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는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된 숲 7곳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치유와 명상의 숲으로 떠나 볼까요. |
덕고개 당숲은 군포의 8경 중 네 번째로 꼽히며, 1경인 수리산의 남쪽 기슭 갈지호수에서 남덕골로 이어지는 덕고개마을의 조그마한 구릉에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마을에서 가까운 숲에 마을의 수호신을 섬기는 성황당(당집)이 있었고, 이를 둘러싼 숲을 ‘성황림’ ‘당산숲’ ‘당숲’ 등으로 불렀는데요.
당숲은 당집과 함께 근대화 이후 거의 사라졌으며, 도시 인근에서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든 터라 이곳 덕고개 당숲은 민속학적·생태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덕고개 당숲은 군포의 8경 중 네 번째로 꼽히며, 1경인 수리산의 남쪽 기슭 갈지호수에서 남덕골로 이어지는 덕고개마을의 조그마한 구릉에 있습니다. ⓒ 산림청
조선 왕실의 묘역이자 마을 신앙의 중심
덕고개 당숲은 마을의 안녕을 빌던 장소이기도 하지만, 조선 왕실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이곳에는 17세기 말 효종의 넷째 공주인 숙정과 부마인 동평위 정재륜의 묘가 있는데, 이는 이 숲이 원래 조선 왕실의 묘소에 속한 숲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원래 덕고개 당숲은 동래 정씨 문중이 소유하며 관리하다가 1930년대에 일본인에게 매각되어 훼손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조선 왕실의 묘역이자 마을 신앙의 중심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일면서 가까스로 당숲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덕고개 당숲에는 100~300년가량 되는 굴참나무, 갈참나무, 서어나무, 너도밤나무가 각자 세월의 흔적을 겹겹이 두르고 있습니다. ⓒ 산림청
‘군포 4경’과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절경
덕고개 당숲 입구에는 두 아름이 넘는 거대한 굴참나무 두 그루가 수문장처럼 버티고 서 있습니다.
또한 100~300년가량 되는 굴참나무, 갈참나무, 서어나무, 너도밤나무가 각자 세월의 흔적을 겹겹이 두르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모두 줄기가 파이고 뒤틀리고 기울었지만, 오랜 세월 그래왔듯이 무성한 잎으로 당숲을 뒤덮고 있습니다.
특히 당고개 당숲의 가을 풍경은 2004년 군포 4경으로 지정될 만큼 절경입니다. 가을이면 당숲 나무들은 저마다 사연을 노래하듯 노란색, 갈색, 분홍색 잎으로 물들기 때문입니다. 2002년에는 생명의 숲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숲에도 선정되었습니다.
덕고개 당숲의 늙은 나무가 늘어선 구역은 50m 정도밖에 안 되지만 깊고 짙으며 영험합니다. ⓒ 산림청
당숲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군웅제’
당고개 당숲이 단풍으로 물드는 10월 초하루에 당고개마을은 군웅제를 여는데요.
당숲 안쪽의 서어나무 다섯 그루가 늠름하게 둘러싼 곳에 옹기 단지를 짚으로 엮어 감싸서 모셔둔 ‘터줏가리당’이 놓여 있고, 그 주변에 신성한 장소를 나타내는 금줄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이곳 당집에서 터줏가리당에 제사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제를 지내는 방식도 예전 방식을 대부분 그대로 따릅니다. 예전에는 터줏가리 주변의 바위에 올려둔 떡을 먹으면 복을 받는다고 해서 마을 아이들이 밤늦은 시간에 떡을 먹으러 숲으로 다시 올라왔다고 합니다.
군웅제는 마을을 지켜준 오랜 숲과 그 숲을 우러르는 마을 사람들이 공존하는 현장입니다. 덕고개 당숲의 늙은 나무가 늘어선 구역은 50m 정도밖에 안 되지만 깊고 짙으며 영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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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명품숲] ①가평군 잣향기 푸른숲
[경기도 명품숲] ② 수원시 광교산 솔향기숲
[경기도 명품숲] ③ 광주시 남한산성 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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