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신축 빌라를 전세로 계약하면서 꼼꼼하게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전세 확정일자까지 받은 후 입주했다. 하지만 두 달 후 집주인이 바뀌었으며, 새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전세 보증금에 가까운 근저당을 설정한 것을 확인했다.
기존 전세를 계약했던 건물 주인이 빌라를 통 채로 새 집주인에게 넘겼고, 새 집주인은 지인에게 명의를 빌려주었다가 깡통 빌라와 빚까지 떠안았다며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A씨는 기존 계약을 한 건물 주인을 고소했지만 어떠한 처벌도 없었다. 결국 A씨는 새 집주인이 빌린 금액(근저당)을 갚고 원치도 않은 집을 떠안아야 했다.
최근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깡통전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깡통전세’로부터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경기도가 이달 1일부터 지원하는 ‘깡통전세 알아보기’ 서비스를 통해 전세 계약 전·후 꼭 알아야 할 깡통전세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봤다.
경기도는 지난 1일부터 부동산정보 누리집 ‘경기부동산포털’(gris.gg.go.kr)을 통해 ‘깡통전세 알아보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 경기도청
■ 부동산가격 하락에 ‘깡통전세’ 피해 급증
‘깡통전세’는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주택 매매가격과 비슷하거나 높아, 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전세 보증금을 떼일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매매가격이 1억 원인 집을 9,000만 원~1억 원 이상에 전세로 내놓은 경우 보통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깡통전세가 위험한 이유는 정상적으로 계약하고 세입자의 과실이 없더라도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깡통전세는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집주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경기부동산포털 ‘깡통전세 알아보기’ 메뉴에서 지도로 선택하거나 주소지를 검색하면 검색 지역의 ‘최근 거래 정보(전세/매매 정보)’를 알 수 있다. ⓒ 경기도청
■ 계약 전 거래정보로 ‘깡통전세’ 피하기
‘깡통전세’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해 위험이 있는 주택과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계약 전 해당 물건의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계약 후에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도가 지난 1일부터 부동산정보 누리집 ‘경기부동산포털’
(gris.gg.go.kr)을 통해 ‘깡통전세’ 매물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깡통전세 알아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중국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전세 계약을 하고자 하는 세입자는 계약 전 주변 거래정보를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며 “전셋집을 계약함과 동시에 전세권 설정, 확정일자를 통한 우선순위 변제권을 가짐으로써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임차인은 전세 계약 전 해당 주택의 전세가율을 통해 ‘깡통전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80% 이상이면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경기부동산포털로 접속 후 ‘깡통전세 알아보기’ 메뉴에서 지도로 선택하거나 주소지를 검색하면 검색 지역의 최근 1~2년 내 전세가와 매매가 등 ‘최근 거래정보’를 알 수 있다.
임차인은 최근 마지막 거래정보를 기반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확인할 수 있어 전세 계약 전 전세가가 적정한지 참고할 수 있다.
또 최근 거래가 없는 주택일지라도 위치 반경 1㎞ 이내 주변 모든 거래정보를 제공해 거래가격을 추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는 경기부동산포털 ‘깡통전세 알아보기’ 메뉴 내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 링크를 연계, 신축 주택 전세 계약 전 적정 시세 감정을 돕는다. 자료사진.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임차인 보호 위해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 운영
정확한 주택가격 시세 확인이 어려운 신축 빌라, 연립, 다세대 주택의 경우 깡통전세 위험이 더 크다.
이에 도는 경기부동산포털 ‘깡통전세 알아보기’ 메뉴 내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 링크를 연계, 계약 전 주택의 적정 시세 감정을 돕는다.
도는 지난 2020년부터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함께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계약 전 주택의 적정 가격을 알고 싶다면,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
(https://consult.kapanet.or.kr/)’에 접속해 ‘깡통전세(전세사기) 유형 및 예방법’ 안내문을 확인한 후 주택정보 등을 입력하면 된다.
신청이 완료되면 지역별로 배정된 감정평가사가 신청 주택에 대해 적정한 주택가격을 유선으로 상담해 준다. 이 서비스는 감정평가사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기 때문에 무료로 진행된다.
경기도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 업무처리 절차도. ⓒ 깡통전세 피해예방 상담센터 홈페이지
■ 부동산 계약 전·후 할 일로 대비책 마련
경기부동산포털에서는 사회 초년생이나 부동산정보에 취약한 계층 등 부동산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를 위한 부동산 계약 전·후 할 일과 다양한 깡통전세 유형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계약 전 할 일로는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정상 등록 여부 확인 ▲임대 물건의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 납세증명서 등 서류 확인 ▲집주인 신분증 등 서류 진위 확인 ▲‘대리인’ 계약 시 집주인 인감증명서(부동산 임대차 계약용)가 첨부돼 있는지 확인하고 직접 집주인과 영상 통화해 집주인 신분증과 얼굴 대조 및 계약 내용 확인 등이 있다.
계약 후에는 계약 당일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부여받고 전입 신고해야 한다. 그래야 대항력(익일 0시 효력발생) 있는 임차인의 요건과 채권자의 지위를 갖게 되어 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또 주택 전월세를 신고하고 임대(전세) 보증금 반환 보증에도 가입해야 한다. 주택임대차 분쟁 관련 상담이 필요하다면 HUG 전세피해지원센터(1533-8119), 경기도 무료법률상담실(031-120),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상담센터(1644-5599),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서 가능하다.
한편, 경기부동산포털은 경기도 부동산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로 2011년 2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부동산가격 ▲부동산종합정보-일필지정보, 지도서비스를 기반한 ▲항공지적도 ▲토지이용계획지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