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는 지난 4월 1일 정책수당 56억 원, 일반발행 20억 원 등 총 76억 원 상당의 카드형 지역화폐 광명사랑화폐를 발행했다. ⓒ 경기뉴스광장
#시장을 지나다가 현수막이 걸린 걸 봤는데 광명사랑화폐가 뭔가요?
#광명지역 내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점포에서 쓸 수 있는 화폐예요. 6% 적립돼서 온누리 상품권보다 1% 더 이득이에요.
#이마트나 백화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요. 동네 정육점, 슈퍼, 미용실 등에서 사용 가능하고, 시장에서는 되는 곳이 많아요.
#전 꽃집이랑 과일가게에서 결제했는데 4월에 충전해서 10% 추가 적립 받았어요.
2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 중인 한 포털 사이트의 광명시 지역커뮤니티. 지역 내 다양한 정보를 나누는 이곳 게시판에 요즘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광명시 지역화폐인 ‘광명사랑화폐’.
광명사랑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부터 가맹점 리스트, 인센티브 문의 등이 게시판에 올라오면 직접 사용해본 회원들의 사용후기가 댓글로 달린다.
그 댓글엔 그동안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보이지 않았던 우리 주위 알짜 점포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숨 쉬고 있다.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 자이 아파트 상가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현태 농축산유통 사장은 지역화폐의 긍정적인 효과로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꼽았다. ⓒ 경기뉴스광장
■ 주부 입소문 타고 동네점포에 활기가 ‘철철’
“확실히 광명사랑화폐가 발행된 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늘었어요.”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아파트 상가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현태 농축산유통 사장은 올해 4월 광명사랑화폐 발행 후 가장 큰 변화로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꼽았다.
김 사장은 “아파트 상가다 보니 결국은 아파트 주민들이 주 고객이고, 한번 왔던 분들이 또 오면서 단골이 되는 구조”라며 “오신 분들이 또 오지, 새로운 고객의 유입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광명사랑화폐가 발행되면서 확실히 가게를 찾는 새로운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며 “이분들이 다시 단골고객이 되면서 꾸준히 매출도 오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상가 내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박구현 싱싱한과일 사장도 “요즘 들어 신용카드보다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고객 비중이 더 늘고 있다”며 “광명사랑화폐를 이용한 고객들이 주위에 입소문을 내주면서 자연스럽게 가게 홍보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을 보기 위해 상가를 찾은 주부 이수연 씨는 “광명사랑화폐는 이번 명절 때 10%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사용해봤는데 의외로 사용할 곳도 많고 편해서 계속 이용하고 있다”며 “광명사랑화폐를 이용하면서 우리 동네에도 좋은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유순호 광명시 지역경제과장은 올해 사업을 토대로 내년엔 일반발행 규모를 5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경기뉴스광장
■ 내년 일반발행 목표액 50억 원으로 확대
“올해 지역화폐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 확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내년에는 일반발행을 2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광명시는 지난 4월 1일 76억 원(정책수당 56억 원, 일반발행 20억 원) 상당의 카드형 지역화폐인 ‘광명사랑화폐’를 본격 발행했다.
유순호 광명시 지역경제과장은 올해 사업을 바탕으로 내년엔 일반발행 규모를 5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과장은 “올해는 지역화폐 사업이 뿌리내리기 위한 해였다면 내년에는 이를 토대로 사업을 확대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지역화폐 사업의 취지에 맞춰 일관성 있게 사업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어떤 정책이 꾸준히 지속되기 위해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국비와 도비의 지원이 없을 때 시비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확대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눈에 보이는 성과보단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나가기로 했다”며 “광명시는 지역화폐 본래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지역화폐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의 의식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일방적인 인센티브 지급보다 시민들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유 과장은 “동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지역화폐의 취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꼭 인센티브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지역화폐의 취지를 충분히 공감한다면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이를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명시는 광명사랑화폐 마케터를 활용해 시민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이동 판매소를 운영 중이다. 광명사랑화폐 사용처 스티커. ⓒ 경기뉴스광장
■ 찾아가는 이동 판매소, 사업 효율성 높여
이를 위해 광명시는 사업 초기 인터넷 카페 등 불특정 다수에게 진행했던 온라인 홍보를 넘어 마케터를 활용해 시민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이동 판매소를 운영 중이다.
