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 경기도 일자리재단 용인본부의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그것. 이에 <경기G뉴스>는 경기도 일자리재단 용인본부와 함께 ‘CEO’로의 인생2막을 성공적으로 연 경기도내 여성기업의 이야기를 담은 [경기여성기업열전]을 연재한다.[편집자 주]

국내 1호 스파 컨설턴트인 전미란 대표가 창업한 ‘괜찮은곳’은 느리지만 건강한 삶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스타트업이다. ⓒ 경기G뉴스 김지호
시끄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숲 속에서 유유자적 거니는 삶. 바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이 라이프 스타일을 일상 속 리빙 아이템으로 구현하는 기업이 있다.
국내 1호 스파 컨설턴트에서 온라인쇼핑몰의 CEO로 변신한 전미란 대표의 ‘괜찮은곳’은 느리지만 건강한 삶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건강리빙 스타트업이다.
■ 스파 전문가의 건강철학, 창업 아이템으로
“흔히 사람들은 스파(SPA)를 온천이나 목욕시설 등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스파의 일부분에 불과해요. 스파는 건강한 음식 등 먹는 것부터 심리상담 등 건강한 삶을 위한 종합테라피라고 생각하는 게 맞아요.”
피부미용과 대체의학을 전공하고, 신라호텔의 겔랑스파부터 KT&G의 정관장 스파G 등을 기획하며 국내에 스파테라피의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인 전미란 대표.
우리나라 최초의 웰빙테라피학과인 경주 서라벌대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지난해 2월까지 안양 연성대학교 뷰티에스테틱과 겸임교수로 활동했던 그가 올해 온라인 쇼핑몰이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 데는 일상 속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평소 그의 철학이 작용했다.

국내에 스파테라피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전미란 대표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스파(SPA)를 창업 아이템에 접목했다. ⓒ 경기G뉴스 김지호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스파센터는 고객들이 현실로 돌아갔을 때도 센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에요. 하지만 이를 구현하기엔 자본 등 걸림돌이 많았죠. 결국 현실과 이상의 간극 사이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 위해 작년 2월 모든 일을 그만두고 휴식기를 가졌죠.”
그렇게 전 대표는 일을 그만두면서 완벽한 휴식을 위해 삶의 터전도 옮겼다. 복잡한 서울을 떠나 용인의 숲 속 전원마을로 이사를 한 것. 매일 집 근처 숲 속을 거닐며, 자연이 주는 충만함을 몸과 마음으로 오롯이 느끼던 그의 일상은 한 통의 전화로 인해 180도 달라졌다.
“아꼈던 제자로부터 장애를 가진 유기견 입양을 권유받았어요. 처음엔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거절했는데 그 강아지를 직접 대면한 순간 마음이 무너졌어요. 장애에도 불구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강아지의 눈빛이 눈에 밟혀 결국 입양을 결정했죠.”
입양 후 전 대표는 자신의 가족이 된 강아지에게 하루 2회 산책과 절대 혼자 두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후에 그가 휴식을 끝내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때 기존의 학계나 컨설팅 업무가 아닌 온라인쇼핑몰로 결정한 것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국내산 하수오와 산약, 옥죽을 덖어서 블랜딩한 ‘전선생 웰컴티’. ⓒ 전선생부엌
■ ‘힐링’ 위한 일상 속 소소한 아이템 선보여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면서 전 대표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스파(SPA)를 창업 아이템에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스파의 개념을 담아 창업 아이템을 잡았어요. 그렇게 탄생한 첫 번째 제품이 바로 고기 요리를 위한 한약재 티백이에요. 8가지 한약재를 섞어 만든 이 상품은 고기를 삶을 때 함께 넣으면 잡냄새 제거는 물론 고기를 부드럽게 해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고기를 즐길 수 있어요.”
전 대표는 아이템 개발과 함께 기업명을 ‘괜찮은곳’으로 정했다. 제품은 물론 사람도 믿을 수 있고, 괜찮다는 뜻을 담았다.
그렇게 야심차게 온라인쇼핑몰에 첫 상품을 올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맛은 있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집에서 고기를 삶아 먹기보다 구워 먹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였다.
첫 번째 상품의 실패 후 전 대표는 바로 두 번째 상품 기획에 들어갔다.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한방차를 즐길 수 있도록 스파컬렉션 ‘하수오’ 차를 선보였다.
“‘정관장 스파G’를 기획하면서 인삼과 홍삼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인삼과 홍삼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맞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게 바로 ‘하수오’예요. 제 스파컬렉션의 메인으로 ‘하수오’를 잡은 이유예요.”
전선생 웰컴티란 이름으로 나온 이 제품은 국내산 하수오와 산약, 옥죽을 잘라 여러 번 덖은 후 블랜딩한 제품이다. 기존 차 제품이 한 팩에 1g이 채 안 되는 적은 양으로 한번 우려먹고 버려야 했다면 이 제품은 한 팩에 3g을 담아 한 번에 1~3L씩 대용량으로 우려내 수시로 마실 수 있다는 게 특징.
“한 때 가짜 하수오 파동에 부정적인 여론이 생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몸에 좋은 효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국내산 제품으로 정직하게 만들어 판매하면 소비자들도 알아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어요.”

