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가 팬데믹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시즌 운영으로 꾸준히 무대를 지켜 온 경기도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들과 새로운 도전을 담은 신작들로 구성한 2023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 경기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가 ‘2023년 레퍼토리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3년간의 팬데믹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시즌 운영으로 꾸준히 무대를 지켜 온 경기도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들과 새로운 도전을 담은 신작들로 구성됐다.
올해는 3월부터 12월까지 4개 예술단의 20개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경기도극단과 경기도무용단이 각 3작품, 경기시나위와 경기필하모닉이 각 7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극단은 2022년 초연한 연극 <맥베스>를 서울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경기필하모닉도 수원과 서울의 클래식 공연장을 오가며 더 다양한 지역의 관객들을 만난다. 경기시나위는 2021년 선보인 <역(易)의 음향>과 2022년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을 업그레이드해 서울에서 선보인다. 작품에 적절한 공연장을 찾아 최고의 공연을 선보인다는 취지이다.
‘원 스테이지 <죽음의 배> & <갈매기>’(6.29~7.9)는 거장과 신진 연출가가 한 무대를 사용하여 1부, 2부 각각 두 개의 작품을 올리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인다. ⓒ 경기아트센터
■ 경기도극단 - 창작과 고전을 아우르며 깊은 시선을 담아내다
경기도극단은 2023년 레퍼토리 1작품, 신작 2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인간과 우리 시대에 대한 깊은 시선을 담아 창작 희곡부터 고전작품을 아우른다.
가장 주목할 작품은 거장과 신진 연출가가 한 무대를 사용하여 1부, 2부 각각 두 개의 작품을 올리는, 색다른 시도의 ‘원 스테이지 <죽음의 배> & <갈매기>’(6.29~7.9)다. 한태숙 예술감독은 <갈매기>의 작, 연출을 맡아 평생을 연극배우로 살아온 여배우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꿈과 좌절을 그려낸다. 같은 무대에 작품을 올릴 비 트라벤 작가의 <죽음의 배>는 연극계 라이징 연출가가 맡아 소모품처럼 노동을 강요당하는 떠돌이 선원들의 삶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경기도극단의 대담한 도전은 <2023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5.2~5.7) 무대를 통해 실현된다. 팬데믹으로 얼어붙은 연극계와 극단에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키고자 경기아트센터와 경기도극단은 ‘창작희곡 공모전’을 개최하고 당선작 <위대한 뼈>를 선정했다. 당선작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작가적 상상력과 시대와 관객이 요구하는 작품을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3년 경기도무용단의 시즌은 우리 춤의 전통을 만들어 온 명인들과 우리 춤의 미래를 만들어 갈 신예, 중견 안무가들이 채운다. ⓒ 경기아트센터
■ 경기도무용단 - 신예부터 명인까지,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이어가다
2023년 경기도무용단의 시즌은 우리 춤의 전통을 만들어 온 명인들과 우리 춤의 미래를 만들어 갈 신예, 중견 안무가들이 채운다. 전통춤부터 창작, 실험적 시도 등 폭넓은 행보는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춤으로 세대를 이어갈 것이다.
경기도무용단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명작 컬렉션 舞>(4.21-4.23)는 역대 예술감독들의 대표작품을 통해 경기도무용단의 작품 세계를 뒤돌아보고 우리 춤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우리의 전통이 보여주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춤사위와 깊은 내면으로부터 시작되는 한국 춤 특유의 호흡으로 무게감 있는 내적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춤의 새로운 세대를 발굴하고 경기도무용단의 미래를 준비하는 <하랑-함께 날아오르다>(6.16-6.17)는 2021년 초연한 최은아 안무의 <메타 프리즘>을 정식 공연으로 재구성해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선보인다. <메타 프리즘>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모티브를 얻어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현재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LDP 현대무용단의 김동규 대표와 경기도무용단과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12.15-12.16)은 존재라는 뜻과 빙빙 맴돈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존재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안무가 특유의 상상력과 무대미술, 영상을 활용한 새로운 자극을 더해 경기도무용단에 새로운 모습을 더해줄 예정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 3년간 선보인 레퍼토리 중 주제에 맞는 곡들을 고려해 각기 다른 색깔의 <시나위 악보가게>를 펼쳐 보인다. ⓒ 경기아트센터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 창의적 음악 행위로 찾아낸 독보적인 음향 정체성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 3년간 선보인 레퍼토리 중 주제에 맞는 곡들을 고려해 각기 다른 색깔의 <시나위 악보가게>를 펼쳐 보인다.
