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이 먼저 시작되는 경기. ⓒ 경기도청
2024년 6월 24일, 평범한 월요일 아침. 경기도 화성의 한 전지공장에서 시작된 화재는 단 15초 만에 시야를 집어삼켰고, 23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특히, 희생자 중 18명이 이주노동자였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깊은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는데요.
역대 화학공장 사고 중 최다 사망자를 낸 비극의 그날, 아리셀 공장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경기도는 화성에서 발생한 전지공장 화재사고 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을 기록한 국내 최초 피해자 중심 종합 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달라>를 발간, 오는 9월 1일부터 시중 서점에서 판매한다. ⓒ 경기도청
형식적인 보고서가 아닌 ‘사람의 언어’로 쓰인 기록
단 15초 만에 23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화성 전지공장 화재사고. 그날의 비극은 왜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경기도의 전지공장 화재사고 종합 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달라>가 9월 1일부터 시중 서점을 통해 판매됩니다.
앞서 도는 화성 전지공장 화재사고 1주기를 맞아 참사의 전말과 원인, 대응 및 정책 전환의 과정을 담은 종합 보고서를 지난 6월 24일 발간한 바 있는데요.
이 보고서는 딱딱한 행정 용어로 쓰인 형식적인 보고서가 아닌 지방정부가 피해자의 목소리로 완성한 국내 최초의 ‘피해자 중심’ 종합 보고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 미리 보는 <눈물까지 통역해달라> |
결국, 출근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은 직원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출구조차 찾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하거나 화염에 휘말려 희생됐다. 화재 발생 후 단 42초 만에 공장 내부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화재 발생 57초 만에 첫 신고 전화가 접수됐지만, 불길은 그보다 더 빠르게 사람들의 퇴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p30
열폭주로 인한 배터리 폭발은 일반 화재 현장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당시 2층 작업장에는 리튬 배터리 3만 5,000여 개가 그야말로 한 곳에 쌓여 있었다. 그곳에 불이 났다니, 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현장도 그랬다. 건물을 녹일 듯한 뜨거운 화염과 하늘로 치솟은 거센 연기도 두려움이었지만, 무엇보다 마치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모두를 공포로 떨게 했다. -p40 |
1부-경기도의 반성, 성찰 그리고 약속
이 책은 두 개의 큰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1부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수습, 제도적 대처까지 경기도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따라가는데요.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한눈에 보는 화재 사고 타임라인. ⓒ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사고 종합 보고서 <눈물까지 통역해달라>
최초 신고자 진술, 목격담, CCTV 자료 등을 토대로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소방재난본부의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담았습니다.
또 리튬 화재에 대한 구조 매뉴얼이 없던 상황에서 경기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지원한 긴급생계비, 현장에 설치된 솔루션 회의, 차별을 넘기 위한 제도적 시도 등 기존 법과 절차에 부딪히고 이를 극복해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도 생생히 수록했는데요.
특히, 경기도가 공식 문서에서 ‘외국인 노동자’ 대신 ‘이주노동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이유 역시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미리 보는 <눈물까지 통역해달라> |
화재 희생자 다수가 이주노동자인 현실을 직시한 경기도는, 피해자에 대한 호칭부터 새롭게 정비했다. 김동연 도지사는 공식 문서와 보도자료, 모든 대외 표현에서 ‘외국인 노동자’ 대신 ‘이주노동자’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용어의 선택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태도와 관점을 반영하는 첫 번째 지점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외국인 노동자’가 거리를 전제하는 행정 용어였다면, ‘이주노동자’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담아내는 명칭이다. -p98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사고는 그 피해의 규모와 성격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대부분의 희생자가 외국 국적자였고, 그들의 유가족 상당수는 해외에 체류 중이었다. 사망자 중 외국인 수가 내국인 수를 넘어선 이 사고는, 기존의 산재 사고 대응 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는 복합적인 과제를 동반했다. 희생자에 대한 보상, 장례 절차, 유족의 입출국 등 그 어떤 것도 단순히 처리될 수 없었다. -p123 |
2부-‘불가피한 비극’이 아닌 ‘구조적 재난’을 진단하다
2부는 사회학자, 법률가, 노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이 사건을 ‘불가피한 비극’이 아닌 ‘구조적 재난’으로 규정하며 진단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왜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만 유독 많이 죽었는가’, ‘왜 공장의 안전관리는 이름조차 확인되지 않은 외주 인력에게 맡겨졌는가’ 등 대형 참사를 초래한 아리셀 공장의 실태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분석했는데요.
더불어 우리 사회의 복잡한 비자 정책과 ‘위험의 외주화, 이주화’로 표현되는 이주노동자 산재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한편, 이민사회국 신설과 산업안전체계 개선 등 현재 진행 중인 경기도의 노력도 함께 담았습니다.
■ 미리 보는 <눈물까지 통역해달라> |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사고의 희생된 이주노동자들은 재외동포(F-4)비자를 보유했음에도 피할 수 없었던 이주노동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 정부의 이주비자 정책은 복잡하고 변화가 많았다. 복잡한 비자 정책은 이주노동자들에게 불안감과 고용 불안정성을 높이는 것으로 작용하고, 질 낮은 일자리라도 받아들이게 만들고 있다. -p249
기업은 제도적 공백을 이용하여 사업장을 쪼개고, 편법적인 고용계약 관계를 만들어 위험을 외주화한다. 위험관리 비용이 도급 단가로 실현되지도 않는 소규모(하청) 사업장들은 이윤 실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노동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이주노동자의 피해가 유달리 컸던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 모순’이 숨어 있다. -p261 |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재난 예방과 대응의 지침서
“안전한 사회로 가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이 보고서를 남깁니다. 고통과 그리움, 참사의 아픔과 교훈을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 책의 발간사를 통해 “<눈물까지 통역해 달라>는 단순히 사고 원인과 수습 과정만을 기록한 책자가 아닌,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제시하는 재난 예방과 대응의 지침서”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책 곳곳에서는 깊은 성찰과 늦은 후회, 그리고 화재 이전 상태로의 복구가 아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조심스러운 희망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11월 유럽 출장 복귀 후 도청사에 마련된 아리셀 화재 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 경기도청
이 보고서가 책으로 발간된 이유는 하나입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경기도의 의지를 좀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인데요.
이종돈 경기도 안전관리실장은 “<눈물까지 통역해달라>는 경기도가 지난 1년간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변화로 이어갔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의 기록”이라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고서를 책으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눈물까지 통역해달라> 만나는 방법 |
▪전자책: 경기도 누리집(ebook.gg.go.kr)에서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종이책: 9월 1일부터 교보문고(광화문·강남·광교·인천점) 등 수도권 주요 4개 지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유료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선판매는 8월 27일부터 교보문고 온라인몰, 예스24, 알라딘에서 진행됩니다.
▪무상 배포: 공공기관, 도서관, 이주민 지원기관에는 무상으로 배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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