전선생부엌의 인기상품 중 하나인 국내산 느티나무 원목도마. ⓒ 전선생부엌
■ 착한 가격에 선보인 국내산 느티나무 도마 ‘인기’
한방차인 스파 컬렉션과 함께 현재 전선생부엌의 인기상품은 국내산 느티나무로 제작한 원목도마이다. 원목도마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평소 나무를 좋아하는 전 대표의 취향 때문이다.
“나무의 따뜻한 느낌을 좋아해서 스파 컨설팅을 진행하거나 집 인테리어를 할 때도 나무 아이템을 즐겨 사용했어요. 겔랑스파 역시 90%이상이 나무예요. 나무, 흙, 광목을 좋아하는 취향을 담아서 원목도마를 세 번째 아이템으로 정했죠.”
전 대표는 소비자들이 환경 호르몬에 대한 걱정이 없고, 향균작용이 뛰어난 원목도마 사용을 원하면서도 선뜻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요인으로 높은 가격대와 관리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원목도마를 아이템으로 결정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과 관리에 대한 후속조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어요. 그래서 올해 추석 때 첫 출시를 앞두고 SNS 친구들을 대상으로 마진 없이 상품을 주고 상품평을 남기는 이벤트를 진행했죠.”
당시 700명 남짓한 SNS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였기에 최소한의 물량만을 준비했던 전 대표는 추석 연휴 내내 밀려드는 주문에 물량을 대폭 늘려야만 했다.
첫 이벤트의 성공에 힘입어 전 대표는 가공하며 자연스럽게 생긴 나무의 상처도 아름답다는 의미의 두 번째 기획전 ‘옹이전’을 진행했다. 이 또한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전선생부엌’의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선생부엌의 원목도마는 국내산 느티나무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에요. 느티나무는 너무 단단해서 가공이 까다롭다보니 쉽게 도마를 만들지 않아요. 하지만 한번 만들면 굉장히 튼튼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전미란 대표는 “전선생부엌의 도마는 국내산 느티나무를 사용해 가공이 까다롭지만 오래 가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G뉴스 김지호
■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
올해 2월 창업 후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세 가지 아이템을 출시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전 대표. 그는 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능력개발본부와의 인연 덕분에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쇼핑몰이다보니 제품사진을 잘 찍어야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능력개발본부에서 사진 장비와 스튜디오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걸 알고 이용하게 됐어요. 그렇게 본부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1인 기업 엑셀레이터’ 과정에 이어 본부가 진행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엑스포, 전시회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현재 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능력개발본부의 1인창조기업 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괜찮은곳’. 전 대표는 앞으로 린넨으로 만든 테이블매트와 도자기로 만든 수저 받침대 등 과거 스파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선택했던 아이템과 평소 건강한 라이프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아이템들을 하나씩 ‘전선생부엌’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라고.
“전선생부엌이 선보일 아이템들은 제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가 담긴 아이템들로 구성할 예정이에요. 전선생부엌 앞에는 늘 ‘느리게 사는 숲 속 가게’라는 별칭이 함께 따라 붙어요. 고객들에게 느리지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용인의 숲 속 전원마을에서 장애를 가진 유기견과 함께 느리지만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전미란 대표. 그가 제안하는 다양한 아이템들은 네이버스토어팜 ‘전선생부엌(https://smartstore.naver.com/hngk)’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