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혼자 또는 더불어 걸어볼 만한 경기도의 명품 길을 직접 걸어봤습니다. |
산책할 때 그 풍경이 숲이나 바다 또는 이 둘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는 산책길이 될 것이다. 그런 요소를 모두 갖춘 곳이 있다. 바로 ‘김포 염하강 철책길’이다. ⓒ 경기뉴스광장
길을 걸으며 탁 트인 풍경을 보는 것만큼 힐링이 되는 일은 없죠. 그 풍경이 숲이나 바다 또는 이 둘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는 산책길이 될텐데요.
오늘 소개할 이 길은 숲과 바다 모두를 품은 곳으로 특히 조선시대의 유적지부터 북한과 인접해 조성된 철책까지 다양한 환경을 만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또 평화누리길로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한데요. 바로 ‘김포 염하강 철책길’입니다.
평화누리길 1코스 ‘김포 염하강 철책길’
평화누리길은 2010년 경기도가 비무장지대(DMZ) 일원 고양, 김포, 파주, 연천에 조성한 대한민국 최북단의 대표적인 걷기 길이다. 그중 김포 염하강 철책길은 평화누리길 1코스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 경기뉴스광장
평화누리길은 2010년 경기도가 비무장지대(DMZ) 일원 고양, 김포, 파주, 연천에 조성한 대한민국 최북단의 대표적인 걷기 길입니다.
총 12개의 코스, 189㎞로 구성된 평화누리길은 다양한 유적들과 길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데요. 각 코스는 15km 내외로 구성되었으며, 한 코스를 걷는 데는 약 4~5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때 각 코스의 이름은 길의 특성을 본떠 지어졌답니다.
12개의 코스를 모두 완주한 사람에게는 소정의 기념품도 지급됩니다. 올댓스탬프 앱을 통해 평화누리길 완주를 인증하는 사람들에게만 지급되니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앱과 함께 걸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오늘 소개할 김포 염하강 철책길은 김포 염하강을 배경으로 이뤄진 철책길이자 평화누리 1코스로 평화누리길의 시작을 알리는 곳인데요. 대명항부터 문수산성 남문까지 이어진 코스의 길이는 총 14㎞에 이릅니다.
철책선을 따라 분단의 현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빼어난 자연 풍광과 역사의 한 페이지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평화누리길 1코스는 한국관광공사 ‘비대면 여행지 100선’에 선정되는 등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철책길에서 만나는 옛 시대의 흔적들
염하강 철책길은 김포함상공원 근처에 있는 대명항으로부터 시작된다. 철책길 초입부터 눈에 들어오는 건 염하강과 강너머 강화도 그리고 이를 막고 있는 철책들이다. 길 중간에는 마을미술프로젝트로 조성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염하강 철책길은 김포함상공원 근처에 있는 대명항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대명항은 김포시의 유일한 어항으로 100여 척의 어선들이 연안어업을 하고, 어판장에서 직접 해산물을 판매하는 김포 유일의 지방 어항입니다.
대명항에 들어서면 바닷물결을 형상화한 평화누리길 간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을 통과하면 김포시 마스코트가 반갑게 맞이하는 평화누리 1코스 입구에 들어서게 됩니다.
길 초입부터 눈에 들어오는 건 염하강과 강너머 강화도 그리고 이를 막고 있는 철책들인데요. 자연이 만든 모습과 인간이 만든 철책의 조화는 새로운 느낌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또한, 길 중간마다 마을미술프로젝트로 조성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포 염하강 철책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유적지는 덕포진, 파수청 그리고 손돌묘다. ⓒ 경기뉴스광장
길을 쭉 걷다 보면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유적지는 바로 ‘덕포진’입니다.
덕포진은 사적 292호로 조선시대 강화의 초지진 덕진진과 함께 강화해협을 통해 한양으로 진입하려 했던 외세의 침공을 막았던 최전선의 방어 시설입니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는 바다를 통해 한양으로 향한 배를 공격했던 3곳의 포대가 이어지는데요.
첫 번째는 ‘가’ 포대입니다. 가포대는 총 7개의 포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화 초지진과 덕진진의 남장포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나’포대는 총 5개의 포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화 초지진과 덕진진의 남장포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다’포대는 총 3개의 포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화 덕진진의 낭장포대를 향하고 있는데요. 위 포대들 모두 나무 거푸 지붕과 기와지붕으로 덮여있어 역사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덕포진의 마지막은 ‘파수청’으로 마무리됩니다. 포대 끝자락에 있던 건물로 포병을 지휘하고 각 포대로 보낼 불씨를 보관하던 장소로 추정되는 곳인데요. 1980년 발굴 당시 건물 중심부에 설치된 화덕 자리와 함께 주춧돌, 포와 포탄, 조선시대의 화폐인 상평통보 등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2023년에 추가 발골 조사 등 고증을 거쳐 2024년에 복원됐습니다.
