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은 여성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북촌에 모인 이 여성들은 무엇을 외쳤을까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 이 역사적 의미를 담아 모두가 존중받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바로 3일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2025 경기도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가 그것인데요.

공연과 토크 콘서트 등 볼거리, 즐길 거리로 풍성하게 채워진 축제의 현장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올해 30주년 맞은 양성평등주간, 그 역사적 의미는?

경기도는 3일 오후 2시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2025 경기도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30회를 맞는 양성평등주간(매년 9월 1일~7일)을 기념해 마련된 행사인데요.

양성평등주간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성별에 차별 없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지정된 법정 기념 주간입니다.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여성주간’으로 시작되었다가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되며 ‘양성평등주간’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양성평등주간이 9월 첫째 주에 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1898년 발표된 ‘여권통문’의 역사적 의미 때문입니다.

‘여권통문’은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의 여성 300여 명이 발표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 선언문’으로, 여성의 교육권, 참정권, 경제활동 참여권 등 여성의 권리 주장을 담고 있는데요.

2019년 ‘여권통문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제정되면서 매년 7월 첫째 주간에 이뤄졌던 ‘여성주간’이 9월로 이동하게 됐습니다.

즉, 근대적 ‘여성인권선언문’과 현재 시점의 ‘양성평등주간’의 의미가 연결된 셈입니다.






성평등 사회를 열어갈 수 있도록 여성정책 선도해야

이날 행사는 ‘모두가 존중받는 성평등 사회, 모두가 행복한 경기도’를 주제로 기존의 딱딱한 형식을 벗어나 공연과 토크쇼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습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이번 행사 주관단체인 경기여성단체연합 이정아‧이동화‧정선영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양성평등주간’은 양성평등이 단순히 이상이나 구호가 아닌 국민과 국가의 책무임을 분명히 하는 의미 있는 제도적 장치로, 성평등 사회를 향한 중요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전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특히, 경기도는 전국 약 1.5배 달하는 성평등 정책지지기반 조례를 설치, 운영 중”이라며 “경기도가 성평등 사회를 열어가는 플랫폼으로써 지역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연대의 힘을 만들고 느끼는 일주일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의 축사도 이어졌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성평등 사회 실현과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참여에 달려 있다”며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양성평등전문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젠더폭력 통합 대응단도 전국 최초로 운영 중이다.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도가 여성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도 “오늘 이 자리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성찰하며, 앞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변화는 제도에서 시작되지만, 완성은 우리의 삶 속에서 이뤄진다. 양성평등은 우리가 모두 함께 만들어가야 할 약속인 만큼 이번 행사가 경기도 여성정책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지역을 잇는 성평등 페스타…양성평등의 의미 되새겨

이번 행사는 도민과 함께 양성평등의 의미를 되새기고 즐길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풍성하게 채워졌습니다.

우선, 1부 기념식에서는 비파 연주자 단비의 아름다운 오프닝 공연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양성평등 가치 확산을 위해 이바지한 유공자에 대한 표창이 이뤄졌습니다.

또 도민 참여형 손팻말 퍼포먼스를 통해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도민들의 의지를 다지는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2부에서는 방송인 김미화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반갑습니다. 김미화’가 펼쳐졌는데요.

한국여성재단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힘써온 김미화 씨는 여성 방송인으로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세대와 성별, 계층 등을 아우르는 존중의 문화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미화 씨는 “처음 여성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척박했는데, 선배들의 훌륭한 발걸음을 따라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오늘 만남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좋은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할 수 없다. 더 많이 칭찬하고, 더 많이 사랑하자”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사랑합니다!”를 큰 소리로 외쳐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냈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전통 액션 연희극 ‘조선무사여걸전 발광X지무’와 타악 그룹 ‘블랙퀸’의 화려한 난타 공연이 장식했습니다.






AI로 복원한 위안부 할머니와의 대화 등 부대행사도 풍성

한편, 같은 날 오전 10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 등에서는 북경세계여성대회 3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여성정책 콘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이번 콘퍼런스는 여성정책을 선도하는 주요 인사들이 모여, 도내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와 해결 방안, 주요 여성정책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이 외에도 행사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됐는데요.

국립여성사전시관 순회전에서는 ‘역사 속 여성인물’과 ‘여권통문’에 대한 전시가 마련되었고, AI로 복원한 위안부할머니와의 대화, 양성평등 관련 영상 전시, 플리마켓 등도 운영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김진효 경기도 여성정책과장은 “이번 행사는 양성평등이라는 주제를 일상으로 확장해 도민들과 함께 공유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경기도는 양성평등이 일상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 기반을 강화하고, 도민 누구나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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