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경기도 최북단의 연천 여행코스 중 숭의전을 아시나요? 임진강변 벼랑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숭의전은 고려 왕들의 위패가 봉안돼있는 곳으로 고려왕조에 대한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왕조로 친다면 서울의 종묘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 역사물입니다.
경내에는 수령이 550년이나 되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내려다보며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어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에 더없이 좋은 힐링 숲이 돼주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태조 왕건이 마셨다는 약수터도 있으므로 물 맛 좋은 약수도 뜨고, 역사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가 되는 연천 여행코스로 추천할만합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숭의전은 행주대교 북단에서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널찍한 무료 주차장에 무료입장입니다. 입구에는 물 맛 좋은 약수터 어수정이 있습니다. 고려시대 태조 왕건이 궁예의 장수로 있을 때 현재의 개성에서 철원 북단 평강고원까지 오고 갈 때마다 마셨던 물이라고 하는데요. 훗날 왕건이 고려를 개국하면서 태조 왕건이 마신 물이라고 해서 어수정이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 맛 좋은 어수정에서 목을 축이고 오른쪽 홍살문을 통해서 숭의전 경내로 입장합니다. 시원한 약수를 마시고 나서 숭의전 경내까지 약 200m 정도를 걸어서 올라가게 되는데요. 길은 아주 순하고 태곳적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숨을 몰아쉴 것도 없이 아주 편안한 길을 몇 분만 걸으면 아기자기한 전통가옥들이 나타납니다. 정남향을 하고 있는 이 건물들이 바로 숭의전인데요. 고려시대 4왕의 위패를 봉안해 놓고 지례를 올리는 사당입니다. 조선시대 왕들의 위패를 봉안해 놓은 서울의 종묘와 같이 시대만 다를 뿐, 종묘나 이곳 숭의전이나 다 같이 한 나라의 왕들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경내는 크게 세 권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전각은 모두 넉 동으로 돼 있습니다. 가장 먼저 문이 열려 있는 곳은 앙암재로 제례 때 사용하는 향, 축 등을 보관하고 제례에 참석한 제관들이 몸단장을 하면서 준비를 하는 건물입니다.
앙암재 안에는 현재 개성에 있는 태조 왕건의 능과 북한에 있는 그의 동상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능은 조선왕릉보다는 크기는 작으나 각종 석물들은 못지않으며, 동상은 북한에서 현릉 확장 공사 중 출토된 태조 왕건의 동상이라고 합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앙암재에서 협문을 지나면 곧바로 전사청으로 이어집니다. 이 화각에서 볼 때 우측 담장 밖에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숲 아래로 임진강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너무나 고즈넉한 곳이므로 비가 올 때면 마루에 걸터앉아서 기와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듣고, 겨울에는 길게 늘어진 고드름만 바라봐도 서정적입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이 건물이 전사청이고 용도는 제례 때 사용할 제수, 즉 음식을 준비하는 건물입니다. 조선시대에 행해지던 유교문화이므로 현재 조선 왕릉을 비롯한 곳곳에서 확인되는 역사물들입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좁은 협문을 지나면 가장 큰 권역인 숭의전 권역이 됩니다. 현재 이 권역에는 숭의전을 비롯해서 배신청과 이안청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숭의전, 사진 중앙 멀리 보이는 건물은 이안청이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배신청인데요.
숭의전은 고려 4왕의 위패가 봉안돼 있고 이안청은 숭의전의 위패를 잠시 모셔 두는 전각. 배신청은 고려왕조 400년 역사에서 크게 업적을 남긴 고려 16공신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 전각입니다.
