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토요일, ‘부천아트벙커 B39’에 방문하였다. ⓒ 김주혜 기자
기자는 3월 30일 토요일,
‘부천아트벙커 B39’에 방문하였다. 이곳은 과거에는
부천 시민들이 배출한 쓰레기가 모이던 소각장이었지만, 지금은 부천의 문화 예술 플랫폼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지금은 과거 쓰레기 소각장이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각종 전시와 문화 예술 공연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1층에는 카페가 있어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고 있기도 하다.
‘부천아트벙커 B39’에서는 3월 8일부터 31일까지
‘Trace Fractal(흔적의 프랙탈)’이라는 무료 전시가 열렸다. 특히 전시가 끝나기 전 이틀인 3월 30일에는 3회에 걸쳐 전시 연계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기자는 3월 30일 오후 4시 공연을 사전 예약하여 관람했다.
부천 아트 벙커 B39에서는 ‘Trace Fractal(흔적의 프랙탈)’전시와 공연이 열렸다. ⓒ 김주혜 기자
‘흔적의 프랙탈(Trace Fractal)은 설치 작가 오순미와 버티컬 댄스팀 써드네이처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멀티미디어홀과 벙커라는 연결된 장소에서 시간성과 공간성을 가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프로젝트이다.
공연 설명 자료에는 ‘무한한 공간 속의 유한한 존재인 우리는 언젠가 소멸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재탄생한다. 관람객들은 이 우주적 에너지를 멀티미디어홀에 설치된 <흔적들>과 높이 39m 벙커의 <혼돈의 프랙탈>에서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39m의 ‘벙커 브릿지’ ⓒ 김주혜 기자
전시장으로 입장하면 가장 먼저
‘39m의 ‘벙커 브릿지’가 나온다. 과거 쓰레기를 모아놓던 39m의 벙커 벽면에 설치된 <혼돈의 프렉탈>은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영상과 관객의 움직임으로 혼돈된 공간을 만든다. 이 공간에서는 관람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분석해 입력받은 정보로 무한대 그래픽으로 변환시켜 본인 스스로 만들어낸 공간(소우주)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내가 낸 큰 소리에 따라 벽면의 아름다운 영상이 바뀌는데, 마치 우주의 오로라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벙커브릿지를 지나 ‘멀티미디어홀’로 들어가면 거대한 영상 전시가 나온다. ⓒ 김주혜 기자
벙커 브릿지를 지나 ‘멀티미디어홀’로 들어가면
<흔적들>이라는 영상 전시가 나온다. <흔적들>은 4면의 거울과 4개의 통로로 이루어진 8각 형태이다. 내부는 거울들이 반사를 거듭하여 공간의 넓이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무한한 공간이 된다. 거울에 새겨진 발바닥은 인간의 제일 하찮은 부분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관람자의 실시간 소리에 반응해 벽에 투영된 영상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우리의 그림자가 벽면 영상의 거대한 그림자로 비치기도 하고 영상의 색깔도 계속해서 바뀌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시 연계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멀티미디어홀에서부터 시작하였다. ⓒ 김주혜 기자
멀티미디어홀에서 시작된 전시 연계 공연은 예술가가 과거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바닥에 눕기도 하는 등 여러 몸짓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처음에는 1명의 댄서가 관람객에게 다가가며 관객과 소통했다.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2명, 3명으로 점점 댄서 수가 많아졌다. 8각 형태의 전시물을 이용해 3명의 댄서들은 다양한 몸짓을 보여주며 생명력에 대해 표현했다. 관람객 모두 숨을 죽이고 댄서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멀티미디어홀에서 39m의 벙커로 와이어를 메고 이동하는 댄서의 모습이 아슬아슬하다. ⓒ 김주혜 기자
댄서들이 천천히 39m의 벙커로 와이어를 메고 넘어갈 준비를 하는 모습이 매우 아슬아슬했다. 한 의 댄서는 와이어 외줄을 타고 깊고 깊은 공간으로 이동하는 작은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 소멸된 텅 빈 곳에 한 사람이 놓여 있는 것이다. 관객들도 댄서를 따라 멀티미디어홀을 나갔다. 댄서는 39m 벙커에서 있을 공연을 준비하고 관객들은 39m 벙커의 바닥으로 천천히 내려가 공연을 감상할 준비를 했다.
이후, 39m의 벙커 밑 의자에 앉아 댄서들의 공연을 계속 관람하였다. 한 댄서가 와이어와 줄에만 의지하며 여러 난이도 높은 동작을 하며 밑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39m의 벙커벽에서 와이어를 타고 벽을 기거나 뛰는 댄서들의 움직임은 우주에서의 무중력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 김주혜 기자
이어 39m 높이의 외벽 꼭대기에서 두 명의 무용수가 서로 반대 방향에서 내려오고 올라가 만나게 된다. 설명에 의하면 이는 물질적인 세계관과 정신적인 세계관을 의미하고, 두 세계가 충동하며
<우주의 프렉탈>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중력(현실 세계)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두 댄서는 벽을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덤블링을 하기도 하였다. 영상 전시와 함께 두 댄서의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몸집은 마치 우주 공간을 보는 신비로움을 선사하였다.
공연이 끝난 후 두려움을 극복한 댄서들에게 관람객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와 공연은 3월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부천아트벙커 B39’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전시와 공연을 끊임없이 계획하고 제공하고 있다.
과거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공간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제공되고 있으니 방문해서 전시도 즐겨보고 좋은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 부천아트벙커 B39
- 운영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 위치 :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작로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