이일우 수석악장이 음악감독을 맡은 <이루와요(謠)>(4.22)와 장태평 부지휘자가 음악감독과 지휘를 맡은 <태평하게>(6.3)에서는 한국 창작음악계의 미래이자 경기시나위의 음악적 도전을 이끌고 있는 두 아티스트를 만나볼 수 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사물단원으로 구성된 연희앙상블 궁궁의 무대로 펼쳐질 <불휘깊은 가락, 궁궁>(8.18-8.20)과 성악 앙상블 소리봄의 무대 <소리봄, 들어봄, 함께봄>(9.9)에서는 우리 음악의 새로운 모습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역(易의) 음향>(5.13)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전 단원들이 음악의 주체로 참여해 악단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공연이다. 즉흥 음악 전문 연주자들과 원일 예술감독, 이일우 수석악장, 장태평 부지휘자가 단원들과 오랫동안 고민하며 구상해 온 관현악을 위한 시나위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2022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은 멀티미디어 음악극 ‘미디어 콘서트 <디오니소스 로봇>’(10.20-10.22)으로 재탄생한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대표 브랜드 시리즈인 <반향 2023 : 불이(不二)>(12.2-12.3)에서는 한국의 3대 성악곡이자 귀한 전통음악 유산인 불교의 범패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싼 선악, 시비, 생사를 넘어 거대한 하나의 세계로 연결되는 참 자아에 대해 생각해보는 소리 명상 공연을 통해,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마스터피스 시리즈를 이어가며 특유의 유연한 사운드로 국내 정상급 지휘자들과 조우한다. ⓒ 경기아트센터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이어가는 민첩하고 유연한 사운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마스터피스 시리즈를 이어가며 특유의 유연한 사운드로 국내 정상급 지휘자들과 조우한다. 첫 번째 무대 <마스터피스 시리즈 V>(3.22/3.23)는 경기필하모닉과 인연이 깊은 성시연 지휘자가 연다.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 시절 ‘말러 교향곡 5번’으로 음반을 발매하는 등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성시연이지만 국내 무대에서 ‘말러 교향곡 6번’을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에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바르톡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VI>(4.13/4.14)에서는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으로 독일 오페레타상 지휘자상을 동양인 최초로 수상한 지휘자 지중배와 만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실내악 콩쿠르인 위그모어 홀 국제 현악 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한 에스메 콰르텟이 미국 작곡가 존 애덤스의 2012년 작품인 ‘완벽한 농담’을 협연하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갖는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VII>(5.27/5.28)은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지휘자 최수열이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을 지휘한다. 강렬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난곡으로 악명 높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VIII>(6.23)에서는 지휘자로 활발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김선욱이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으로 경기필하모닉과 첫 호흡을 맞춘다.
<마스터피스 시리즈 IX>(10.21/10.22)는 인천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병욱이 경기필하모닉을 지휘하며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폭발적인 터치와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2023년의 마지막 무대 <마스터피스 시리즈 X>(12.7/12.8)에서는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 ‘젊은 명장’으로 평가 받고 있는 홍석원이 지휘봉을 잡아 20세기 최고의 난곡이라 불리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을 연주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베이스’ 연광철이 부르는 바그너 오페라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