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를 사랑하는 명사
슬기로운 우리말 전도사
정재환
개그맨, 대학교수, 역사학자.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이 조합의 주인공은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대표다.
개그맨과 방송 진행자로 이름을 날리던 그가 30대 중반에 한글 사랑에 빠져
우리말과 글을 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3년 전 수원 화성행궁 부근에
문을 연 북 카페 ‘봄뫼’주인장이기도 한 정 대표를 만나 우리말 사랑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방송인에서
우리말 운동가로
수원 화성행궁에서 외진 골목길로 들어서서 걷다 보면
‘봄뫼’라는 이름의 북 카페가 나온다. ‘봄’과 산이라는 뜻의
우리말 ‘뫼’를 합친 이곳의 주인장은 정재환 대표다.
“방송에서 평소 대화할 때처럼 대충 말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요. 그래서 국어책을 수집하면서 열심히 읽기 시작했고,
책을 읽다 보니 한글 사랑에 빠져 우리말 살리는 운동을 하게 된 거죠.
ⓒ
보통 사람을 위해 만든
세계 유일의 문자, 한글
“사람들이 한글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어려운 것은 한국어겠죠.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한 문자예요.
스물네 글자만 익혀서 조합하면 어떤 말도 만들 수 있으니 배우기 어렵지 않고,
쓰기도 편해요. 한국어는 띄어쓰기, 맞춤법 등을 지키는 것부터
한국 사람의 정서와 문화까지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정 대표는 보통 사람을 위해 역사 최초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문자가 바로 훈민정음이라며,
해방 이후 한글 세대가 탄생했기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거쳐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올바른 우리말 쓰기는
외국어 오남용 방지로부터
방송이나 신문 등에서 지나치게 영어를 많이 씁니다.
최근 가장 많이 들은 말이 ‘CPR’이에요.
솔직히 전 CPR이 뭔지 몰랐어요. 그런데 ‘심폐소생술’이라고 하면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아무리 급박해도 굳이 CPR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
그가 만든 영어 대체어는 ‘파이팅’대신 ‘아리아리’, ‘마우스’대신 ‘쥐돌이’등이 있다.
정 대표는 경기도가 앞장서서 우리말을 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