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돌아왔다. 1급 발암물질로 늘 조심해야 하는 미세먼지이지만 올해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미국과 독일 등 해외에서 초미세먼지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최근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코로나19의 발병률과 치명률을 높인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지속적인 초미세먼지 저감대책이 필요하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Q. 미세먼지는 무엇이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어떻게 다른가?
A. 미세먼지는 산업, 운송, 주거활동 등 물질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황산화물, 암모니아 중금속 등이 주성분이다. 주로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한반도를 찾아온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입자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것은 ‘미세먼지’, 2.5㎛ 이하인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Q.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흔히 중국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기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양은 평균 30~50% 수준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중·일 3국의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배출원이 한국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은 32%다. 반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전체 미세먼지 농도의 50~70%를 차지한다. 국내 미세먼지는 화력발전소나 산업현장의 배출가스,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를 이룬다.
Q. 매년 12~3월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이유는?
A. 미세먼지는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도 공장 매연과 난방과정에서 나오는 분진 때문이다. 이것들이 한반도 쪽으로 부는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국내 미세먼지와 합쳐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한반도 내 대기가 정체되는 경우도 많아 밀려든 미세먼지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한반도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진다. 실제로 최근 3년간 12~3월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9㎛/㎡로 연평균농도 24㎛/㎡대비 약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역시 12~3월에 집중해 발령하고 있다.
Q. 올해 미세먼지 상황은 어떤가?
A.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18㎛/㎡로 최근 3년 같은 기간 평균농도(24㎛/㎡)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국내 배출 감축 관련 정부정책의 효과 ▲중국의 지속적인 미세먼지 개선 추세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활동 감소 ▲기상 영향의 복합적인 작용 때문이라는 게 환경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기상 여건과 같은 외부요인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Q.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A.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호흡기에 그대로 전달돼 체내에 쉽게 침투되고 축적될 위험이 크다. 이에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 안구, 호흡기, 심혈관 질환은 물론 태아의 저체중화나 조기 출산 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초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국내 만 30세 이상 초과사망자 수는 6만3,96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5년 2만583명, 2016년 2만1,627명, 2017년 2만1,759명 등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600명(15일 기준)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할 때는 방한용 마스크가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마스크를 써야 한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Q.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하나?
A.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할 때는 방한용 마스크가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코와 입을 완전히 덮어야 한다. 또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며 세탁 후 재사용은 안 된다.
Q.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속적인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한 이유는?
A. 최근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코로나19의 발병률과 치명률을 높인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전국 3,089개 카운티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초미세먼지 장기 노출 농도가 1㎍/㎥ 올라갈 때 코로나 사망률이 11% 올라갔다고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도 과학저널 ‘심혈관계 연구’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15%가 장기간 대기 오염에 노출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 같은 장기에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때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취약해지고 합병증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지속적인 초미세먼지 저감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Q.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A. 삼겹살이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돼지고기에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경우 미세먼지 속 지용성 유해물질이 녹아 체내 흡수가 더 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다. 호흡기나 기관지 점막의 수분이 부족해 점성이 약화되면 미세먼지가 폐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 유해물질 배출을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역 같은 해조류도 미세먼지가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Q.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리는 날 행동수칙은?
A.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최고의 대처법은 외출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노인이나 유아, 만성호흡기 질환자들은 미세먼지 경보가 내리면 야외활동을 피하는 게 좋다. 외부활동이 불가피할 경우엔 마스크를 꼭 착용하자. 또 머플러 등으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피부가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가려움증이나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
외출 후 실내에 들어왔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청소나 환기도 피하는 게 좋다. 청소할 때는 창문을 닫고 청소를 해야 하며, 환기해야 한다면 3분 이내로 해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 1일부터 수송, 생활, 산업, 건강보호 등 4대 부문 15개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추진 중이다. ⓒ 경기뉴스광장
한편, 경기도는 지난 1일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송, 생활, 산업, 건강보호 등 4대 부문 15개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평상시보다 강력한 미세먼지 감축정책을 추진 중이다.
※두 번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달라진 점은?
(https://gnews.gg.go.kr/news/news_detail.do?number=202012031407293996C048&s_code=C048&page=4&SchYear=&SchMonth=)
■ Tip. 일상에서 실천하는 미세먼지 줄이는 습관 |
나와 가족의 건강은 물론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일상 속 미세먼지 줄이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게 필요하다. ⓒ 환경부
1.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20℃) 유지하기
전력생산 과정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만 유지해도 낭비되는 대기전력을 막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2.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로…자가용보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화력발전소에 이어 국내 미세먼지 발생 주요 오염원 중 하나인 경유차. 그만큼 도로 위 자동차 수만 줄여도 초미세먼지 발생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 가까운 곳은 승용차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고, 먼 거리를 이동할 땐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3. 급출발, 급제동, 공회전하지 않기
자동차 운행 시 급출발, 급제동, 공회전을 할수록 연료 소비가 증가하고 대기오염 물질이 더 많이 배출된다. 이 세 가지 주의사항만 지켜도 친환경 안전운전이 가능하다.
4. 폐기물 배출 줄이기
폐기물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쓰레기 자체를 줄여야 한다. 과대포장 자제, 불필요한 물건 사지 않기 등 생활 속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5. 요리할 때 직화구이 자제하기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미세먼지는 발생한다. 굽거나 튀기는 요리는 가급적 자제하고 환기와 조리용 후드를 활용하자. 음식을 태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연기의 발생을 줄여 미세먼지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