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1월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가 개관했습니다.
반려동물이 모여 이야기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진 반려마루에서는 개관 후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반려마루 속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
지난해 9월 반려마루에 화성 강아지 번식장 구조견들이 온 이후로 많은 봉사자가 반려마루를 다녀갔습니다. 그 수만 해도 4천 명을 넘었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봉사자들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중 반려마루에서 봉사하면서 입양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을 깨달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만나볼 이수연 씨입니다.
‘희동이’를 통해 알게 된 올바른 입양의 길
![반려마루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수연 씨는 지난해 9월 반려마루로 구조되어 온 구조견들의 소식을 듣고 반려마루에서 본격적인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화성시 번식장에서 구조되어 온 강아지들을 옮기는 모습.](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2402/20240223105525828963806.jpg)
반려마루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수연 씨는 지난해 9월 반려마루로 구조되어 온 구조견들의 소식을 듣고 반려마루에서 본격적인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화성시 번식장에서 구조되어 온 강아지들을 옮기는 모습. ⓒ 경기도청
이수연 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와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안양시의 소식을 통해 반려마루의 소식을 알게 된 이후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당시 TV와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알게 된 비윤리적 사건은 저를 포함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에겐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다행히 경기도청을 비롯해 여러 동물보호단체에서 나서서 이 불쌍한 아이들을 구조해 주셨다는데, 그 이후 그 아이들이 어떻게, 어디서 지내는지 정말 궁금하더라고요. 때마침 경기도 채널 소식으로 구조견들이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반려마루에서 건강관리와 중성화수술을 마치고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반려마루에 전화 문의를 하면서, 자원봉사까지 나서게 됐습니다.”
사실 이수연 씨는 화성 강아지 번식장 사건 이전부터 반려동물 관련 자원봉사를 조금씩 해오던 활동가였습니다. 자원봉사를 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 당시 펫샵을 통해 반려견을 입양하면서 잘못된 입양방식에 대해 깨닫고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반려견을 입양하려고 알아보니 가정분양도 적어졌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펫샵’에서 입양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시동생의 추천으로 첫 번째 반려견인 ‘희동이’를 입양하게 됐어요. 희동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행복감도 더해졌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돈으로 사고파는 물건처럼 데려오는 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유기견들도 많아지는 이유가 이처럼 돈으로 사고파는 물건으로 인식돼 그런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어 “그 이후 동물보호단체들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작년 3월부터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에서 유기동물들 이야기를 살펴보며 피부병에 걸려 버려진 유기견의 결원후원을 시작으로 남양주에 동물자유연대에서 첫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며 “뉴스나 기사로만 보던 보호센터의 아이들을 실제로 보고 나니 유기동물을 위한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얼마 뒤 화성 번식장 구조견들이 반려마루에 입소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서 반려마루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잊을 수 없었던 반려마루에서의 첫날
![이수연 씨는 반려마루에서 처음 봉사한 날 생각보다 심각했던 아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다고 말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2402/20240223105525845520151.jpg)
이수연 씨는 반려마루에서 처음 봉사한 날 생각보다 심각했던 아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이수연 씨는 반려마루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 첫날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동물보호센터에서 자원봉사 했을 때도 마음이 아팠지만 반려마루에서의 첫날은 예상보다 더 충격이 컸습니다. 당시 견사청소를 위해 나와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했었는데, 보호동 1층과 2층에 나뉘어 있었음에도 그 수가 정말 많더라고요. 게다가 출산을 위해 동물병원에서 케어받는 아이들과 다른 지역으로 구조된 아이들까지 생각하면 화성 번식장에 머물던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고 힘들었을지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어 “게다가 너무 작고 연약해 보이는 몸, 출산을 너무 많이 해 백내장도 오고 치아 상태도 안 좋아 힘들어하는 모습 등 다들 건강상태가 안 좋았다”라며 “그나마 반려마루에 와서 배를 곯지 않고 사료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처음엔 밥그릇이 아닌 바닥에 뿌려줘야 허겁지겁 먹곤 했는데, 그 모습을 보니 구조 전엔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왔다”고 회상했습니다.
