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 학생들은 저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바쁜 시기이기도 한데요. 새학기를 맞은 경기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꿀 같은 정보들을 모아서 소개합니다. |
학창시절, 누구나 꼭 한번은 들렸던 우리들의 아지트 ‘문구점’.
주인아저씨, 아줌마는 매일 아침 준비물들을 비치해 판매하고 하굣길에는 각종 음식을 준비해 반기곤 했었죠. 당시 얼마 안되던 용돈이었지만 준비물을 사고 남은 돈은 그날의 간식비용으로 모두 나가버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와 함께 시대를 함께했던 문구점은 최근 그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저출생, 코로나19, 대기업의 진출 … 위기의 문구점
과거 학생들의 아지트였던 문방구는 최근 조사한 결과 그 수가 8,000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통계청과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만620개였던 전국 문구점은 지난해 무인 문구점을 제외하고 약 8,000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으로 필요한 물건을 소비성향이 더욱 뚜렷해졌고 출산율이 낮아져 학급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는 올해 전국 초등학교 학령인구를 247만3,687명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년 만에 39.9% 줄어든 수치입니다. 5년 뒤인 2029년에는 올해보다 25.97% 감소한 183만1,251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이소 등 대형 생활용품점과 비대면 수업의 활성화도 문구점에게 큰 위협이 됐습니다. 다이소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국 매장이 1,500개를 넘어섰으며 대다수의 물건이 채 5천 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쾌적한 쇼핑까지 가능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등으로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위한 태블릿 등이 보급되자 그나마 사용되던 노트와 연필 등 필기구의 사용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됐습니다. 그렇다보니 필기구를 구매하러 갈 발걸음도 덩달아 줄어들게 됐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무인가게’에서 각종 식품과 소위 말하던 추억의 불량식품은 물론 문구류, 캐릭터 상품까지 판매하고 있어 문구점의 자리는 더욱 위태해지고 있습니다.
추억이 남아있는 문구거리, 팔부자문구거리
수원시 행궁동에는 문구점들이 모여있는 ‘팔부자문구거리’가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수원시 행궁동에는 ‘팔부자문구거리’라고 불리는 문구거리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한곳에 모인 문구점들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최소 20년부터 40년 넘게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동광과학교재사는 팔부자문구거리를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현재 자리를 43년간 지켜온 이 거리의 터줏대감입니다.
현재는 지하 1층부터 3층에 이르기까지 문구와 완구, 장난감, 스티커 등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돼 있는데요. 그 수는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이곳의 사장인 이상분 씨는 과거 문구거리로 유명했지만 학생이 줄어들고 온라인 중심의 소비문화가 정착하자 점점 기운을 잃기 시작했고 과거엔 10곳 정도 되던 문구점들도 현재는 3곳만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엔 학교 준비물을 사러 많이 왔었어요. 연필부터 샤프, 도화지 등이었죠. 근데 요즘 학교에서는 그런 준비물을 지급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그 발길도 줄어들었는데, 다른 물건들도 이제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 예전만큼 방문하는 사람이 없어졌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의 발달이 문구점을 쇠퇴로 이끌게 된 거죠.”
팔부자문구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분 씨는 최근 젊은 사람들이 옛 추억이 담긴 장난감 등을 사러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제는 문구점이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문구점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어렸을 적 사지 못했던 장난감을 찾으러 오는 발걸음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상분 씨는 “방문자가 예전만하진 못하지만 매주 토요일이 되면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방문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아마 어렸을 적 사지 못했던 또는 추억이 남아있는 장난감이나 물건들을 구경하러 오는 듯 하다”며 “그중엔 되려 비싸게 되팔 수 있는 물건들도 있어 특정 상품을 찾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도 우린 정가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문구점 사업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곳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5년 동안 설득해 왔다는 이상분 씨. 이제 그녀의 곁에는 든든한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열심히 일손을 돕고 있었습니다.
이상분 씨는 “아들이 2대 사장으로 이곳을 물려받는다고 결정해 줘 너무나 다행이고 기뻤다”며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추억과 물건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운영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챔피온문구완구를 운영하는 권영자 씨는 팔부자문구거리에서 2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팔부자문구거리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또 하나의 가게가 있습니다. 바로 ‘챔피온 문구완구’입니다.
