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 프레임 안에서 빛과 피사체가 주고받는 대화를 담아낸 결과물이랄 수 있는 사진.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역사는 짧을지 몰라도 사진은 우리의 삶에 꽤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사진에서 영감을 얻고 누군가는 사진에서 추억을 발견하고 위안을 받기도 하면서요.
한때는 전문가만의 영역이었던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종종 사진을 찍다 보니 사진에 꽤 가까워졌다는 기분이 들 때도 있는데요. 내 사진도 좋지만, 마음을 울리는 전문가의 사진과 소통하고 싶다면 따뜻해진 봄과 함께 문을 연 경기사진센터(GYEONGGI CENTER FOR PHOTOGRAPHY)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으로 함께 소통하는 경기사진센터 문 열다

경기사진센터 전경 ⓒ 김정균 기자
지난 3월 27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경기상상캠퍼스 내에 문을 연 경기도의 참여형 사진문화공간인 ‘경기사진센터’에 경기도 기회기자단으로서 한발 먼저 다녀왔습니다. 경기사진센터는 옛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조성했는데요. 내부는 오래된 건물의 느낌을 온전히 살리면서도 백지처럼 하얀 노출콘크리트를 캔버스 삼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더했습니다. 모든 생명체가 사진으로 통하는 곳이라는 흥미로운 접근으로 국내 최초 반려견 동반 공공 전시장을 표방하고 있는 것도 새로웠고요.

지금 만날 수 있는 전시 프로그램 ⓒ 김정균 기자
이제 막 초록이 번져가는 경기상상캠퍼스 내 경기사진센터는 3층 건물에 전시실과 교육 공간, 포토북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야외 공간에도 ‘사진의 정원’이라 부르는 전시 공간이 있어서 사진을 매개로 경기도민들이 새로운 영감과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반려견과의 동반 관람은 5월 1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이용할 수 있다니 함께 경기사진센터를 찾으실 거면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방문해 보세요. 반려견이 사진을 어떻게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바라보고 경기사진센터 근처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파밀리아: 가족과 가족사진’ 전시 ⓒ 김정균 기자
이제 막 문을 연 경기사진센터는 1층에서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전시실에서 ‘빛나는 얼굴들: 아이콘에서 우리로’라는 인물 사진전과 ‘파밀리아: 가족과 가족사진’이라는 가족을 주제로 한 특별 상설전이 진행 중이고, 1층에 있는 포토북 라운지에서는 주한 스위스 대사관의 후원으로 ‘100 Swiss Photobooks’가 마련되어 사진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특히 ‘빛나는 얼굴들: 아이콘에서 우리로’ 전시에서는 경기도의 31개 시군을 순회하며 도민들과 함께 찍은 인물 사진을 선보이는 고원태 작가의 작품부터 손흥민, 박찬욱, 김혜자, 전지현, 법정 스님 등 시대의 아이콘들을 담아낸 인물 사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마주한 안성기와 강수연 배우의 사진은 먹먹하고 그러면서도 반가운 감정을 끌어냈습니다.

‘빛나는 얼굴들: 아이콘에서 우리로’ 전시 ⓒ 김정균 기자
그러고 보니 빛나는 얼굴부터 가족사진까지 모두 사람을 다루는 사진들이었는데요. 연출을 통해 작가의 감정이 묻어나는 사진부터 눈빛 하나로 대중을 사로잡아 온 시대의 아이콘들까지 익숙한 듯 낯선 사진들 사이를 찬찬히 돌아보며 사진과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 다양한 감정이 끓어오르다 침잠되고 또 새로운 생각을 틔우는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에 조예가 그리 깊지 않은 저도 다양한 상념 속으로 빠져들었던 걸 보면 경기사진센터를 방문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담아냈던 내가 찍은 사진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생명체가 사진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비전이 인상적인 이곳, 봄을 맞아 다양한 사진 작품들을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경기사진센터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09:00~18:00)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