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전국 최고 온도는 35℃. 계속되는 무더위에 시원한 곳을 찾게 됩니다. 올해 여름은 유독 갑작스러웠습니다. 빠른 열대야 시작과 마른장마,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은 곳곳에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온은 오르고 날씨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데요. 쉽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던 여름 여행도, 날씨 앞에선 망설여지게 됩니다.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흔들리지 않는 여행’이란 주제로 경기도 내 여행지를 좇아봤습니다.

폐벽돌공장이 예술문화 공간…‘연천 은대리 문화벽돌공장’






연천군 은대리 문화벽돌공장은 1988년부터 실제 벽돌을 생산하던 공장이었습니다. 10여 년간 운영되던 공장이 폐업 후 오래도록 방치되었다가 2025년 7월 예술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당시의 모습을 대변하듯 건물 옆에는 높은 굴뚝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내부 역시 옛 벽돌공장의 흔적을 곳곳에 남겨두었다. 붉은벽돌 벽을 살려서 작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바닥 일부에도 당시의 모습을 남겨두고 그 위에 강화유리를 깔았습니다.

약 600평 규모의 전시장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뉩니다. 절반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고 나머지 절반은 벽돌 공장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라키비움’입니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을 뜻합니다. 라키비움 중심에는 열차처럼 기다란 가마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뜨거운 열기를 간직한 채 전시관의 중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빛바랜 작업 노트와 서류들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고 공장 노동자들의 푸른 작업복과 낡은 신발은 고단했던 삶의 무게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진흙이 벽돌이 되고, 벽돌이 집이 되고, 집이 누군가의 삶을 만들었던 순환이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공간입니다. 운영시간은 10:00~17:30이며, 매주 월요일 휴무입니다. 이용 요금은 무료입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평화로940번길 72-27
문의 및 안내: 031-832-1995

도심과 자연이 맞닿은 곳…수원 ‘일월수목원’






보통 수목원 하면 깊은 숲속에 위치해 있는데요. 수원 일월수목원은 이와 반대로, 아파트와 대학교가 인접한 도심 한복판, 생각지 못한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수목원 안에 들어설 때까지는 그 가치를 알아채기 어렵다고 합니다.

일월수목원 입구라고 할 수 있는 붉은 건물은 방문자센터입니다. 로비에 들어서면 전면 통유리를 통해 수목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야말로 뷰 맛집입니다. 목가적인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물이 매우 낭만적이라 이때는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로비 한쪽에는 테라리움을 닮은 원형 식물 존이 있습니다. 천장의 햇빛을 고스란히 받는 곳이라 ‘햇빛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안에는 다양한 고사릿과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한편에 커다란 고목 하나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원래 수원 매산초등학교에 있던 네군도단풍 나무입니다. 수령이 100년에 가까웠던 나무는 긴 세월과 모진 비바람을 견디다 쓰러졌고 이후 몸통 일부를 이곳으로 옮겨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합니다.

방문자센터를 나서면 본격적인 수목원이 시작됩니다. 초지원, 침엽수원, 습지원, 잔디마당 등 다양한 테마로 꾸민 정원이 펼쳐지며 걷는 재미를 더하는데요.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전시온실.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곳입니다.

수목원 곳곳에는 물이 흐르고 숲과 나무 사이에는 파라솔과 의자들이 놓여 있어 유유자적 산책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시간은 09:30~17:30이며, 매주 월요일 휴무입니다. 이용 요금은 성인 4,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 등입니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일월로 61
문의 및 안내: 031-369-2380

기품 있는 전통찻집…‘성남 새소리 물소리’






성남 ‘새소리 물소리’는 팥죽과 팥빙수로 유명한 고즈넉한 카페입니다. 100년 된 한옥카페로 입소문 난 곳입니다.

성남시 수정구 오야동은 조선 시대부터 경주 이씨 집성촌이었습니다. ‘새소리 물소리’ 역시 당시부터 경주 이씨 조상이 대대로 살아온 터입니다. 지금의 건물은 1923년에 지은 전통 한옥으로 연못과 정원을 갖춘 정남향 가옥으로, 지난 2024년 3월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카페를 자세히 살펴보면?

출입문 우측에는 삼층 석탑이, 좌측에는 석등이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으며 촘촘한 대나무들이 담장을 대신합니다. 마당으로 들어서면 연못이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합니다. 연못 한쪽에는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중앙에는 석판으로 연결한 다리가 놓여 있어 운치를 더하죠. 바람에 실린 나뭇잎의 속삭임과 나무 위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새소리. 이곳의 이름이 왜 ‘새소리 물소리’인지 이해할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ㄱ(기역)자 모양의 한옥 내부로 들어서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옛 모습을 간직한 여러 개의 방에 낮은 테이블들을 두었고 소반, 주전자, 맷돌 등 다양한 전통 소품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실내에도 작은 연못을 만들어놓아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합니다. 통유리 창도 여러 개라 어느 테이블이든 안기만 하면 고풍스러운 정원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옛 조상들이 한옥의 창밖을 감상하며 ‘풍경을 빌려 온다’라는 의미로 말한 ‘차경’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라고 합니다. 운영시간은 10:00~22:00이며, 이용요금은 쌍화차 13,000원, 대추차 13,000원, 오미자차 13,000원, 팥빙수 15,000원, 단팥죽 15,000원 등입니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오야동 278번지
문의 및 안내: 031-723-7541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안성 서일농원’






안성 일죽면에 자리한 ‘서일농원’은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풍경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소음 하나 없는, 조용한 소도시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농원은 삭막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포근한 위로를 건넨다고 합니다. 농원에 들어서면 정면은 작은 언덕이고 좌우로는 산책로가 펼쳐져 있는데요. 산책로는 농원을 타원형으로 이어주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걷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걷는 동안 양옆으로 펼쳐진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합니다.

