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원대한 꿈과 효심이 느껴지는 수원화성은 경복궁만큼이나 아름다운 규모와 격식을 갖춘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기자는 지난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수원화성 무료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사실 이전에도 부모님과 몇 번 방문한 곳이지만,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성곽을 직접 걸어 보니 익숙했던 풍경들이 새삼 새롭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 수원화성(왼쪽), 수원화성 관광 코스(오른쪽) ⓒ 수원문화재단
이번 탐방은 수원 KYC 화성길라잡이 소속 최인숙 봉사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진행되었다. 팔달문부터 화서문까지 이어지는 성곽길을 따라 걷는 코스였는데, 길을 걷다 보면 복원된 단청 사이로 분홍빛 벚꽃 잎이 내려앉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었다. 최인숙 봉사자는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고 싶어 박물관 등 다양한 곳에서 무료로 역사를 전파하고 있다”며, 다가올 6월 21일 ‘문화재 지킴이날’의 의미와 우리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을 함께 가르쳐 주었다.

△ 수원화성 설명 듣는 기자(왼쪽), 수원화성 성곽(오른쪽) ⓒ 김보경 기자
네 번의 복원과 기록의 기적, <화성성역의궤>
수원화성은 역사 속에서 사라질 뻔한 위기가 많았으나, 무려 네 번의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본래 다시 만든 건축물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어렵지만, 수원화성은 건립 당시의 모든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화성성역의궤> 덕분에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수원화성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이 기록물에는 정약용이 발명한 거중기의 활약상까지 세세하게 담겨 있으며, 이러한 철저한 기록이 없었다면 지금의 수원화성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성곽 안쪽으로 펼쳐지는 정조의 발자취
성곽길을 걷다 보면 그 안쪽에 자리 잡은 화성행궁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행궁 안에는 신풍루, 봉수당, 장락당, 경룡관, 복내당, 유여택, 득중전, 낙남헌, 노래당 등 정조대왕의 숨결이 담긴 건물들이 가득하다. 특히 정조대왕이 활을 쏘며 마음을 닦았던 득중전처럼 활과 연관된 시설물이 많고, 곳곳에서 정조대왕의 친필이 담긴 현판도 볼 수 있다. 또한 행궁 입구에서 수·목·금요일마다 열리는 ‘무예 24기’ 공연은 정조 시대에 완성된 무예서를 바탕으로 되살려낸 것으로, 조선 무예의 용맹함을 잘 보여준다.

△ 세계문화유산 화성 표지석(왼쪽), 효원의 종각(오른쪽) ⓒ 김보경 기자
효심으로 세운 계획도시의 거점 수원화성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는 동시에 새로운 정치 기반을 만들고, 수원을 스스로 발전하는 ‘계획도시’로 만들기 위해 1794년에 시작해 1796년에 완공한 곳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최고의 리더 정조대왕, 설계를 맡은 정약용, 공사를 총괄한 채제공의 헌신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수원화성은 상시 개방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조상들의 정성과 지혜가 담긴 이곳에 꼭 한번 방문해 기록의 소중함과 역사의 숨결을 직접 느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