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선선한 저녁 시간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인파가 몰려 운동하는 건 아직까지는 어려운 일이지만 가벼운 산책과 경보 등 걷기 운동의 열풍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일명 ‘만보 걷기’를 목표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만보 걷기는 효과가 있는 운동일까? 또 만보 걷기와 10분간 빨리 걷는 운동 중 어떤 부분이 더 효과가 클까? 일상 속 효과적이면서 바르게 걷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 1만보 걷기? 10분 빨리 걷기? 어떻게 걷는 것이 맞는걸까?
걷기 운동은 타 운동과는 달리 야외라면 어디든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운동법이다. 자료사진.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걷기 운동은 따로 돈을 안 쓰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운동이다.
걷기는 다리근육을 강화시켜 관절 기능을 좋아지게 해 골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군살이 줄고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걷기 운동을 할 때 맨발로 하게 되면 지압 및 접지 효과가 생겨 면역력 강화와 치매, 고혈압, 당뇨, 아토피 등 각종 질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각종 질병 치료와 예방에는 걷기 운동만큼 좋은 운동도 많지 않다.
이러한 결과는 각종 연구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의 걷기 운동을 권장하는 책의 저자는 빠른 걸기 운동은 산소 소비량과 심장박동 수를 올려 골격근과 혈관에 적당한 자극을 줘 여러 질환을 예방시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일본의 한 걷기 운동 권장 운동가는 걷기 운동을 통해 뼈 강화는 물론 무릎과 허리 통증도 줄일 수 있으며 치매, 기관지천식, 편두통, 면역계질환, 우울증, 골다공증 등 각종 질환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인 도움을 주는 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의학저널에서도 프랑스의 65세 이상 남녀를 약 5년간 조사한 결과 천천히 걷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1.4배 높았으며 특히 심장과 관련된 질병 사망률이 약 2.9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걷는 속도를 판단하는 방법은 일상 속에 있는 횡단보도 신호로 알 수 있다. 횡단보도의 신호는 1초에 1m를 걷는 것을 전제하에 설치되기 때문에 신호가 바뀌어 건너기 시작해 도착하기 전 신호등이 바뀌기 직전이라면 걷는 속도가 느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몸에 좋은 걷기 운동, 어떤 방식으로 걸으면 될까? 걷기 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방식이 바로 ‘1만보 걷기’다.
하지만 하루에 꼭 1만보를 걸어야 운동이 된다는 점엔 의견들이 분분하다.
사실 1만보 걷기가 유행하게 된 것은 과거 1964년 도쿄올림픽 후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만보기를 팔기 위한 업체들의 마케팅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주장이 있다.
당시 만보기를 제작한 일본의 한 박사는 일본인들이 야구를 하기보단 보기를 즐겨하고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는 미국인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더 움직이게 하기 위해 이 제품을 개발해냈다.
당시 일본인들의 평균 걸음 수가 약 4,000걸음이었는데, 이를 1만으로 늘리면 500kcal를 더 소모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1만보의 공식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뉴욕 타임스에서는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한 논문을 인용하며 “하루 5,000보만 걸어도 조기 사망률이 떨어지며 7,500보에서 그 정점을 이뤘다. 반드시 1만보를 걸어야지 운동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영국 BBC 다큐멘터리에서는 하루에 1만보를 걷는 것보다 10분 빨리 걷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연구 과정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영국에 한 대학교는 만보기를 가지고 하루에 1만보 걷기를 시행한 그룹과 하루에 세 번 빠르게 10분 걷기를 시행한 그룹을 비교한 실험을 했었다. 당시 빠르게 걷는 그룹은 걸음 수에 상관없이 걸으면서 말은 할 수 있어도 노래 부르기는 힘든 수준에 속도로 걷게 했다.
그 결과 1만보 그룹은 60%만이 힘겹게 목표를 달성했으며 빠르게 걷는 그룹은 걷기 소모임을 만들어 본인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함께 걸으며 대부분 상대적으로 쉽게 목표를 달성했다.
게다가 빠르게 걷기 그룹은 걸음 수만 봤을 땐 1만보 그룹에 비해 떨어졌지만 고강도 신체활동을 30% 더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장박동과 호흡에서 많은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결과에 따라 최근 전문가들은 막연히 1만보를 걷기보다는 10분이라도 제대로 된 자세와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운동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1만보 걷기에 대해 우호적인 측면에선 하루에 1만보를 걸어야 하루에 섭취한 평균 열량을 모두 소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루에 2,500kcal(성인남자 기준)를 섭취하는데 기초대사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남은 열량이 약 300kcal로 보통 사람이 1시간 걸었을 경우 쓸 수 있는 열량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은 열량을 소비하기 위해선 출퇴근을 비롯한 남는 시간에 1만보를 걸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1만보를 걸으며 운동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열량 소모는 물론 비만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오래 걸으며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도 이들의 주장이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은 꾸준하고 제대로된 운동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 효율적인 걷기 운동? 신발부터 제대로 고르자
본격적인 걷기 운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 등 간단한 준비운동 후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사진. ⓒ 경기도청
그렇다면 걷기 운동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걸을 때 신을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발에 맞는 사이즈와 밑창이 얇지 않은 신발을 고른 후 걷기 좋은 장소를 찾아 걸으면 된다.
장소를 선택했다면 먼저 사전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체온을 높여 근육을 이완시켜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또 체형에 따라 걷는 방법을 잘 선택해서 진행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엔 평탄한 곳에서 10~20분 정도 시작해 차츰 늘리는 것이 좋으며 관절염과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꾸준한 걸음 운동을 통해 통증 등을 줄여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주 3~4회가 넘지 않는 것이 좋으며 O자형으로 다리가 변형된 관절염 환자들은 가급적 평지위주로 걷되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쉬는 것이 좋다.
그다음으로 걷기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자세를 잘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오래 걸을 경우 어깨와 목, 허리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걸을 때 허리를 펴고 머리를 세운 뒤 팔에 힘을 빼 크게 흔들며 걷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발은 뒤꿈치부터 닿게 하고 앞꿈치로는 지면을 차듯이 전진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걷기 운동을 할 때는 정확한 시간과 속도를 지켜야 운동효과가 나타난다. 그저 천천히 어슬렁거리며 걷는 것도 운동효과가 없다고 볼 수 있는데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는 속보를 하게 되면 온몸의 근육이 활성화되고 영양소와 산소 소비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때 빠르게 걷는 기준은 걸으면서 노래를 부르기 어려운 정도의 속도로 어느 정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찰 정도면 된다. 이때 심장이 빨리 뛰는 걸 느낄 정도의 스피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 박동수가 평소보다 조금 증가하면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일시적인 혈압 상승은 혈관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줘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속보는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데 특히 복부 비만에 효과가 좋다. 속보를 하면 글리코겐이 연소되고 이후 지방이 연소되는데 이때 지방 중 내장지방이 먼저 연소되기 때문에 비만과 내장지방증후군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때 파워워킹을 하는 것이 운동효과에 좋은데, 보행 수보다도 보폭을 넓혀 빨리 걷는 것이 더욱 좋다. 특히 먼 곳을 보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되 거북목 자세를 취하거나 상반신이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해야 목과 허리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