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가을을 맞아 궁능유산의 전통수목 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국가유산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자 오는 11월 30일까지 조선왕릉 숲길 9개소를 개방합니다. 그중 경기도내 파주 삼릉 ‘영릉~순릉 작은 연못 및 공릉 능침 북측 숲길’, 구리 동구릉 ‘휘릉~원릉 및 경릉~자연학습장 숲길’, 남양주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 사릉 ‘능침 뒤 소나무길’을 직접 걸어봤습니다. |
떠나가는 가을을 조금이나마 붙잡을 수 있는 곳으로 남양주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 사릉 ‘능침 뒤 소나무길’을 추천한다. ⓒ 경기뉴스광장
어느덧 가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가는 가을을 조금이나마 붙잡을 수 있는 곳은 역시 숲이겠죠. 오늘 소개할 곳은 2021년 처음 개방한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과 2019년 처음 개방한 사릉 능침 뒤 소나무길입니다.
남양주에서 만나는 두 능
릉은 조광선 7대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이며, 사릉은 조선 6대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의 능이다. 이중 광릉은 현재 정비 공사 중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경기뉴스광장
광릉은 조선 7대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입니다. 광릉은 같은 능역에 하나의 정자각을 두고 서로 다른 언덕에 능침을 조성한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의 형식으로 조선왕릉 중 최초로 조성된 형식이기도 한데요. 정자각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 언덕(서쪽)이 세조, 오른쪽 언덕(동쪽)이 정희왕후의 능이랍니다.
광릉은 1468년(예종 즉위)에 세조가 세상을 떠나자 현재의 자리에 조성됐습니다. 본래 이 자리는 동래정씨 정창손의 선대묘역이 있던 자리였으나, 광릉이 조성되면서 동래정씨 묘역은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당시 세조는 “내가 죽으면 속히 썩어야 하니 석실과 석곽을 사용하지 말 것이며, 사대석(병풍석)을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하는데요. 이 유언에 따라 능 내부의 방을 석실 대신 회격(灰隔, 석회와 가는 모래, 황토를 섞은 혼합 물질)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왕릉 공사에 드는 비용과 인원을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이 방법은 광릉 이후에 조성된 왕릉에 모두 적용됐습니다.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향로와 어로는 조선시대에는 조성되었으나 현재는 소실되었고, 입구에는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하마비(下馬碑)가 남아 있습니다. 단 광릉은 현재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이니 방문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릉은 조선 6대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의 능입니다. 1521년(중종 16) 정순왕후가 노산군부인(魯山君夫人)의 신분으로 세상을 떠나자, 대군부인의 예로 장례를 치뤘습니다. 묘는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의 시댁 해주 정씨의 집안 묘역인 지금의 자리에 조성하였고, 해주 정씨 집안에서 제사도 지내주었습니다. 그러다 1698년(숙종 24) 정순왕후로 복위되면서 능의 이름을 사릉이라 하고 묘를 왕릉 제도에 맞게 다시 조성하게 됐습니다. 이때 사릉 주변에 있던 해주 정씨 묘역을 옮기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숙종의 명으로 묘들을 그대로 두어 현재까지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광릉과 사릉에서도 제사를 담당했던 ‘재실’과 ‘역사문화관’을 만나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경기뉴스광장
광릉과 사릉에서도 제사를 담당했던 ‘재실’과 ‘역사문화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나무, 복자나무 등 왕릉별 다르게 느껴보는 숲길
광릉의 ‘복자기나무 숲길’은 평탄한 길과 계단으로 이뤄져 있으며, 가을 시기에 때 맞춰 방문하면 단풍에 물들은 복자기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광릉에는 두 가지 숲길이 있습니다. 350m의 짧은 숲길과 1.33㎞의 ‘복자기나무 숲길’이 바로 그 길인데요. 여기서 복자기나무는 한국의 대표적인 단풍나무로, 가을이 되면 예쁜 빨간색으로 물들어 인상적입니다.
현재는 가을의 막바지라 절정의 모습을 만나긴 어려웠는데요. 하지만 떨어져 있는 낙엽들을 통해 아직은 가을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숲길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가을에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잊지 말고 이 길을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복자기숲길은 평탄한 길과 계단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목교를 기점으로 하는 코스는 초반부 경사 구간이라 조금은 힘들 수 있으니 산책 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코스의 난이도가 있을 수 있지만 중간마다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마련돼 있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답니다.
게다가 숲 가운데에 펼쳐져 있는 길을 걷고 있노라면 길고 험해도 ‘이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릉의 ‘능침 뒤 소나무길’은 768m 편도 코스로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 경기뉴스광장
두 번째 사릉의 ‘능침 뒤 소나무길’은 768m 편도 코스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름에 알 수 있듯 무성한 소나무들로 이뤄진 길인만큼 낙엽 없는 황량한 나무 외에도 든든하고 푸릇한 소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이 길은 비교적 짧지만 능침 뒤로 연결돼 있는 길이라 경사가 꽤 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은 힘들 수 있으니 잘 선택해야 합니다.
소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에 절로 힐링이 되는데요. 짧은 코스지만 앉아서 잠시 숲을 느껴볼 수 있도록 벤치도 곳곳에 마련돼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무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정미수묘를 포함한 해주정씨 묘역입니다.
오늘 소개한 두 산책길은 같은 남양주시에 있지만 위치가 꽤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 곳만 선택해서 방문을 하거나 자가용 등을 이용해 방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번주 토요일까지만 만나볼 수 있는 왕릉 산책길. 올가을을 떠나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왕릉 산책길에서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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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숲길 따라] ① 파주 삼릉 ‘능침 북쪽 숲길’, ‘작은 연못 숲길’
[조선왕릉 숲길 따라] ② 구리 동구릉 ‘휘릉~원릉 및 경릉~자연학습장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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