넓은 잔디 마당 주변에는 키 높은 소나무가 우뚝 솟아 있기도 하고 양팔을 벌린 느티나무들이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특히 여름이면 가장 빛나는 장소가 바로 ‘용연지’. 둥근 연잎들이 수면을 메우고 연꽃이 하나둘 피어오른 단아한 정취가 이곳에서 피어납니다.

서일농원의 또 다른 매력은 ‘장독대’. 이천 개가 넘는 항아리가 줄지어 놓인 광경은 사람들의 시선을 압도한다고 합니다. 이곳은 대한민국 식품명인인 서분례 선생이 청국장, 된장, 간장 등 각종 발효식품을 직접 관리하는 공간입니다. 행여 비가 오는 날이면 촉촉하게 젖어 든 장독대가 마치 한 편의 수묵화처럼 더욱 깊은 멋을 냅니다.

농원 내의 식당에서는 느린 시간을 착실히 버틴 장독대의 장을 맛있는 요리로 맛볼 수 있습니다. 농원에서 정성스럽게 키운 식자재와 서분례 선생이 빚은 청국장이 주재료인데요. 보글보글 끓여 낸 청국장은 매우 구수해 한여름의 보양식과도 같다고 합니다. 운영시간은 11:30~20:00이며, 매주 월 휴무입니다. 농업 입장은 무료입니다. 식사 요금은 명인청국장, 매운청국장, 마늘청국장, 들깨청국장 16,000원 등입니다.

주소: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금일로 332-17
문의 및 안내: 031-673-3171

정제된 건축물에서 맞이하는 힐링…‘평택 트리비움’






평택 진위면 ‘트리비움’으로 향하는 길은 조금 매력적이라고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곳을 만든 조경건축가 남편과 아로마테라피스트 아내는 현대인들이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진정한 쉼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트리비움을 세웠다고 합니다.

논과 밭 사이를 지나기도 하고 시골 농가 옆을 통과하기도 하는데요. 내비게이션이 엉뚱한 곳을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의아함이 불안함으로 바뀔 즈음 축대 위에 반듯하게 올라선 콘크리트 건물을 만나게 됩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외관이 예사롭지 않은 건축물이기 때문이죠. ‘트리비움’은 라틴어로 ‘학문의 세 갈래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철학적 공간을 꿈꾸는 트리비움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곳은 직선과 면의 공간이다. 반듯한 직선이 교차하며 면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면은 풍경이 되기도 하고, 하늘이 되기도 합니다. 정제된 건축물에는 고요함이 가득합니다. 가끔 바람이 불어와 고요한 공간을 통과할 때면 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바람마저도 트리비움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트리비움 내의 어느 공간을 가든 통창이 있는데, 통창 너머의 쏟아지는 햇살과 푸른 들녘을 바라보는 것도 트리비움에서 맞이하는 행복 중 하나라고 합니다.

트리비움은 카페, 전시장, 명상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00%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전시를 둘러보고 차를 마실 경우 ‘아트&스페이스’를 예약하면 됩니다. ‘요가&명상’ ‘아로마테라피’는 강습 프로그램입니다. 운영 시간은 11:00~17:00이며, 매주 목요일 휴무입니다. 이용요금은 아트 & 스페이스 29,000원, 요가 & 명상 60,000원, 아로마테라피 99,000원 등입니다.

주소: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동천2길 175-4
문의 및 안내: 031-665-0905

사계절 힐링 장소…‘이천 테르메덴’






이천 테르메덴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계절 힐링 장소입니다. 실내와 야외로 나뉜 공간은 각각 다른 매력을 품고 있는데, 실내 풀은 독일식 바데하우스를 모델로 설계돼 유럽식 스파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름 30m에 이르는 풀에선 수영과 마사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중년층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넓은 통창을 통해 비가 오면 촉촉한 풍경을, 맑으면 반짝이는 햇살로 그날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야외 공간으로 나가면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집니다. 대형 물놀이장과 미끄럼틀이 마련된 야외풀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상층부에 마련된 인피니티 풀은 이국적인 느낌으로 눈길을 끌죠. 잔잔하게 출렁이는 물빛과 쏟아지는 햇살. 그 속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해외 최상급 호텔의 인피니티 풀이 부럽지 않다고 합니다.

테르메덴의 가장 큰 장점은 ‘진짜 온천수’. 모든 시설에서 온천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순한 워터파크가 아닌 자연에서 진짜 온천을 즐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는데요. 방문객들은 특히 비가 오는 날을 더욱 좋아한다고 한다고 합니다.

테르메덴은 숙박 시설도 특별합니다.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카라반과 한옥은 휴양과 힐링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숙박권에는 스파이용권이 포함되어 있어서 낮에는 스파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밤에는 숙소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운영시간은 월~금 09:00~19:00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09:00~21:00, 피크 시즌에는 08:00~21:00로 운영됩니다. 이용요금은 풀&스파 종일권 대인 54,000원(성수기 64,000원), 소인 44,000원(성수기 54,000원) 등입니다.

주소: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사실로 984
문의 및 안내: 031-64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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