게다가 사람의 손이 그리워 청소할 때마다 다가오던 아이들도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그중 이수연 씨는 본인의 다리를 잡고 쳐다보는 한 강아지에게 왠지 모를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한 강아지가 절 잘 따랐거든요. 그때 그 아이의 눈망울을 보면 `저 좀 데려가주세요`라고 말하는 눈빛 같았어요. 청소가 끝나고 견사에 그 아이를 넣고 돌아서는데 너무 속상한 마음에 집에 오는 내내 울면서 왔었어요. 그래서 바로 그 아이를 입양하려고 문의하니, 곧 입양 공고가 나올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어요. 이대로라면 다음번에 이 친구를 못 볼 거 같단 생각에 바로 입양 신청을 했죠.”
그렇게 그 강아지는 ‘해랑이’라는 멋진 이름을 갖고 현재 이수연 씨네 두 번째 반려견이 됐습니다.
![이수연 씨는 반려마루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그 덕분에 반려마루 개관식 날 화성 구조견 입양자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초대되기도 했다.](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2402/20240223105525862294402.jpg)
이수연 씨는 반려마루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그 덕분에 반려마루 개관식 날 화성 구조견 입양자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초대되기도 했다. ⓒ 경기도청
이외에도 반려마루 입양 담당자 추천으로 화성 구조견 입양자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초대돼 개관식에 참석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연 씨는 “당시 개관식에서 화성 번식장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게 됐다. 이렇게 아이들이 구조될 수 있었던 건 경기도와 여러 동물보호단체 덕분이란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이후 동물보호단체 소속의 한 분이 오셔서 해랑이를 보며 ‘구조하는데 정말 어려움이 많았고 힘들게 나온 아이들인 만큼 잘 부탁한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부탁했었다”며 “당시 그분들의 노력과 자원봉사를 위해 방문한 블루엔젤 봉사단 등의 노력에 비하면 제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올바른 입양문화가 정착되게끔 다 함께 노력해주길”
![이수연 씨는 앞으로 우리나라에 올바른 입양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은 반려마루 내 머물고 있는 강아지들의 모습.](https://gnews.gg.go.kr/OP_UPDATA/UP_DATA/_FILEZ/202402/20240223105525882946415.jpg)
이수연 씨는 앞으로 우리나라에 올바른 입양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은 반려마루 내 머물고 있는 강아지들의 모습.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이제는 누구보다 올바른 입양 문화의 정착과 활성화를 바란다는 이수연 씨. 그녀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 입양 문화의 변화와 반려마루 같은 올바른 입양문화 정착지의 홍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먼저 돈을 주고 사는 입양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가된 번식장과 펫샵을 단기간에 없애기는 쉽지 않고 그 범위도 전국적인 만큼 국가적으로 나서서 제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봐요. 아마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제2의 화성시 번식장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기도가 앞장서 엄격한 관리와 노력 부탁드립니다.”
이어 “반려마루가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테마파크인 만큼 입양을 계획하는 보호자들이나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이 더 많이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다”며 “지역소식지나 알림톡,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새로운 소식도 전하고 각종 반려동물 관련 행사도 진행함으로써 반려마루의 필요성과 좋은 사례들이 계속해서 남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자원봉사를 할 때 능동적이고 또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그룹을 만들어 봉사자들 간 정보공유도 하고 새로운 봉사단을 모집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졌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보호자로서 앞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예비 보호자에게 이 말만큼은 전하고 싶다는 이수연 씨.
“반려동물은 완구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떼써서 사줬다는 핑계는 마치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을 때가 있거든요. 반려동물도 감정이 있고 사고를 지닌 존재라는 점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처음 반려견을 입양할 때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두 번째 때는 더 많이 고민했습니다. 평생 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냐는 확신과 책임감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즉흥적으로 입양하지 말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은 소중한 생명임을 가르쳐줘야 잘못된 입양문화가 세습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보호센터의 아이들이 무조건 공격적이고 안 좋다는 편견을 버려주셨으면 좋겠다. 저 또한 반려마루에서 입양을 해왔지만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준다면 누구보다 사랑스러워질 수 있는 아이들”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 반려동물을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화성 번식장과 같이 반려동물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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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①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테마파크, 반려마루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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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③ “유기견도 똑같은 생명, 편견깨고 봐주시길”
[반려동물,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④ “입양은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선택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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