이곳도 현 자리에서 20년 동안 문구점을 운영해 온 가게입니다. 이곳의 사장인 권영자 씨는 이곳에 있는 물품도 최소 1만 개가 넘는다고 소개했습니다.
“예전엔 학기 초 계절마다 물품이 잘 나갔어요. 주로 노트나 실내화, 필기구 등 준비물 위주로 판매됐었죠. 그 외에는 여기가 도매상이다 보니까 문구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로 방문했고 지금도 그런 편이죠. 그러다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그 피해를 직격으로 맞이하게 됐어요. 납품할 곳도 줄어들어서 힘든 상황인데, 여기도 본래 여러 문구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겨우 3곳만 남아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요.”
남은 문구점도 과거에 비해선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가게가 아닌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입장으로는 그 비용도 부담이 돼 폐업을 생각하기 마련이라고.
권영자 씨는 “올해 1월 폐업한 문구점은 3년 전부터 물건을 털어내며 그 준비를 해왔다고 하더라”며 “ 최근엔 출산율도 떨어져 예전처럼 학생 수도 많지 않고 방학이 길어져서 쉬는 날도 많아지니 영업일도 덩달아 줄어들게 됐다. 현재 남아있는 곳들은 자신의 가게인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권영자 씨는 젊은 사람들이 옛 물건을 찾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
이어 권영자 씨는 그나마 최근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옛 물건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져 아예 발걸음이 끊긴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 오래된 상품들을 문의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진즉 단종된 상품부터 유명 캐릭터가 들어간 상품들을 찾는데, 주로 7~90년대를 풍미했던 캐릭터 상품을 찾더라고요. 이외에도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들의 상품이나 캐릭터 상품들을 찾는 경우도 있어 그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 유행 주기가 너무 짧아 자칫 잘못하면 악성재고로 쌓이기도 해요. 예전처럼 그 유행이 오래 이어져 계속 해서 상품이 나가는 일은 거의 없게 됐죠.”
팔부자문구거리와 함께 즐기면 좋을 장소는?
팔부자문구거리 근처에는 화성행궁과 같은 명소와 수원통닭거리 등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들도 있다. ⓒ 경기도청,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한국관광콘텐츠랩 출처
팔부자문구거리 근처에는 방문하면 좋은 장소들도 많이 있습니다.
먼저 화성행궁입니다. 화성행궁은 한국의 행궁(왕이 궁궐을 벗어나 머무는 곳)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웠던 곳으로, 수원 화성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수원에 오면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큼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행궁 앞 광장은 지난 2008년 수원시의 화성행궁앞 광장조성사업을 통해 재탄생한 곳으로 광장 안에는 신풍교와 홍살문, 명당수 등이 복원되어 있으며 특히 전통 방식으로 조경을 식재하여 화성행궁과 어우러진 문화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화성 인근에 있는 방화수류정도 빼놓을 수 없는 핫플레이스입니다. 방화수류정은 1794년(정조 18년), 화성 동북쪽 요충지에 군사지휘소로 세운 동북각루의 별칭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곳은 젊은 세대들이 감성 사진을 찍는 피크닉 장소로 통하는데요. 봄이 되면 흩날리는 꽃잎 속 한폭에 그림이 완성되는 건 덤입니다. 어둠이 내리고 성벽을 따라 조명이 켜지면 또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행궁동벽화마을은 행궁동의 주민과 시민단체,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벽화를 그리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명소입니다. 이 골목은 수원천에서부터 행궁동까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벽화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특히 ‘사랑하다 길’, ‘처음 아침길’, ‘뒤로 가는 길’, ‘로맨스 길’ 등 6개의 테마 길이 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이곳에서도 맛집을 안 가볼 수 없는데요. 먼저 수원하면 떠오르는 ‘수원통닭거리’입니다.
15곳의 통닭가게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한 영화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이라는 메뉴로 주목받아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게 됐는데요. 이곳에 있는 가게들은 대부분 가마솥에 조리해 옛날식 통닭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내외국인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통닭거리는 오늘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수원통닭거리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있는 지동시장에는 순대타운이 있는데요. 흡사 서울 대림동 순대타운을 생각나게 하는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또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가게마다 친절하고 맛있는 순대 요리들을 맛볼 수 있으며,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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