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나뭇잎을 본다.
살아서, 사람이 어떻게
마른 나뭇잎처럼 깨끗할 수 있으랴.
- 정현종, 「마른 나뭇잎」 -
가을은 온 세상이 화려한 색으로 물드는 계절이다. 가을이면 많은 사람이 시인이 된다. 제법 서늘해진 날씨 때문일까. 낙엽을 따라 잊힌 추억을 좇다 보면 더욱 감성적으로 된다. 들뜬 마음 품고 발길을 옮겨보자. 깊어가는 가을, 나만 알고 싶은 도내 낙엽 명소를 소개한다.
■ 숨은 풍경 맛집…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
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 ⓒ 성남시 공식 블로그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은 성남의 숨은 풍경 맛집으로 불리는 곳이다. 한중연은 원래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었으나, 지난 2005년 정관 개정을 통해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4만여 그루의 잘 가꾸어진 나무와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인상을 준다.
이곳의 단풍은 11월 둘째 주가 절정이라고 한다. 원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개인은 신청 없이 방문할 수 있으며, 10명 이상 단체는 사전방문 예약 신청을 해야 한다.
정문을 통해 따라 올라가는 길에 샛노란 은행나무가 100여m가량 이어진다. 노란 은행나무잎이 융단처럼 깔린 곳을 걷다 보면, 본관 건물이 나온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유려한 동편 연못이 나오는데, 인증사진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인데, 봄에는 벚꽃 아래 거닐기 좋다고 한다. 동편 연못에는 다른 곳보다 먼저 가을이 느껴진다. 동편 연못을 지나면 숲길이 이어지는데, 둘레길처럼 아늑하다. 숲길을 빠져나오면 쉴 수 있는 매점이 있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하오고개 323(운중동 490)
문의 전화: 031-709-8111
■ 데이트 코스 명소…화성 노작공원
화성 노작공원, 홍사용 선생 묘 일대. ⓒ 화성시 공식 블로그
두 번째 낙엽 명소로 소개하는 ‘노작공원’은 화성의 숨은 근린공원이라고 한다. 가을이 깊어가는 즈음이면, 가족 단위로 노작공원의 가을 단풍을 보러 찾아온다고 한다.
노작공원은 시인 노작 홍사용 선생의 호에서 이름이 유래됐는데, 노작 홍사용 선생의 묘 주변에 공원을 만들었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 비단길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곳이다.
화성시 반송동 오산천 주변에 위치하여 있으며, 노인공원과 함께 반석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코스로 이어져 있다. 주변에 맛집도 많고, 유려한 풍경에 데이트 명소로도 입소문 난 곳이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 226-26(석우동 63)
■ 군포 8경 중 하나…군포 덕고개당숲(군웅숲)
군포 덕고개당숲. ⓒ 군포시청
군포 덕고개당숲에는 수령 100~200년가량의 굴참나무, 갈참나무, 너도밤나무, 서어나무 등 고목 60여 그루가 두 줄로 서 있다. 이곳도 가을 낙엽 명소로 주목받는 곳이다.
17세기 말 효종의 넷째 공주인 숙정공주와 부마인 동평위 정재륜(당시 영의정 정태화의 아들)의 쌍묘를 이곳에 쓰면서 숲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동래정씨 문중이 소유하며 관리하다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당숲을 제외한 주변 산이 일본인에게 매각되었으며, 광복 이후 국가재산으로 귀속되어 도유림이 되었다.
일제강점기와 혼란기 속에서 주변 숲의 나무들이 많이 베어졌어도 이 숲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조선왕실의 묘지 부속림이자 당숲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덕고개당숲은 2002년 11월 산림청 등이 주최한 제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군포시 8경 중 제4경으로 지정되어 있다.
수도권 전철 4호선 ‘대야미역’에서 하차해서 도보로 이동하거나 1번 출구에 내려서 1-2번 버스를 타고 덕고개 정류장에서 내린다. 4호선 대야미역에서 덕고개당숲으로 도보로 이동하는 시간은 40분 정도 소요된다.
주소: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
■ 가족나들이 캠핑 가능…광명 도덕산
광명 도덕산. ⓒ 경기관광포털
광명 도덕산에는 캠핑장이 있어 가을철 가족나들이 코스로 추천한다.
도덕산은 옛날 사신들이 산봉우리에 모여 도와 덕에 대한 의견을 자주 나누었다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도덕산 정상에는 ‘도덕정’이 있는데, 광명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증사진 맛집이다.
도덕산(183m)에는 총면적 1만 8,448.55㎡의 도시자연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는 폐광산을 이용한 인공폭포와 벽천, 계류, 분수 등을 비롯해 야외무대, 잔디광장, 화초류 공원, 야외 학습장, 자연학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다목적광장, 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어 있다.
한편, 도덕산 캠핑장은 8,530㎡의 면적으로 자동차 바로 옆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자동차 캠핑장 34면, 일반 캠핑장 8면 등 총 42면의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어 도심 속 캠핑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산 137
문의 전화: 도덕산캠핑장 02-2610-7370
■ 계절 인증사진 찍기…안성 팜랜드
안성 팜랜드, 핑크뮬리(왼쪽)와 황화 코스모스 전경. ⓒ 경기관광포털
안성 팜랜드에 가면, 운치 있는 가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안성 팜랜드(한독낙농시범목장:안성목장)는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의 독일연방공화국 친선방문에 따른 기념사업으로서 한‧독 양국 정부의 지원으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의하여 세워졌다.
이곳에서 봄에는 유채와 호밀을, 여름엔 해바라기와 장미가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핑크뮬리, 코스모스 등 경기도 꽃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특히 10월 현재 황화 코스모스는 다 졌지만, 새롭게 마련한 핑크 코스모스 군락지가 인기 있다고 한다. 핑크뮬리도 역시 문전성시이다.
시월, 이맘때는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물결을 만나볼 수 있다. 예쁜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기로 운행하는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승마 체험, 놀이기구, 치즈 오감을 비롯한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한편, 안성팜랜드는 9월 16일부터 10월 27일까지 ‘안성코스목동축제’를 진행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끝도 없이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핑크 코스모스와 분홍빛의 핑크뮬리 군락지이다.
이번 행사 기간에 마련된 다양한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안성팜랜드 구석구석을 찾아 스탬프를 찍는 미션을 완수하면 선물을 증정하는 ▲스탬프투어 ▲안성팜랜드 8경을 찾아라 ▲공예체험 ▲가을날의 SNS ▲추억의 한 장 등 다양한 이벤트는 가을나들이에 추억이 될 듯하다.
아울러, 꿀벌을 테마로 한 교육 및 체험시설, 꿀벌마을이 개장해 자연에서 꿀벌의 중요한 역할을 꿀벌 캐릭터를 통해 배워볼 수 있다. 특히 안성팜랜드의 브랜드인 유기농 소프트아이스크림, 유기농 우유를 맛볼 수 있다고 귀띔한다.
안성 팜랜드는 반려동물 동반 시, 입장 불가이다.
주소: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 28(신두리 451)
문의 전화: 031-8053-7979
누리집:
http://www.nhasfarmland.com
운영시간: 2~11월 오전 10시~오후 6시 / 12월~1월 오전 10시~오후 5시 (매표 마감은 운영시간 1시간 전)
입장료: 성인 12,000원 / 만 3세~18세 10,000원/ 오후 4시 이후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