으로 옛길의 원형을 살리고 지역의 문화유산이 있는 곳을 연결한 역사문화 탐방로다.
이 중 삼남길은 <도로고(道路考)>에 기술된 6가지 도로망 중 다섯 번째 도로망을 기반으로 한 길이다. 옛 삼남대로의 노선 중 경기도 구간을 바탕으로 조성된 도보 탐방로다.
경기도 청소년기자단은 삼남길을 걸으며 축만제, 항미정, 경기상상캠퍼스, 수인선 옛 철로를 둘러보고 경기 옛길의 정취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축만제(서호)로 가는 길의 풍경. 축만제의 물길이 이어져 있다. ⓒ 이서영 기자

경기 옛길 중 하나인 삼남길의 자세한 설명이 적혀있는 표지판. ⓒ 이서영 기자
기자단은 수원 화서역에서 모여 축만제(서호)를 향해 걷는 것으로 경기 옛길 탐방을 시작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삼남길을 소개하는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청동기 시대에 사람이 살았다는 여기산도 볼 수 있었다.

서호공원 입구에서 여기산의 모습이 보인다. ⓒ 이서영 기자
곳곳에 표시되어 있는 삼남길 표지판을 따라 걷다보면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만들었다는 축만제(서호)를 볼 수 있다. 정조는 축만제 등 4개의 저수지를 축조했는데, 축만제는 경기도 기념물 제200호로 지정되어 있다.

서호공원 축만제 산책길에서 바라본 가마우지 떼. ⓒ 이서영 기자
현재 축만제는 저수지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중심으로 서호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지역주민들의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정조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축조한 축만제는 철새들의 도심 속 쉼터이기도 하다. 현재 축만제에서는 가마우지 떼를 볼 수 있다.

서호공원에서 항미정으로 가는 다리에서 항미정이 보인다. 항미정에는 정자에 대한 표지판이 있다. ⓒ 이서영 기자
서호공원 뒤편으로 가다보면 항미정으로 가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기자단은 이 표지판을 따라 항미정으로 향했다. 축만제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축만제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미정이 있다.
항미정은 1813년 화성유수 박기수가 지은 것으로, 여류화가 나혜석 그림의 배경이 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는 항미정에서 축만제를 바라보면 축만제의 모습이 설치된 다리에 가려져 있다.
그런데 나혜석 작품 <항미정> 그림에는 다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항미정에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과 그 앞을 지나가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다리의 모습이 없는 나혜석의 <항미정> 수수께끼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항미정 앞에는 경기 옛길 팸플릿과 스탬프가 있는 우체통이 있다. 팸플릿을 펼치면 탐방로 기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 이서영 기자
항미정 앞에는 항미정에 대한 설명이 있는 표지판과 경기 옛길 소개 팸플릿, 방문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팸플릿에는 경기 옛길에 대한 설명과 옛길을 따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문화유산들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경기 옛길에 대한 지도와 장소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록되어 있는 장소에 대한 스탬프를 다 채우면 경기문화재단에서 발급하는 경기 옛길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를 개조한 경기상상캠퍼스. ⓒ 이서영 기자
항미정을 떠나 수인선 철로로 가는 길에 경기상상캠퍼스를 방문했다.
경기상상캠퍼스는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었던 부지를 2013년에 경기도에서 인수하여 새롭게 꾸민 장소다.
기존의 건물이 가지고 있던 형태는 유지하고 건물 안의 공간을 리모델링해 개조했다. 경기상상캠퍼스 건물 주변에는 과거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연구용으로 재배한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경기상상캠퍼스는 ‘생활 1980’, ‘청년 1981’, ‘공작 1967’, ‘경기생생공화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상상캠퍼스에 입주한 공방에서는 지역 주민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 이서영 기자
기자단이 방문한 공간 중 하나인 ‘생활 1980’은 북카페, 목공소, 생활 커뮤니티 공간, 청년 문화 창작소로 구성되어 있다.
캠퍼스 안에는 다양한 공방이 입주해 있다. 공방에서는 전문가의 창작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이 체험 프로그램을 해볼 수 있도록 운영된다.
기자단은 경기상상캠퍼스 투어를 마친 후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현장이었던 수인선 철로를 향해 갔다.

삼남길 5구간 끝에는 수인선 철로가 보인다. 철로 근처에는 수인선에 대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 이서영 기자
수인선 철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의 ‘산미 증식 계획’으로 세워진 철로다.
일제는 수원에서 인천항으로 연결된 수인선 철로를 통해 곡식과 전쟁에 필요했던 물자들을 운송했다. 수인선은 해방이 된 후엔 협궤열차로 운행됐다.
그러나 교통의 발달로 수인선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었고 1995년 12월 31일 마지막 운행을 하게 된다. 이후로 수인선은 철로로만 흔적이 남아있다.
이번 경기 옛길 탐방을 통해 과거 이 길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직접 접하고 옛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경기 옛길 탐방은 현재와 과거의 연결고리인 ‘길’을 통해 과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지금은 교통과 통신이 매우 발달해 있지만, 잠시 문명의 편리함을 멀리 하고 옛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