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베이징에서 제24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됐다. 오는 20일까지 약 17일간 진행되는 이번 올림픽은 15개 종목, 금메달 109개를 걸고 한국을 포함한 89개국의 최정상 선수들이 멋진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올 동계올림픽에도 경기도 및 시·군 소속 선수들이 출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명단을 보면 다음과 같다.
도내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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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지
임남규(경기도청), 박진용(경기도청), 조정명(경기도청), 프리쉐 아일린 크리스티나(경기도청)
▲ 쇼트트랙
곽윤기(고양시청), 김아랑(고양시청), 박지윤(고양시청), 이준서(고양시청), 최민정(성남시청),
▲ 스피드 스케이팅
김현영(성남시청), 김민선(의정부시청), 김민석(성남시청), 정재원(의정부시청), 차민규(의정부시청)
▲ 크로스컨트리 스키
이의진(경기도청), 정종원(경기도청), 한다솜(경기도청) |
현재 경기도에는 동계올림픽 종목 중 컬링을 위한 경기장이 의정부와 동두천에 위치해 있으며 과천을 비롯해 고양, 수원, 성남, 안양 등에는 스케이팅과 피겨 등을 배우거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링크장도 자리하고 있다.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 뜨거운 열정이 넘쳐나는 동계올림픽이지만 그 속에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이야기들도 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동계올림픽의 재미난 사실들을 모아봤다.
■ 대한민국 사상 첫 금메달은 언제?
대한민국은 1992년 프랑스 알레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 은메달을 획득했다. ⓒ 대한체육회 출처
대한민국의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은 언제일까? 그 시작은 바로 1992년 프랑스 알레르빌에서 개최된 제16회 동계올림픽에서다. 당시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 출전한 김윤만 선수는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메달의 운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당시 쇼트트랙 1,000m에 출전한 김기훈 선수는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5,000m 릴레이 결승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2등과 불과 0.04초 차이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내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의 단체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김기훈 선수는 동계올림픽 출전사상 최초로 2관왕 신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1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어 1994년에 개최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 김윤미 선수가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는데 당시 김윤미 선수의 나이는 만13세였다. 또,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기훈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개인종목 2연패라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선 쇼트트랙 전이경 선수가 개인·계주에서 2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전이경 선수는 대한민국 최초로 올림픽 2관왕 2연패, 금메달 4개로 대한민국 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으며 총 메달 개수 5개로 최다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9위를 달성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로 순위 14위에 올랐는데 당시 쇼트트랙 여자 계주가 1,500m에서 금, 은메달을 3,000m 단체전에서는 금메달, 1,000m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선 쇼트트랙 진선유 선수가 쇼트트랙 여자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쇼트트랙 종목 사상 최초 올림픽 3관왕으로 등극했으며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7위를 달성했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은 피겨 여왕 김연아의 날이었다. 김연아 선수는 대한민국 최초로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동시에, 합계점수 228.56이라는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피겨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대한민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 5위를 달성했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스피드 스케이팅 이상화 선수가 밴쿠버에 이어 소치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500m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단거리 최강자로 등극했으며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어 2018년 대한민국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여 썰매 황제로 등극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 이 종목들이 사실 ‘하계올림픽’에서 나온거라고?
동계올림픽의 인기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은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실시된 종목이다. ⓒ 경기뉴스광장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많은 종목이 생각나겠지만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 바로 ‘피겨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다.
아이스하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서는 이미 인기종목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피겨 스케이팅의 경우 한국의 김연아 선수 덕분에 더욱 인기가 높아진 종목이라 할 수 있다. 누가봐도 동계올림픽을 대표하는 이 두 종목이 사실 하계올림픽에서부터 시작했다는 사실!
피겨 스케이팅의 경우 1908년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처음 실시됐으며, 그로부터 12년 뒤인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가 올림픽에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
이후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이 시작하면서 이 두 종목의 미래는 달라지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첫 번째 동계올림픽인 샤모니 동계올림픽 이후 이 두 종목을 동계올림픽에서 개최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후 동계올림픽에서 이 두 종목은 효자종목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출전한 경기가 있다?