중심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숭의전에는 고려 4왕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데요. 그렇다면 왜 이곳이 임진강변에 위치해 있는 것인 지부터 알고 넘어가겠습니다. 본래 이곳은 고려 태조 왕건의 원찰인 앙암사가 있던 자리이고 1397년 태조 왕건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을 건립한 게 시초입니다. 이후 태조 왕건을 비롯하여 공민왕에 이르기까지 고려 8왕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었는데요. 조선 초 세종 때에 이르러 문제를 삼게 됩니다. 당시 조선은 개국 초기여서 종묘에 봉안된 위패가 5왕인데 비해 멸한 고려는 8왕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건 합당치 않다고 하여 조선의 위패보다 적은 4왕으로 축소해서 봉안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모습은 태조 왕건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 것이고 왼쪽 벽면에는 고려 현종, 오른쪽 벽면에는 고려 문종과 원종의 위패가 봉안돼 있습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바로 옆에는 또 하나의 사당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배신청입니다. 이곳에 봉안된 인물들은 흔히 들어왔던 고려의 충신들입니다. 정몽주를 비롯해서 강감찬, 서희 장군 등 고려 시대를 통틀어서 16인의 충신 위패를 봉안하고 있습니다. 고려 16인의 이름을 살펴보면 복지겸, 홍유, 신숭겸, 유금필, 배현경, 서희, 강감찬, 윤관, 김부식, 김취려, 조충, 김방겸, 안우, 이방실, 김득배, 정몽주까지 16인입니다.
배신청 앞에서 뒤안길을 봅니다. 오른쪽에 숭의전이 있고 협문으로 나가면 전사청과 앙암재로 이어집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은 숭의정의 정문으로, 삼문으로 돼있습니다.
숭의전 정문인 천경문으로 나섭니다. 삼문은 우입좌출에 의해 양쪽에 두 개의 출입문 있고, 가운데 신들이 드나드는 문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 밖으로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벼랑 끝에서 자라고 있고, 벼랑 아래로 임진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천경문을 나서면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제공해주는 시원한 그늘이 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조선 문종 2년에 왕 씨 자손이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숭의전 담장을 끼고돌면 이처럼 가파른 계단 앞에 이르게 되는데요. 평화누리길 제11코스 임진적벽길이 시작되는 숭의전지입니다. 계단 위는 평화누리길이자, 잠두봉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천 길 벼랑 끝에 오르면 잠두봉 전망대를 만나게 됩니다. 부여 낙화암이 무색할 정도의 천 길 수직벽이고, 수직벽 아래는 임진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잠두봉이란 명칭은 임진강 건너에서 보면 마치 누워 있는 누에의 머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깃든 고즈넉한 사당. 연천 숭의전 ⓒ 경기도블로그
잠두봉 입구에서도 평화누리길 제11코스가 이어집니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평화누리길 제11코스는 동이주상절리를 비롯해서 연천군 주요 관광지들을 거치며 군남홍수조절지(군남댐)까지 19km의 길입니다.
잠두봉을 마지막으로 숭의전 탐방을 마쳤습니다. 숭의전 경내는 곳곳에 숲이 우거져 있고, 쉴 수 있는 벤치도 있습니다. 역사적인 공간이며며, 동시에 고즈넉한 힐링 숲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싱그러운 숲과 전통 가옥들로 구성된 숭의전은 고풍스럽기까지 합니다. 책 한 권 들고 유유자적하는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은 연천 여행코스입니다.
숭의전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다시 태곳적 풍경이 물씬 풍기는 길을 따라서 내려옵니다. 내려가는 길도 싱그럽고 시원하기 그지없습니다. 조선왕조의 역사물이라 하여 다소 딱딱할 것 같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숭의전은 조용히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곳인데요. 연천 여행코스로 숭의전은 어떠세요?
*숭의전
위치 :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숭의전로 382-27
문의전화 : 031-839-2143~4 (연천군 문화관광체육과)
*위 내용은 경기소셜락커가 작성한 글로, 경기도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19 경기소셜락커 유재학 락커 ⓒ 경기도블로그
[출처:경기도 블로그]
[작성자:2019 경기소셜락커 유재학 락커]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