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진암계곡 물놀이 장소 ⓒ 유현석 기자
여름마다 계곡 한 번 가야지, 생각하면서도 미루다가 결국 못 가는 해가 많았는데요. 강원도는 너무 멀고, 가까운 데는 사람이 넘쳐나고, 그래서 무작정 지도 앱을 열어 한 시간 거리 안에 있는 계곡을 찾아봤어요. 그러다 나온 곳이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계곡이었는데요. 처음 들어보는 곳인 데다, 검색해도 아는 사람만 아는 분위기라, 반신반의하며 가보았습니다.

천진암계곡 가는 길과 계곡 초입 ⓒ 유현석 기자
천진암계곡은 내비게이션에 ‘관산등산로 공영주차장’을 검색하면 되는데요. ‘우산5교’로 검색해도 같은 곳으로 안내해 줍니다. 천진암로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요. 도로 양옆으로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지고, 중간중간 펜션이랑 카페 간판이 보이면서 길 자체가 드라이브 코스처럼 느껴졌어요. 퇴촌면이 서울 근교 드라이브 명소로 알려진 이유가 있더라고요.

천진암계곡 주차장과 화장실 ⓒ 유현석 기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문을 여는 순간, 물소리가 먼저 들렸고요. 눈으로 보기 전에 귀로 먼저 도착했다는 걸 알게 되는 곳이에요. 주차비나 입장료도 없고요. 주차장 바로 옆에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동선이 자연스럽게 잡혀요. 차 없이 오시는 분들은 431번이나 13-2번 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계곡 물놀이 장소 ⓒ 유현석 기자
계곡에 발을 들이면 여기가 경기도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바위와 숲으로 둘러싸인 지형이라 한여름에도 공기가 달라요. 주차장에서 계곡으로 향하는 짧은 거리 사이에 이미 기온이 내려가는 게 느껴지거든요. 경기도에서 이 정도 계곡 분위기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솔직한 인상이었어요.
천진암계곡은 물놀이 스폿이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상단 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하고 물이 더 맑아요. 물속의 돌이 손에 잡힐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고, 발을 담그면 차갑다 못해 시릴 정도예요. 일찍 도착했다면 상단에 먼저 자리 잡는 걸 추천합니다. 하단 쪽은 물이 바위 사이를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소가 형성된 곳이라 분위기가 또 달라요. 평평하게 깔린 바위들이 자리 역할을 해줘서 앉아서 발 담그기 딱 좋은 구조예요. 평일에 갔는데도 여기는 먼저 자리 잡은 분들이 꽤 있었어요.

천진암계곡 수심 ⓒ 유현석 기자
경기도 광주 물놀이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다 싶었던 건 수심 때문이기도 한데요. 대부분 구간이 무릎 높이 수준이고 물살이 급하지 않아서 아이 데리고 오기에 부담이 없어요. 물론 장소에 따라 깊어지는 구간도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라면 방심하지 말고 계속 지켜보셔야 합니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어지는 온도인데, 강원도 계곡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천진암계곡 식당 ⓒ 유현석 기자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지는데요. 천진암로를 따라 계곡과 나란히 음식점들이 이어져 있어요. 계곡 바로 옆에 테이블을 둔 식당도 많아서 밥 먹는 내내 물소리가 배경음으로 깔립니다. 백숙이나 닭갈비 위주 메뉴가 많고, 일부 식당은 계곡 접근 계단을 운영해서 식사 후 바로 물로 뛰어들 수 있는 구조예요. 맛집이나 카페 주변 계곡 구간은 계단과 난간이 설치돼 있어서 내려가기도 어렵지 않아요.

천진암계곡 카페 ⓒ 유현석 기자
밥 먹고 나서 들른 카페도 좋았는데요. 야외 테이블이 계곡 바로 앞에 놓여 있어서 음료를 마시는 내내 물소리가 들려요. 물놀이 후 젖은 발을 말리면서 커피 한 잔 마시면 굳이 더 멀리 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정도 일정은 당일치기로도 충분하지만, 계곡 주변으로 펜션, 캠핑, 글램핑 등 숙박 시설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서 1박으로 이어가도 좋아요.

천진암계곡 스튜디오 ⓒ 유현석 기자
계곡 쪽에 사진 촬영 스튜디오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계곡의 자연 배경을 살린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서, 물놀이 후 옷을 갈아입고 들르면 동선 낭비 없이 이어지는 위치예요. 자연광이 잘 들어 별다른 보정 없이도 사진이 깔끔하게 나오는 편이라 계곡 물놀이 기념사진 한 장 남기기에 딱 좋은 공간이었어요.

천진암 성지 ⓒ 유현석 기자
계곡을 따라 더 올라가면 천진암 성지가 나오는데요. 한국 천주교 발상지로 알려진 유서 깊은 곳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문할 수 있어요. 계곡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라 물놀이 전후로 들르면 반나절 코스가 알차게 채워지는데요. 평일에 갔더니 주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한산했어요.
여름 한정, 경기도 광주 가볼 만한 곳으로 한 곳만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천진암계곡을 얘기할 것 같은데요. 강원도 가려고 짐 싸기 부담스러운 날, 편하게 출발하면 돼요. 기대 이상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곳입니다.
✔ 경기도 광주 천진암계곡 방문 및 제대로 즐기는 꿀팁
1. 무료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도 갖추고 있어서 편하게 방문할 수 있어요.
2. 차 없이 오실 분들은 431번 또는 13-2번 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3. 계곡물이 생각보다 차가워 아이 동반 시 중간중간 몸을 말려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4. 성수기 주말에 1박 예정이라면 숙소는 미리 잡아두세요.
천진암계곡
▪ 주소: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644-1 일대
▪ 운영 시간: 상시 개방
▪ 주차: 관산등산로 공영주차장
▪ 입장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