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인 9월, 미술의 매력에 한번 빠져 볼까요? 경기도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미술관 6곳을 소개합니다. |
우리가 길을 걷다 보면 종종 눈에 띄는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건축물 중 모종의 사유로 오랫동안 방치돼 흉물로 변해버린 모습인데요. 이런 모습은 사람들에게 하여금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줘 그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성시에는 자칫 흉물이 될 뻔한 건물에서 문화와 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미술관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소다미술관’입니다.
방치됐던 폐건물에서 문화예술 재생공간으로 대변신
소다미술관은 화성시 최초 사립 미술관으로서 오랫동안 방치된 짓다 만 건물을 디자인·건축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문화 예술 재생 공간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소다미술관은 화성시 최초 사립 미술관으로서 오랫동안 방치된 짓다 만 건물을 디자인·건축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문화 예술 재생 공간입니다.
사실 이 건물은 십수 년 지연된 도시개발사업과 경기침체로 비워진 안녕동 지역에서 공사가 중단되어 철거 위기에 놓여있던 대형 찜질방이었는데요.
이후 기존의 건물을 포함해 지역 활성화가 이뤄지면서 소다미술관으로의 변신이 시작됐습니다.
소다미술관은 기존의 골조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찜질방의 구조를 살린 내외부 콘크리트 박스와 컨테이너 박스로 구성된 각각의 ‘방’을 다양한 예술‧문화 컨텐츠로 담아내는 ‘캔버스’를 해석해 만들어졌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소다미술관은 기존의 골조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찜질방의 구조를 살린 내외부 콘크리트 박스와 컨테이너 박스로 구성된 각각의 ‘방’을 다양한 예술‧문화 컨텐츠로 담아내는 ‘캔버스’를 해석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경제성, 확장성, 이동성을 고려한 화물 컨테이너는 기존 콘크리트 건물과 조화와 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유지할 뿐 아니라 추후 미술관 확장과 도시적 콘텐츠 확산을 염두에 두어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공간을 몇 개 소개하면 먼저 ‘바스갤러리(Bath Gallery)’는 목욕탕의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메인 실내 전시 공간으로 불규칙한 단차와 마감을 하지 않은 콘크리트 구조물과 미술관의 화이트 벽면이 건축물의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지붕 없는 야외갤러리(Roofless Gallery)’는 찜질방의 ‘방`이 가지는 건축물의 아이덴티티를 주목하고 각각의 방이 건축적 캔버스로 지칭하여 지붕 없이 하늘을 그대로 보이게 한 독특한 외부 전시공간입니다.
‘아트테이터(ARTtainer)’는 건축물 외부와 상부에 화물컨테이너를 덧대어 수직적 수평적 동선을 추가해 교육, 전시, 세미나, 상점 등으로 활용되는 유연한 공간입니다.
이처럼 폐허로 변할뻔한 건축 공간을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승화시켜 색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한 곳이 바로 이곳 ’소다미술관‘입니다.
소다미술관에서 즐기는 세 가지 전시
현재 소다미술관에서는 총 3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야외 오픈 갤러리에서 4팀의 젊은 디자이너와 함께한 프로젝트 전시 ‘영감의 자리: The glory of being alone’를 선보이고 있다. ⓒ 소다미술관 출처
그중 먼저 소개할 전시는 바로 ‘영감의 자리: The glory of being alone’입니다.
소다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야외 오픈 갤러리에서 4팀의 젊은 디자이너와 함께한 프로젝트 전시 ‘영감의 자리: The glory of being alone’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영감의 자리’는 물리적인 고립이면서 동시에 자발적 고독을 통한 온전한 자신만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소다미술관이 마련한 영감의 자리는 바로 ‘의자’입니다. 의자는 단순한 가구를 넘어, 인간의 삶과 연관된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그것은 앉는 사람의 신체적 편안함을 충족시키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아와 공간을 정의하는 상징적 사물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앉는 순간 자신만의 고유한 공간을 형성하는 의자를 넓은 자연 속에 놓게 되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어냈습니다.
김영광 작가의 ‘모체 2(Matrix 2)’는 태아를 품은 모체의 자궁을 표현하고 있으며 즉흥적이고 거친 망치질로 알루미늄을 두드려 인체의 과장된 모습들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 경기뉴스광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김영광 작가의 ‘모체 2(Matrix 2)’가 있습니다.
