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사당역 4번출구에 개장한 경기버스라운지는 경기도가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증진하고자 올해 처음 도입한 신개념 대중교통 서비스다. ⓒ 경기뉴스광장
10월의 끝이 보이는 요즘. 부쩍 추워진 날씨 속에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고 있다. 날이 추워질수록 견디기 힘든 건 바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일 것이다. 쌩쌩 불어오는 찬바람을 견디기엔 버스 정류장의 칸막이는 너무나 연약하다. 게다가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면 그 시간은 마치 냉동고에 있는 기분일 것이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따뜻하고 아늑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바로 ‘경기버스라운지’다.
■ 도심 속 오아시스…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요
경기버스라운지의 장점 중 하나는 높은 곳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뷰 포인트가 있다는 점이다. ⓒ 경기뉴스광장
경기버스라운지 3, 4층 모두 버스 도착 정보 모니터가 있어 버스 도착 예정 시간과 여유 좌석을 확인할 수 있고 날씨와 미세먼지 수치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지난 5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기버스라운지’는 광역버스 승객을 위한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이다. 경기도가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증진하고자 올해 처음 도입한 신개념 대중교통 서비스다.
평소 광역버스 탑승 인원이 많은 서울 사당역 4번 출구 앞 금강빌딩 3·4층 총 176.76㎡(3층 88.38㎡, 4층 88.38㎡) 면적을 임차해 조성됐다.
테이블과 총 48석(3층 22석, 4층 26석)의 좌석을 두고 있으며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버스 이용객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고은진 경기버스라운지 운영팀장은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일 문을 연 이래 하루 200여 명의 이용자가 방문하고 있다”며 “처음 방문하는 분들에게는 이 공간에 대한 설명과 편안하게 버스를 기다리실 수 있도록 편의시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 팀장은 대부분의 이용객은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방문하거나 언론사나 G버스 광고 등을 보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광고 등을 보고 오시는 분이 대부분이라 주요 고객층은 20대다. 쾌적한 공간과 밝은 분위기, 세련된 가구 등으로 대부분의 방문객은 사진도 많이 찍어 간다”며 “특히 머무는 시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짧으면 30초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본인의 시간에 맞게 머무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3, 4층 모두 버스 도착 정보 모니터가 있어 버스 도착 예정 시간과 여유 좌석을 확인하실 수 있으며 날씨와 미세먼지 수치 등도 함께 보실 수 있다”며 “버스를 기다릴 때 막연하게 지루한 시간을 보내거나 피곤함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그렇기에 이 공간은 ‘도심 속 오아시스’라고 소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버스라운지, 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휴대폰 충전이 급한 사람들을 위해 USB포트와 무선충전기 등이 마련돼 있으며, 직원에게 문의하면 고속충전기도 대여할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경기버스라운지는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공간이 아니다. 세세하게 살펴보면 이 공간에 머무는 도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디자인 등이 숨어 있다.
먼저 카페와 같은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편안한 의자와 안락한 분위기도 한몫을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USB포트와 무선충전기, 콘센트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휴대폰 충전뿐만 아니라 노트북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직원에게 요청하면 고속충전기도 무료로 빌려준다고 하니 휴대폰 충전이 급한 분들이라면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친구나 연인 등을 만나는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실제로 많은 이용자가 그런 목적으로 방문하기도 한다고 한다.
라운지에 입장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창문이다. 3, 4층 높이에서 바라본 풍경은 1층에서 버스만 기다리던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함과 안락함을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버스가 다니는 혼잡한 지역에서 이런 풍경을 보며 편안한 의자에 앉아 쉴 수 있다는 건 힐링으로서 손색이 없다. 실제로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다고 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하고 정수기 이용만 가능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라운지 안에서 커피를 마셔도 된다고 하니 더욱 편안한 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경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의자 디자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3층과 4층 의자 모양이 각각 다른데 의자 위에 ‘버스 손잡이’를 형상화해 만든 등이 눈길을 끈다.
4층에 설치된 ‘아트월(Artwall)’의 모습. 현재는 경기버스라운지를 홍보하는 부스로 활용되고 있으며 버스 정류장과 똑같이 만들어졌다. ⓒ 경기뉴스광장
그다음은 4층에 설치된 ‘아트월(Artwall)’이다. 현재는 경기버스라운지를 홍보하는 부스로 활용되고 있는 아트월은 버스 정류장과 똑같이 만들어졌다.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꽃과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추가하고 곳곳에 디퓨저를 비치해둬 시각과 후각 모두를 사로잡는다. 추후에는 다른 디자인으로 바뀔 수 있다 하니 포토존으로도 활용 가치가 있다.
아마 사람들은 ‘3, 4층에 있다가 버스를 놓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할 것이다.
기자가 체험한 바로는 라운지 바로 앞인 사당역 4번 승강장과 횡단보도를 건너야 탈 수 있는 중앙 승강장으로 나눠 시간을 계산해 움직여야 한다.
4번 승강장의 경우는 대략 3분 전, 중앙 승장장은 5분 전에는 나가야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중앙 승강장의 경우 신호가 긴 편이니 최소 5분을 잡고 나가는 것이 좋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계단이 생각보다 높고 좁기 때문에 내려갈 때는 가급적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 4일 정도 이 지역에서 버스를 탄다는 이유진(25·과천시) 씨는 “버스 시간이 애매하게 남거나 오래 기다려야 할 때 이곳에서 쉬면서 기다릴 수 있단 점이 너무 좋다”며 “많은 분이 밖에서 마냥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이곳에서 편히 쉬면서 버스를 기다리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일(31·과천시) 씨도 “분위기가 정말 깔끔하다. 생각보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참 좋고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앞으로 많은 이용객이 올 것 같다”며 “친구를 기다리면서 잠깐 휴식을 취하다 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버스라운지는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이용 시간은 제한이 없다. ⓒ 경기버스라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