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1분 과학’의 이재범 대표는 유튜브 외에도 네이버 TV,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김은미 기자
“과학이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꿀잼이기 때문”
위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는 ‘1분 과학’ 유튜브 채널의 소개 문구입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납득하게 되는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부터 과학이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졌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장을 소개 문구로 삼은 유튜브 채널에서는 어떤 영상을 다루는지 궁금해졌고, ‘1분 과학’의 영상을 하나하나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길지 않은 재생 시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내레이션, 무엇보다도 유익한 내용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1분 과학’의 구독자이자 팬이 되었습니다.
강연 시작 전, 참석자들은 강연자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적어 제출할 수 있다. ⓒ 김은미 기자
저를 비롯한 ‘1분 과학’의 구독자와 팬들이 반색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강연 프로그램 ‘수요 인문학 콘서트’에 ‘1분 과학’의 이재범 대표가 강연자로 서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을 한 뒤 지난 21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 방문해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전 신청을 놓쳤더라도 현장 접수를 통해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준비된 다과를 먹으며 사전 질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메이킹 보이즈’는 금관악기 연주와 화려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멋진 공연을 펼쳤다. ⓒ 김은미 기자
‘수요 인문학 콘서트’는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예술 공연과 인문학 강연 두 코너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기 전, 브라스 퍼포먼스 팀 ‘메이킹 보이즈’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메이킹 보이즈’는 트럼펫, 트롬본, 튜바, 호른 등 금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공연 팀으로, 제자리에 서서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닌 무대를 활보하며 눈이 즐거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퍼포먼스 팀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메이킹 보이즈는 Frankie Vallithe Four Seasons의 ‘Can’t take my eyes off you’와 멕시코 전통 음악 ‘tequila’를 비롯하여 영화 OST 메들리, 프랑스 무용 캉캉의 춤곡 등을 선보였습니다.
# 과학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강은하 아나운서가 이재범 대표와 유튜브 채널 ‘1분 과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김은미 기자
메이킹 보이즈의 공연이 끝나고, 진행자인 강은하 아나운서와 이재범 대표가 무대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재범 대표는 강은하 아나운서와 말을 주고받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1분 과학’과 강연 주제를 설명했습니다. 강은하 아나운서가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가 ‘복사열로 구운 삼겹살’이라는 문구를 읽고 “과학 원리는 생활 도처에 널려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자신의 경험을 밝히자, 이재범 대표는 자신의 목표를 ‘과학의 대중화’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날 이재범 대표는 ‘과학이라는 감성’이라는 주제로 참석자들에게 과학으로 보는 세상은 어떠한지 강연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 왜 하필 ‘과학’이었을까?
자신이 과학에 빠지게 된 이유를 알리고 있는 이재범 대표. ⓒ 김은미 기자
그는 먼저 자신이 ‘과학’이라는 분야에 빠지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처음의 계기는 아주 사소하고 단순했습니다. 이재범 대표는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 중 급격한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과에 가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크게 아팠던 적도 없었고 약을 먹는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이재범 대표였지만 극심한 증세로 인해 처방받은 항우울제를 복용했습니다. 약효가 몸에 퍼지며 증상이 회복되는 것을 느낀 이재범 대표는 “이것은 진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재범 대표는 이 세상의 대부분은 가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종이를 만들어 그것에 ‘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귀중하게 여기면 가치를 갖게 되고, 땅에 선을 긋고 ‘내 땅’과 ‘네 땅’을 구분하면 나라가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간이 이러한 가상의 것들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인데, 그 관계가 역접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이재범 대표는 말했습니다. 가상의 것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이 점차 그것들에 목매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과학은 아주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일정합니다. 일례로 아동 노동이라는 개념이 과거에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현재에는 아동 학대로 인식되는 것처럼, 도덕 관념을 비롯한 수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 말인즉슨, 과학은 가상으로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진짜’라는 것이 이재범 대표의 주장이었습니다.
# 유튜브 채널 ‘1분 과학’의 탄생
이재범 대표가 자신이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로 유튜브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 김은미 기자
이재범 대표는 한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는 상황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로는 몸이 아플 때라고 합니다. 이재범 대표가 유학 생활 중 겪었던 일이 이것의 예가 될 수 있겠지요. 둘째로는 명상을 할 때입니다. 명상을 통해 자기 생각과 관점을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이재범 대표는 과학을 통해서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범 대표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분 과학’의 인기 영상인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일부를 참석자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의 사진을 일컫는 명칭인 ‘창백한 푸른 점’을 중심으로 한 천문학 영상으로, 654만 회라는 놀라운 재생 숫자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1분 과학’을 대표하는 영상 중 하나인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 김은미 기자
영상이 끝난 후, 이재범 대표는 자신이 바로 이러한 ‘과학이라는 감성’에 매료되어 ‘1분 과학’ 채널을 개설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는 과학 웹사이트를 만들어 게시글의 형태로 과학 지식을 전달했는데, 예상보다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영상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유튜브라는 매체를 선택했고, 지금과 같은 모습의 ‘1분 과학’이 탄생했다고 말했습니다.
# 결국, 인간과 과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우주의 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재범 대표. ⓒ 김은미 기자
이재범 대표는 이 밖에도 ‘우주 끝을 촬영하면 보이는 것’과 ‘우주가 여러 개다?!’ 등 ‘1분 과학’의 영상을 통해 우주의 장엄함과 인간 존재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다른 행성, 다른 은하, 더 나아가 다른 우주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가늠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자그마한 행성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작디작은 행성에서 인간들은 많은 일을 해왔고, 현재에도 하고 있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위대한 발명을 하고, 지식을 나누기도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고, 약한 자를 괴롭히고,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우주의 입장에서는 먼지보다도 작은 ‘창백한 푸른 점’에서 일어나는 미약한 사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지구에 사는 인간, 즉 우리들이 특별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우주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인간 개개인은 우주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인간은 우주 자체이기도 하지만 우주라는 것을 인식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은 특별하다.” 끝으로 이재범 대표는 “이 작은 지구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인간으로서 지닌 이 특별한 능력을 좋은 곳에 사용하도록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범 대표가 참석자들이 작성한 사전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김은미 기자
강연 이후에는 강연 시작 전 받았던 참석자들의 질문에 이재범 대표가 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재범 대표는 강은하 아나운서가 고른 질문 하나하나에 성의껏 대답했습니다. “다음 영상은 언제쯤 업로드되나요?”라는 한 구독자의 질문에는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자료를 참고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업로드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하며 2주 안에 새 영상을 올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어떤 유튜버가 되고 싶은가?”라는 ‘1분 과학’ 채널의 비전에 대한 질문에는 “꾸준히 과학을 주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 과학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이 내가 꿈꾸는 세상이다”라고 말하며 과학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끝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홍보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 경기도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지망생이라면? ‘Station-G’로 가자!
지난 7월 30일 안산시 고잔역 동측 철도 교량 하부에서 진행된 Station-G 개소식. ⓒ 경기도
그렇다면 이재범 대표와 같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경기도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사례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Station-G’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Station-G’란 안산시 고잔역 부근 철도 유휴 부지를 코워킹스페이스로 활용해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Station-G’는 창업 공간 및 오픈 교육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Station-G’에서는 ▲3D프린팅 ▲DSLR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교육이 바로 이재범 대표와 같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경기도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분 과학’ 이재범 대표와 같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를 꿈꾼다면 ‘Station-G’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교육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