김서영 광명시 중소상인지원팀장은 “주민센터, 사회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직접 마케터가 나가 지역화폐를 발급해주는 이동 판매소를 운영 중”이라며 “직접 일대일로 얼굴을 맞대고 홍보를 진행하다 보니 성과가 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이동 판매소를 운영하면서 어떤 지역에서, 어떤 연령대가 지역화폐에 관심이 많은지 현장의 반응을 바로 알 수 있다”며 “내년에는 공공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이동 판매소를 늘리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는 위생교육 등 소상공인들이 필히 받아야 하는 법정교육시간을 활용한 지역화폐 홍보를 통해 지역화폐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의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김 팀장은 “아무리 소비자들이 사용을 하고 싶어도 소상공인이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엄연히 지역화폐 결제가 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점포주가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소상공인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 교육을 진행하니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사람들도 군중심리 때문인지 마음의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지역화폐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게 비난의 목소리도 소중하다는 것”이라며 “비난을 한다는 것은 지역화폐를 써봤다는 얘기다. 아예 무관심한 사람보다 비난하는 사람은 그래도 지역화폐에 관심이 있는 만큼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명사랑화폐는 스마트폰 어플 외에도 관내 농협 4곳에서 오프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미니 인터뷰] 광명사랑화폐 마케터 겸 주부 이명희 씨 |
광명사랑화폐 마케터이자 주부인 이명희 씨가 동네 점포에서 장을 보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요즘에는 설명하기 전에 이미 지역화폐를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광명사랑화폐 마케터로 활동 중인 이명희 씨. 찾아가는 이동 판매소에서 광명사랑화폐 발급 상담을 진행하는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지역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예전에는 지역화폐를 발급하라고 하면 다짜고짜 ‘카드 안 만든다’며 피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직접 지역화폐를 발급하고 싶다며 이동 판매소를 찾아오는 분들도 늘고 있다”며 “확실히 예전에 비해 지역화폐 홍보가 많이 돼 발급 상담도 수월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마케터인 동시에 주부이기도 한 이 씨는 본인이 직접 광명사랑화폐를 쓰면서 느끼는 장점을 언급하며, 사람들에게 광명사랑화폐 사용을 적극 권하고 있다고.
그는 시민들에게 광명사랑화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충전 즉시 돌려 받는 ‘인센티브’를 강조했다.
이 씨는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주부들의 경우 한 푼이 아쉬울 때가 많은데 광명사랑화폐의 경우 충전 즉시 기본 6%, 명절 때는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며 “예금금리도 1%대인 요즘, 6% 할인이야말로 지역화폐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화폐 발급 상담을 하다 보면 ‘막상 충전을 해도 쓸 데가 없으면 어쩌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며 “이럴 땐 가맹점 중에서 내가 자주 사용하는 곳 또는 기존의 마트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을 주 사용처로 정한 후 필요한 금액만큼 충전해 사용하면 알뜰하게 활용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광명사랑화폐를 사용하면 소비자의 가계경제뿐만 아니라 골목상권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며 “많은 분들이 광명사랑화폐를 더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Tip. 지역화폐 들고 떠나는 광명여행 |
광명시는 수도권 인근 당일치기 여행지로 최적지이자 연간 200만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다.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 테마파크인 광명동굴은 물론 경기지역 3대 재래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광명 전통시장,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생태학습장 안터생태공원 등 다양한 매력이 가득한 광명시의 대표 관광지를 소개한다.
■ 폐광의 기적, 동굴테마파크 ‘광명동굴’
광명동굴.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광명동굴은 1912년 일제가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곳으로,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이자 해방 후 근대화산업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업유산이다.
1972년 폐광된 후 40여년 간 새우젓 창고로 쓰이며, 잠들어 있던 광명동굴은 2011년 광명시가 매입해 역사문화 관광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서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결합된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를 만날 수 있다.
단, 광명시에서 운영하는 광명동굴에선 광명사랑화폐 결제가 불가능하다. 광명동굴을 둘러본 후 인근 식당에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금개구리 사는 도심 속 마지막 습지 ‘안터생태공원’
안터생태공원. ⓒ 경기뉴스광장
안터생태공원은 도심 속 습지를 생태보존지구로 지정하고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내륙습지 공원이다.
공원 내 위치한 안터저수지는 광명시 하안1동의 주거밀집지역과 도덕산, 구름산 자락 사이에 위치한 도심 속 습지로, 다양한 야생 동물의 은신처이기도 하다.
특히 환경부 법정 보호종인 금개구리(멸정 위기 야생동물 2급)를 포함해 다양한 양서류와 파충류, 애기부들 등 식물, 버들붕어 등 어류, 쇠물닭 등 조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 경기지역 3대 전통시장 ‘광명 전통시장’
광명 전통시장. ⓒ 경기뉴스광장
광명 전통시장은 1972년 지역개발을 통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전통시장으로, 경기지역 3대 전통시장이자 우리나라 전통시장 중 7번째로 규모가 큰 시장이다.
특히, 닭강정, 떡갈비, 빵, 꽈배기, 만두, 국수, 죽, 전, 즉석 어묵 등은 물론이고,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빈대떡 집 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광명 전통시장을 방문하기 전 광명사랑화폐를 충전하면, 다양한 먹을거리를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