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새해 계획은 세우셨습니까.
새해에 책과 친해지는 일은 어떨까요. 우리동네의 가까운 이색책방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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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동에 위치한 ‘그런 의미에서’ 책방의 간판 사진.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수원 행궁동에 입소문 난 동네책방이 있습니다. 수원 화성 행궁에서 도보로 7분 거리에 위치한 ‘그런 의미에서’가 그 주인공입니다. 행궁동 벽화골목의 ‘금보여인숙’ 앞 건물의 3층에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레트로한 실내 분위기가 압권인 책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방의 리누 대표는 “동네책방은 ‘첫 번째 책을 만나기 가장 좋은 공간’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처음 책을 읽는 사람이 책을 시작하기가 되게 어렵다. 그런데 서점에 가서 사장님께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웬만하면 다 해준다. 성심성의껏 (손님에게 책을 추천)해준다”라면서 “다음에 또 이분이 와야 하니까 좋은 책을 해줄 수밖에 없다. 책을 처음 읽을 때, 작은서점에 가면 두 번째, 세 번째 책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런 순기능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3일 리누 대표를 만나기 위해 수원 팔달구 행궁동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수원 행궁동의 명소, ‘동네책방’
수원 ‘그런 의미에서’ 책방의 리누 대표가 자신이 쓴 소설 《올리브 탄피》를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수원 ‘그런 의미에서’는 지난 2021년 인증 받은 ‘경기도 지역서점’입니다. 2021년 2월 수원 영통구 매탄동에서 문을 열고, 지난 2024년 현재의 위치로 이사를 했다고 합니다. 수원 행궁동 명소로 알려진 동네책방입니다.
리누 대표는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는 ‘그런 의미에서’ 책방을 소개하는 한 줄의 문장이다. 이 한 줄의 문장에 의미를 담아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읽는 사람 대부분이 쓰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사람들이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을 해서 책을 만드는 일이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자극이 돼서 그 사람이 또 쓰고, 이런 선순환을 기대해서 이 문장을 소개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리누 대표는 책방을 열기 전에 여행에세이 두 권을 출간했습니다. 특히, 2022년 《올리브 탄피》라는 소설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를 통해 ‘와글와글’ 시리즈(소설), ‘소근소근’ 시리즈(에세이) 등 여러 작가가 참여한 소설집과 에세이집을 기획·출판했습니다.
이처럼 ‘그런 의미에서’는 출판·기획을 겸한 동네책방으로 입소문 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나의 첫 소설 쓰기’, ‘주절주절’(술 마시며 글쓰기), ‘힐링음악 수집 모임-작은 음악집’ 등의 책방 모임도 관심을 끕니다.
리누 대표는 “책방으로 사람들이 책을 읽게 도와주고, 출판사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출판사로서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방의 매력은?
‘그런 의미에서’ 책방을 방문한 손님이 책장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그렇다면, ‘그런 의미에서’ 책방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리누 대표는 “일단 매장이 크다 보니까(30평) 책도 많이 다루고 있다. 주로 시집, 소설집, 에세이집을 다루는 편이다”라고 설명한 후, “공간 특성상, 이 동네(행궁동)가 관광지다 보니 주말이면 100명이 넘게 방문한다. 20~30대 여성 손님이 90%를 차지하고, 수원 외 지역에서 많이 오시는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실내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특히, 레트로한 공간에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기에 인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의 여러 곳에서 ‘그런 의미에서’ 책방을 소개하는 블로그 글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에는 1천여 종의 책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지향하는 책은 책방지기가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었습니다. 그런 책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일반 문학책부터 독립출판 도서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 코너에서는 주얼(1인 출판사 ‘이스트앤드’ 대표) 소설가의 여러 소설집을 비롯해 다양한 독립출판 도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리누 대표가 책장의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책방을 열게 된 배경과 관련, 리누 대표는 “저는 서점을 일찍 연 편이다. 대학 졸업하기 직전인 2020년인데, 그해 4학년이었고 코로나가 터졌다”라면서 “제가 공부한 것은 행사나 축제 기획 쪽인데 코로나로 인해 졸업 후에 (관련 분야) 취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점을 하시는 분이 그만둔다는 말을 듣고 타이밍 좋게 인수하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리누 대표는 “결정적인 이유가 책방을 3년 (정도) 하다가 망해도 서른 살이었다. 책방을 하기 전에는 독립출판으로 책을 두 권 낸 상황이라 (책방 개업에 대해) 쉽게 접근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독립 출판 기획도 관심을 끕니다.
리누 대표는 “책방에 있어 보니 매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온라인 판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한 후, “가능하다면 기획해서 낸 책이 성수기에 여러 동네책방에 입고하여 팔리고, 비수기에 저희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같은 주제로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았다. 장르 구분으로 ‘와글와글’(소설), ‘소근소근’(에세이) 등의 시리즈를 통해 책을 냈다”라면서 “최근에는 ‘와글와글’ 시리즈인 소설집 《어스》(이종혁·홍은화·양단우·주얼·본본 저)가 가장 사랑을 받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리누 대표는 “‘소근소근’ 시리즈 중에 다섯 명의 작가가 쓴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의 모서리를 모두 지웠다》가 관심을 받았다. 작가들이 각자 쓴 글의 첫 문장이 책 제목과 같다. 제가 편집하면서 좋았던 문장이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의 모서리를 모두 지웠다’이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에 따르면, ‘소근소근’은 소박하고 근사한 책을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는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다섯 작가의 수필을 담았습니다. 이번 문장은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의 모서리를 모두 지웠다’이며, 겨울에 어울리는 작가 다섯이 참여했습니다. 모두 시를 쓰거나, 시를 좋아하거나, 시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얀 눈 내린 풍경에서 새어나온 까만 틈을 보는 사람들로, 소복이 쌓인 눈 아래 담긴 짙은 이야기는 남은 겨울에 겨울을 더해준다고 합니다.
책에 관심이 있으시면, 지역의 작은 서점을 찾아주세요!
‘그런 의미에서’ 책방의 입구. 수원 ‘그런 의미에서’는 지난 2021년 인증 받은 ‘경기도 지역서점’이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리누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책방 창업’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리누 대표는 “서울에 있는 스토리지북앤필름 서점 대표님이 제가 아는 분 중에서 유일하게 (책방 창업 콘텐츠 강의를) 하고 계신다. 저는 책방을 운영한 지 4년 정도 됐고, 작은 책방에서 큰 책방으로 넘어오기도 했다”라면서 “출판 등 여러 가지 경험들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 필요한 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컨설팅으로 외부적 활동을 하려고 계획 중이다”라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꾸준히 책을 딴딴하게 판다는 게 중요하다. 제가 신경을 쓰는 게 음료와 책 판매 매출인데, 가능한 책을 더 많이 팔려고 한다. 일부러 음료 쪽은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가리고 있다. 그런 식으로 책을 더 딴딴하게 팔고 싶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리누 대표는 “지난해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많은 분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 뒤로 손님이 정말 많이 늘었다”라면서 “책에 관심이 생기신 분이 있다면, 지역의 작은 서점을 방문해달라. 지역의 작은 서점에서도 꿋꿋하게 책을 잘 선별해 가지고 있으니 가셔서 책을 구매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 이용 안내
-월~일요일 13:00~20:00
● 오시는 길/문의처
주소: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72번길 12. 3층(북수동)
전화: 0507-1314-7898
SNS : 인스타그램 2nd_his_meaning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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