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장 먼저 가는 사람, 우리는 그들을 ‘선구자’라고 부릅니다. 경기도 정책에도 선구자 역할을 하는 곳이 있는데요. 경기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수행하는 ‘경기도 1호’, 변화가 시작되는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일 년 365일,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양한 이유로 기존 사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인데요.
오랜 기간 돌봄 부담에 일상을 포기했던 그들에게 다시 일상의 행복을 되찾아 준 곳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 파주에 문을 연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 1호,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경기도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해 24시간 1:1 돌봄을 제공하는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 1호를 지난해 12월 17일 파주시에 개소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24시간 1:1 돌봄 제공
“OO님, 잘하셨어요. 이제 멋진 자세를 해볼까요?”
파주시 창곡동길에 위치한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 낮활동 공간. 함께 캐치볼을 주고받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A씨에게 그의 담당 사회복지사가 멋진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한쪽 발을 들어 올려 자세를 취했습니다.
캐치볼에 이어서 XR(확장현실) 양궁에 도전한 A씨는 활시위를 당겨 코 옆에 가져다 놓은 후 터치스크린 속 과녁판을 향해 활시위를 놓았습니다.
몸으로 하는 활동을 좋아하는 A씨는 사회복지사와 함께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수행하며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곳에 입소하기 전 A씨는 심한 도전적 행동으로 기관을 이용할 수 없어 수년간 정신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해야 했는데요.
그러던 중 병원의 소개로 이곳을 알게 된 A씨의 보호자가 입소를 신청,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생활 중입니다.
이곳에서 A씨는 월요일 오전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며 24시간 1:1 돌봄을 받고 있는데요. 이후 주말에는 가정에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 낮활동 공간. 이곳에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 자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지역사회 활동부터 일상생활 훈련까지 맞춤 지원
“낮활동 서비스와 주거 서비스를 24시간 개별 1:1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곳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가정으로 복귀하는 형태죠.”
진우원 경기도최중증발달장애인통합돌봄센터 주거팀장은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에서 지원하는 통합돌봄서비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는 도전적 행동이 심하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에 제약이 있어 기존 사회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던 18세 이상 65세 미만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서비스입니다.
입소인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낮활동 공간에서 생활하며, 지역사회 활동부터 운동,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합니다.
이후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주거 공간에서 머무르는데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설거지, 빨래 등을 지원인과 함께 일상생활 자립에 필요한 활동을 수행합니다.
진우원 팀장은 이 모든 순간을 사회복지사인 지원인이 1:1로 함께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24시간 1:1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입소인의 특성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 주거 공간. 이곳에서 입소인들은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가사 활동 등 일상생활 자립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힘 키우는 게 목표”
“24시간 1:1 돌봄을 진행하면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입소인들의 도전적 행동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는 점이에요. 바로 옆에서 그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면 어떤 상황에서 도전적 행동이 나오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셈이죠.”
진 팀장은 이러한 도전적 행동을 소거 또는 예방하면서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힘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센터의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최중증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지역사회로 나가서 활동하는 게 중요해요. 센터 내부 활동뿐 아니라 외식, 스스로 물품 구입하기 등 외부 활동도 함께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진 팀장은 외부 활동을 진행하면서 보호자의 우려에 비해 도전적 행동이 덜한 입소인들을 보면서 경험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가정에서는 외부 활동 시 갑작스럽게 도전적 행동이 나올 경우 이를 말리다가 더 나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험은 발달장애인과 보호자들을 움츠러들게 하죠. 저희의 경우 도전적 행동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있어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 외부 활동의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진우원 경기도최중증발달장애인통합돌봄센터 주거팀장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힘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센터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이 일상의 행복 누릴 수 있도록 지원”
“드디어 미용실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 경기도최중증발달장애인통합돌봄센터 개소식 현장에서 한 입소인 보호자는 관계자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박건재 경기도최중증발달장애인통합돌봄센터 사무국장은 이 말 한마디가 이 사업을 수행하는 데 굉장히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전했는데요.
“기존에 했던 사업이 아니다 보니 길잡이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드디어 미용실을 갈 수 있게 됐다는 보호자의 한마디가 저희를 울렸어요. 이 사업을 통해 그동안 도전적인 행동으로 늘 거절당했던 분들도 당당하게 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죠. 돌봄 사각지대에서 사소한 일상조차 누릴 수 없었던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일상을 돌려주는 게 저희 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최중증발달장애인통합돌봄센터는 최대 10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센터 입소를 희망하면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와 경기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031-895-6164)를 통해 문의하면 됩니다.
한편, 도는 파주 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수원에 센터 2호를 열고, 운영 기관을 공모해 3호를 추가 개소할 예정입니다.
■ 경기도 최중증발달장애인통합돌봄센터 주요 내용 |
▪이용대상: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과 그 가족 또는 공무원이나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직원이 대신 신청.
단, ①외국에 살거나 외국에 살 권리가 있는 사람 ②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나 방과후활동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 ③일을 하고 있는 사람 (장애인일자리 등) ④취업지원이나 직업재활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 ⑤장애인 거주시설에 사는 사람 ⑥낮에 다른 기관에 다니는 사람(장애인평생교육시설이나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등)의 경우 서비스 이용 불가.
▪신청방법: ①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신청서 제출 ②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집으로 방문해 상담 진행 ③서비스조정위원회에서 심사 진행 후 시·군·구에서 대상자 선정결과 알려 줌(선정결과는 신청 후에 30일 내 나옴) ④‘결정(적합)’으로 결과가 나오면, 서비스 이용 가능, ‘대상제외’로 결과가 나오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음.
※이 서비스는 이용할 수 있는 사람 수가 정해져 있어서, 신청을 못 할 수도 있음.
▪제공 서비스: 월요일 오전부터 금요일 오후 8시까지 24시간 개별 1:1 지원
①자립 생활: 낮활동 지원, 지역사회 활동, 관계 지원 등
②일상생활 훈련: 신체활동, 가사활동, 금전관리, 의사소통, 건강안정, 취침관리 등
③프로그램: 요리활동, 생태활동, 예술활동, 야외활동, 체육활동, 관계활동 등
④가족지원: 가족교육, 가족상담, 휴식지원, 가족자조모임 등
▪문의: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경기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031-895-6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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