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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의 경기 백년 식당
가마솥 국물 맛의 진수
남양주 잔고개소머리곰탕
주말이면 도심 근교로 나들이 나온 차량으로 붐비는
남양주시 와부읍 삼패IC 부근.
이곳에 2대째 진한 국물로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는 집이 있다.
바로 잔고개소머리곰탕집이다.
※ 박찬일은 글 쓰는 요리사로, 오래된 식당을 찾아다니며 주인장들의 생생한 증언과
장사 철학을 글로 쓴다. <수요 미식회> 등 주요 방송에 출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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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곰탕부터
삼계탕, 초계국수까지
‘잔고개’라는 단어가 예뻐서 물어보니 ‘높지 않은 언덕’을 뜻한다
이 집에서 주력하는 메뉴는 상호처럼 한우 소머리곰탕이다.
양지머리로 끓이는 곰탕도 맛있고,
여름 메뉴로 인기 있는 삼계탕이며 초계국수도 좋다.
메뉴가 노포치고는 많은 편인데, 다 이유가 있다.
“동네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단골 중심이지요.
단골들이 먹고 싶어 하는 메뉴를 하나씩 더하다 보니 가짓수가 늘었지요.
여름엔 탕을 많이 찾지 않아 초계국수 같은 계절 메뉴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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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로 익힌 맛에서
명품 소머리곰탕으로
이희주 대표는 이곳을 열기 전에 요리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눈썰미로 맛을 잘 잡았다.
이 지역은 전통적 농촌으로 솥 걸어서 탕 끓이고
소, 돼지 잡는 마을 행사가 잦았는데 그때마다 그는 맛 잘 내는 청년이었다고 한다.
그런 눈치가 명품 소머리곰탕의 바탕이 되었다.
요즘이야 유튜브도 있고, 요리책도 많지만
이 대표가 가게를 연 40여 년 전에는 그저 감각에 의존해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가게가 어엿하게 노포 반열에 들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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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양과 국물의 밀도가
조화를 이룬 맛
요즘은 소머리곰탕이라고 해도 뼈 따로 고고 살 발라서
삶은 것을 끓여 내는 집도 많다. 하지만 이 집은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24시간 정도 끓여야 탕이 나옵니다. 양지머리와 소머리 넣는 시간 배분,
타이밍 같은 게 노하우죠. 한 가지 말씀드리면, 양지머리로 국물을 내고 거기에
소머리를 다시 끓여서 진하게 맛을 냅니다. 그게 비결이에요.”
국물 맛이 깊지만 지나치게 뽀얗지 않고 개운한 느낌이 이 집 탕의 특징이다.
먹고 돌아서면 생각나는 맛이다.
잔고개소머리곰탕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수레로 128 문의 031-577-8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