하계올림픽에서 동물이 등장하는 종목은 무엇일까? 바로 ‘승마’다. 수년 동안 하계올림픽에서 사랑을 받아온 종목이기도 한 승마는 동계올림픽과는 달리 사람이 아닌 동물이 나온다는 점이 특이하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에도 동물이 등장하는 종목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스칸디나비아 스키조링이란 종목은 선수가 스키를 착용한 뒤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말이나 조랑말, 개에 클러치 고삐가 달린 나무 하네스를 연결해 경쟁하는 스포츠다. 이 종목은 192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서 단독 시범경기로 화려하게 등장했는데, 당시 말이 끌던 스위스 썰매가 1위, 2위, 3위를 모두 차지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한 비비 토리아니는 같은 해 올림픽에서 스위스 아이스하키 팀 소속으로 활약하며 동메달을 차지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1948년 스위스 리조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도 아이스하키 동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1932년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도 시범종목으로 개 썰매 레이스가 등장하기도 했었다.
■ 동계올림픽에서 눈이 너무 많게 혹은 적게 오면 어떻게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룩 동계올림픽 때는 눈과 얼음이 부족해 경기가 진행되지 못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자료사진. ⓒ 경기도청
동계올림픽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많은 눈과 얼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이 없는 동계올림픽이라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건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룩 동계올림픽이었다. 눈과 얼음이 부족해 경기가 진행되지 못할 위기에 처한 이들을 구해준건 다름아닌 ‘군인들’이었다. 당시 오스트리아 군대가 산에서 봅슬레이와 루지 트랙으로 2만 블록의 얼음을 운반했고 알파인 스키 코스로 4만㎥의 눈을 운반해 경기를 도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올림픽이 끝난 후 인스브룩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안타까운 사실.
이와 반대로 1998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는 폭설과 우박으로 경기에 차질이 생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악천후 때문에 알파인 스키 일정을 여러차례 조정하기도 했는데, 이외엔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모든 종목이 진행됐다.
■ 동계올림픽의 최강국은 어디?
동계올림픽의 최강국은 어디일까? 흔히들 미국이나 러시아 등의 나라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사실 동계올림픽의 1인자는 바로 ‘노르웨이’다. 인구 5백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동계올림픽에선 무려 368개의 메달(금 132개, 은 125개, 동111개)을 획득해 2위인 미국(305개)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몇몇 사람은 스키 점프를 포함한 여러 종목이 스칸디나비아 국가인 노르웨이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도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선수들은 여전히 올림픽에서 그 면모를 보여주기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중 노르웨이 선수 중 마리트 비외르겐 선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무려 15개의 메달(금8개, 은 4개, 동 3개)를 획득하며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성공한 선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정복한 선수들
동·하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석권한 선수들은 총 5명이다. 자료사진. ⓒ 대한체육회 출처
올림픽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나오는 곳이다보니 본선 진출조차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나 메달을 획득하는 일은 정말 세계 최고가 되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경쟁의 경쟁을 이어가는 올림픽에서 동·하계 두 시즌, 두 종목을 모두 석권한 사람들이 있다면 믿어지는가? 이러한 선수는 무려 5명이나 된다.
먼저 미국의 에드워드 이건 선수는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남자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12년 뒤 1932년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에 참여, 금메달을 목에 걸며 동·하계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노르웨이의 야콥 튤린 탐스 선수는 1924년에 개최된 프랑스 샤모니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점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였는데, 이후 1936년 베를린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요트 종목 은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독일의 크리스타 루딩-로텐부르거 선수는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과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각각 2개의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이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트랙 사이클 종목서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캐나다의 클라라 휴즈 선수는 스피드 스케이팅과 로드 사이클에서 무려 6개의 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과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1개씩, 동메달 2개를 획득했으며 로드 사이클 종목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미국의 로린 윌리엄스는 비교적 최근 두 올림픽을 석권한 선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육상 1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육상 4x1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그녀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봅슬레이에 참여, 은메달을 얻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