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5일 연천군 전곡읍 첫머리거리에서 두 번째 ‘민생현장 맞손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도청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에 확신을 갖고 있다며, 경기북도 추진은 정치적 구호나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5일 연천군 전곡읍 첫머리거리에서 두 번째 ‘민생현장 맞손토크’를 열고 “제가 경기북도를 특별자치도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인 구호도 아니고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오로지 경기북부를 발전시키려는 마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먼저 “선거 유세 때 내산리에 두 번 왔는데 그때 주민들이 여러 건의 사항을 말씀하시면서 지사로 당선되면 다시 한번 와달라고 하셨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제 와서 하루 잤고, 정말 기뻤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저는 연천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경제부총리를 하면서 경기북부 지방의 성장잠재력을 누구보다도 분명하게 봤고, 확신을 갖고 있다”며 “북부에서도 가장 북단이라고 할 수 있는 연천군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경기북부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북부 지역에서 첫 번째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북부 각 지역별로 비전과 발전 계획을 만들면서 시민과 군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려야 한다”면서 “단순한 희망 고문이 아니라 이렇게 되면 우리 시와 군이 변하겠구나 하는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 연천군뿐만 아니라 경기북부 10개 시·군이 갖고 있는 장점과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지사는 중앙정부를 향해 “경기북부는 360만 인구에 잘 보전된 환경과 생태계가 있는데 이에스지(ESG) 경영하면서 가장 성장잠재력 큰 곳이 될 것”이라며 “북부가 발전하면 경제성장률 1~2% 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규제 풀어주고 투자해준다면 대한민국 성장의 심장으로 클 것이다. 대한민국 먹거리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맞손 토크에는 김 지사를 비롯해 김덕현 연천군수와 윤종영 도의원, 지역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연천군 노인회관과 장애인회관·마을회관·청소년인공지능(AI)센터 준공, 민통선 규제 완화, 군사 유휴지 사용, 공기업 유치, 도로 설치, 산업단지 인근 환경문제, 문화·의료·체육시설 확대 등 지역 현안과 의견을 김동연 지사에게 직접 건의했다.
김 지사는 의견 하나하나에 답변하며 “연천군민 여러분과 이 자리에서 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바로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오늘 나오고 약속한 건은 바로 올해 투자하도록 하겠다”라며 “함께 힘을 합쳐서 연천군을 발전시키고, 성장하는 연천을 만들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 꿈나무기자단에서도 이번 맞손 토크에 참여하여 김 지사에게 교육정책과 관련하여 직접 건의했는데, 오현수 꿈나무기자는 “최근 정부에서는 5년 전 폐기한 학력 전수평가를 시행할 예정인데 몇몇 지자체에서 실시를 예고하며 많은 학생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강남에서 용난다’라는 말이 있다. 전수평가를 시행한다면 현재의 눈높이 교육은 무너질 것이고, 많은 학생이 실망하고 혼란을 겪을 것이다”라며 이에 대해 교육청이 아닌 김 지사의 의견이 듣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저는 부총리를 하면서 교육정책에 많은 관여를 했다. 정부 재정을 책임졌기 때문에 교육예산에 관심이 컸다”면서 “또 아주대학교 총장을 해보니까 부모의 소득에 따라서 학생의 성적과 직업, 평생소득이 큰 영향을 받는다. 누구의 자식이냐에 따라 교육의 기회와 직업선택에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저의 색으로 인생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교육의 기회, 학습의 기회를 적게 받는 학생과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저는 아버지를 일찍 돌아가시고 어렵게 살았다. 11살로 4남매 맏이여서 학교 다니기가 어려웠다. 판잣집에 살다가 강제로 이주를 당해 천막에 살고, 대학을 못가서 직장을 다니며 야간대학을 다녔는데 운 좋게 여기까지 왔다. 이런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사회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없다. 경기도의 어려운 청년들 학생들이 배경에 상관없이 많은 기회를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생현장 맞손토크는 매월 1개 시·군을 정해 현장을 찾아 자유롭게 지역 현안을 이야기하는 행사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27일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밤동산공원에서 첫 번째 ‘민생현장 맞손토크’를 열고 원도심과 1기 신도시 노후화 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도지사 선거운동 기간 연천군을 두 번씩 찾을 만큼 농촌·농업 문제와 경기북부 지역 현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김 지사가 연천을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자리여서 그 의미를 더했다.
연천군은 도시 쇠퇴율이 90%(2020년 기준 10개 읍면 중 9개 지역이 쇠토지역)로 도내 시·군 중 가장 높은 반면 재정자립도는 14.5%(2022년 본예산 기준)로 31개 시·군 중 30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 5년 동안 인구가 8% 감소(4만5,431명→4만2,364명)했으며,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올 8월 기준 28.7%로 31개 시·군 중 가장 높다.
특히 면적의 94.6%가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지역’이며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지역낙후가 상대적으로 심하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맞손토크가 끝난 뒤 연천군 미산면에서 친환경 벼 베기 일손 돕기에도 참여했다. 김 지사는 직접 콤바인에 올라타 벼를 베고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