참고로 덕포진은 문화재 시설로 포대 윗길 통행을 금지하고 있으니 걸을 때 꼭 주의하시기를 바랍니다.
파수청을 지나 윗길에는 ‘손돌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려 시절 몽골의 침입으로 인해 강화도로 피난을 가던 왕을 모신 손돌이라는 뱃사공의 묘인데요. 당시 손돌은 왕이 강화도로 안전하게 건너가게 하기 위해 도왔으나 이를 의심한 왕은 손돌을 처형시켰다고 합니다. 죽기 직전 손돌은 바가지를 띄워 이를 따라가라고 첨언했다고 하죠. 하지만 이 길이 진짜였음을 안 왕은 이를 후회하고 손돌을 기리는 묘와 사당을 지어 그를 기렸다고 전해집니다. 사당은 일제강점기 때 소실됐으며 현재 그 자리엔 묘와 비석이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손돌묘를 떠나 본격적으로 철책을 따라 길을 나서봅니다.
철책 따라 바다 따라 걷는 산책길
철책길은 해병대에서 사용하던 군 순찰로로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익숙할 법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 철책길을 따라 가다보면 옛 포구였던 덕포를 시작해 부래도, 쇄암리를 거쳐갈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본래 이 철책길은 해병대에서 사용하던 군 순찰로였습니다. 그 때문에 군대를 다녀온 남성분들이라면 과거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드는 추억의(?) 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 평지로 이어지는 후반부 길까지는 철책을 끼고 작은 언덕들을 넘어가야 해서 생각보다 체력 소모도 꽤 된답니다.
순찰하듯 철책을 따라 길을 걷다 보면 ‘덕포’에 도착하게 됩니다. 본래 부래도 안쪽에 있었던 포구로써 현재는 원위치에서 북쪽으로 약 200미터 올라간 지점의 군사지역 안에서 제한적인 어로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때 철책 너머로는 한 외딴 섬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부래도’입니다. 부래도는 병인양요 당시 전초기지로도 사용된 곳으로 현재는 철책 때문에 철새들만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답니다.
덕포를 지나 길을 걷다 보면 마을로 이어지게 되고, 축사와 공장을 지나면 다시금 산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산의 정기를 받으며 발길을 이어가 도착하게 되는 곳은 바로 ‘쇄암리’입니다.
옛 군 초소와 벤치가 함께 자리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염하강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길을 따라 가다보면 주변이 탁 트인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염하강을 한눈에 조망하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 경기뉴스광장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금 철책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면 탁 트인 염하강의 전경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특히 이곳엔 멀리 염하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망원경도 비치되어 있답니다. 이 길을 쭉 이어가다 보면 계단이 나오고 저 멀리 이어진 평지길이 나옵니다. 여기까지 오셨다면 이제 1코스의 절반가량을 지나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평지로 이뤄진 이 길은 넓은 염하강을 한눈에 보기 안성맞춤입니다. 게다가 이젠 앞서 오가던 언덕길도 몇 없어 상대적으로 난이도도 쉬워지기도 하죠. 중간에는 쇄암리쉼터도 있어, 한숨 돌리기도 제격입니다.
원머루나루와 평화정류소 등을 지나 한 두번 언덕을 넘다보면 문수산성남문까지 이어지는 직진코스가 나온다. ⓒ 경기뉴스광장
1코스의 종점인 문수산성남문이 5㎞가량 남았을 때 도착하는 곳은 바로 ‘원머루나루’입니다.
본래 강화도와 화도를 오가던 나루터였던 이곳은 현재에도 운영 중인 것으로 보이는 배들이 정박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원머루나루를 통과해 이후 도착하게 되는 곳은 바로 ‘평화정류소’입니다. 남북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곳으로 길을 걷는 여행자들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1코스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평화정류소를 지나 해병대 훈련기지를 넘어 언덕을 한번 넘게 된다면 문수산성남문까지는 직진만이 남았습니다.
염하강 철책길의 마지막 부근에는 강화도로 넘어갈 수 있는 ‘DMZ 평화의 길’과 전망대, 그리고 문수산성 남문을 만나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염하강의 긴 강물처럼 쭉 이어진 평화누리길을 걸어온 여행자들에게 보이는 장소는 바로 ‘DMZ 평화의 길’입니다.
강화도로 연결되는 이 다리는 자전거와 도보로만 건너가게끔 되어 있으며, 옆에는 근방을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도 함께 설치돼있습니다.
이제 이곳을 지나 강화대교 아래를 통과하면 멀리 문수산성 남문이 보입니다. 그길로 직행해 차도를 따라 약간의 오르막길을 걸으면 평화누리 2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문과 함께 1코스는 마무리됩니다.
이 근처에는 문수산성 남문으로 가는 언덕도 있어, 추가적으로 문수산성을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철책을 따라 분단의 현실을 느끼고 또 자연을 만끽해 볼 수 있는 김포 염하강 철책길. 바람 따라 바다 따라 거닐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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