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아트센터 전경 / 역사토크콘서트 티켓 ⓒ 박도현 기자
지난 11월 11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강당은 수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습니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경기문화재단과 광복회 경기도지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안중근, 유묵에 깃든 그의 정신’ 역사토크콘서트 현장이었습니다. ‘큰별쌤’ 최태성 역사 커뮤니케이터의 강연을 들으며 안중근 의사의 불꽃 같은 삶과 시대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 풀이 ⓒ 박도현 기자
역사 속으로의 몰입, 한능검 문제부터 영화 ‘하얼빈’까지
강연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최태성 강사 특유의 유쾌한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딱딱한 역사 강의가 아닌, 객석의 도민들과 함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어보며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습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역사의 흥미를 돋우는 강사의 탁월한 능력은 좌중을 집중시켰습니다.

영화 ‘하얼빈’ ⓒ 박도현 기자
이어서,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영화 ‘하얼빈’의 주요 장면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크린 속 생생한 영상은 역사의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강연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여주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영화 장면에 집중하고, 강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서 역사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존경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년 안중근’ ⓒ 박도현 기자
안중근, 그의 삶과 정신의 여정을 따라가다
최태성 강사는 안중근 의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시기별로 나누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그의 의거가 결코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강연은 ‘소년 안중근’에서 시작했습니다. 의거 이전, 평범한 한 소년이 어떻게 점차 나라의 위기를 인식하고 의병으로 거듭났는지 그 성장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그의 민족의식과 독립을 향한 열망이 어떻게 싹트고 형성되었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시작점이었습니다.

‘상하이로 간 안중근’ ⓒ 박도현 기자
상하이에서의 고뇌, 그리고 새로운 각성
다음으로 ‘상하이로 간 안중근’ 시대를 다루며, 격동의 시대 속에서 안중근 의사가 국제 정세와 독립운동의 방향에 대해 깊이 고뇌했던 순간들을 이야기했습니다. 단순히 적에 대한 분노를 넘어, 독립운동의 큰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그의 지적이고 전략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 ⓒ 박도현 기자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 계획된 의거
이후 ‘의병 참모 중장 안중근’으로서의 면모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이라는 의거가 단순한 개인적 분노가 아닌, 조국 독립을 위한 철저한 계획과 신념, 그리고 조직적인 준비 속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안중근 의사를 단순한 암살자가 아닌, 고도의 전략을 갖춘 독립운동가로 이해하는 중요한 대목이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 ⓒ 박도현 기자
하얼빈의 영웅, 그리고 남겨진 정신
마지막으로 ‘하얼빈으로 간 안중근’이라는 주제로 그의 마지막 길이자 역사적인 의거의 순간을 상세히 다루었습니다. 강사의 생생한 설명은 그 속에서 빛난 안중근 의사의 비할 데 없는 용기와 조국을 위한 희생정신이 얼마나 고귀한 것이었는지를 참석자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주었습니다.

안중근 의사 유묵 두 점 / ‘장탄일성 선조일본(長嘆一聲 先弔日本)’ 유묵 ⓒ 박도현 기자
유묵에 담긴 강렬한 시대정신, 파격적인 메시지
강연의 백미는 안중근 의사가 남긴 두 점의 유묵에 대한 해설이었습니다. 최태성 강사는 유묵 하나하나에 담긴 안 의사의 정신을 생생하게 풀어주었습니다. 특히 ‘장탄일성 선조일본(長嘆一聲 先弔日本)’ 유묵에 대한 이야기는 참석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강사는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유묵들은 주로 평화, 안정, 덕담 등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의 유묵인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안중근 의사의 놀라운 선각자적 통찰과 확고한 역사관이 깃들어 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언젠간 패망할 것이라는 그의 비전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또 다른 유묵인 ‘독립(獨立)’ 역시 강인한 의지와 애국심을 담은 그의 대표작으로 소개되며,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미래를 향한 역사의 울림, 유묵 귀환과 전시의 의미
경기도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국민들의 염원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장탄일성 선조일본’ 유묵은 지난 5월 성공적으로 영구 귀환하여 현재 경기도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경기도는 아직 일본인 소유자와 협상 중인 ‘독립’ 유묵의 귀환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임대 형태로 국내에 들여와 전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역사토크콘서트 무대 ⓒ 박도현 기자
오는 12월 중순부터 내년 4~5월까지 경기도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 유묵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는 소식은 많은 도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과 이어질 전시회를 통해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항일정신과 평화 사상이 후대에도 영원히 기억되고 계승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태성의 역사토크콘서트 포스터 ⓒ 경기도
이번 강연은 역사 속 인물의 정신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다가오는 12월 3일 파주 미래교육캠퍼스 파주 콘서트홀과 12월 30일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도 최태성 강사의 역사특강이 이어질 예정이니, 참여를 희망하는 분들은 경기도 평생학습 포털 ‘지식(GSEEK)’ 누리집(https://www.gseek.kr)에서 서둘러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이렇듯 뜻깊은 역사 강연과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를 통해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이 앞으로도 널리 알려지고 길이 보존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