모체 2(matrix 2)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태아를 품은 모체의 자궁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작가는 전통적인 금속공예에서 사용되는 정교한 망치질 기법과 달리, 즉흥적이고 거친 망치질로 알루미늄을 두드려 인체의 과장된 모습들을 형상화했습니다.
의자의 앉는 자리는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내부로 들어가며 단단하게 신체를 감싸고 있는데요. 관객이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던 가장 안전한 순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모습은 모든 인간이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출발한다는 당연하면서도 낯선 사실을 인지시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2024년 가을을 맞이해 미술관의 첫 시작을 함께했던 설치 작가 노순천, 이은선, 최성임과 다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미술관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는 전시 ‘안녕! 소다: Everyday for 10 years’를 선보이고 있다. ⓒ 소다미술관 출처
두 번째 전시로는 ‘안녕! 소다: Everyday for 10 years’가 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2024년 가을을 맞이해 미술관의 첫 시작을 함께했던 설치 작가 노순천, 이은선, 최성임과 다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미술관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는 전시 ‘안녕! 소다: Everyday for 10 years’를 마련했습니다.
10년을 맞이한 소다미술관의 공간은 모두에게 개방됐는데요. 작가들은 개방된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설치 작품을 통해 장소와 관객이 특별하게 만날 수 있는 경험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세 명의 작가가 주는 선물 같은 공간은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들을 만들며 미술관 깊숙이 관객의 걸음을 이끌고 있습니다. 일상의 속도와 다른 움직임으로 미술관을 소요하다 보면, 관객은 어느 때보다 빛나는 오늘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최성임 작가는 실내 바스 갤러리에 금박, 비즈, 비닐 등 얇고 무른 재료들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최성임 작가의 황금방, 은빛방 그리고 해가 지는 방.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대표적으로 최성임 작가는 실내 바스 갤러리에 금박, 비즈, 비닐 등 얇고 무른 재료들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는데요. 작가의 시간으로 쌓인 작품들은 공간 안에 배어들어 빛을 발합니다. 빛은 과거 목욕탕의 구조 안에서 물빛을 재현하며 관객을 정화해 주고 있습니다.
작가가 공간에서 주목한 것은 과거 목욕탕이라는 쓰임새입니다. 작품을 통해 목욕탕에 흘렀을 맑은 물빛을 재현하며, 빛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물빛을 이루는 작품들은 해와 달, 따뜻함과 차가움, 삶과 죽음 등을 교차하며 공간 안에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입력하세요’는 예술의 개념을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시민의 일상으로 들어가기 위한 <도시는 미술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 소다미술관 출처
‘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입력하세요’도 현재 전시되고 있습니다.
‘Hello, world!_당신의 목소리를 입력하세요’는 예술의 개념을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시민의 일상으로 들어가기 위한 <도시는 미술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다미술관 담을 넘어 야외 공간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3명의 건축가, 디자이너가 참여해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전시품을 조립과 해체가 가능한 ’파빌리온‘으로 제작, 열린 구조의 형태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에스오에이피 권순엽 건축가의 ’언노운(Unknown)‘은 가설재를 X로 교차한 긴 터널의 파빌리온을 제시함으로써 게시대의 역할과 공간 경험의 기회를 동시에 주는 것이 특징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에스오에이피 권순엽 건축가의 ’언노운(Unknown)‘이 있습니다.
권순엽 건축가는 가설재를 X로 교차한 긴 터널의 파빌리온을 제시하는데요. 이를 통해 텍스트를 담는 게시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관객에게 공간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객은 텍스트로 시야가 차단된 가설재를 통과해 선명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Unknown, 언노운’이라는 이름의 파빌리온은 미지의 세상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혼돈과 불확실성, 하지만 그로 인해 호기심 가득하고 가슴 뛰는 세상을 만나게 되는 삶의 과정을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술관에는 내부, 야외에서 음료를 즐겨볼 수 있는 ’카페소다‘도 있습니다.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소다미술관, 다양한 전시를 느껴보고 싶다면 소다미술관으로 떠나보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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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미술의 맛’] ②용인 뮤지엄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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