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교호수공원 원천호수 피크닉존 ⓒ 김제이 기자
지난 2014년 ‘대한민국 경관대상’의 대상과 ‘세계조경가협회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국내 최고의 힐링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 있다. 바로 수원 광교신도시에 위치한 ‘광교호수공원’이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가족의 나들이 장소이자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곳을 기자가 둘러봤다.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던 주말, 광교호수공원 내 원천호수 둘레길은 돗자리와 그늘막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나온 이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곳 둘레길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안전하게 분리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호수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광교호수공원은 원래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를 하나로 엮어 조성한 곳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호수의 매력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원천호수가 주상복합건물과 상업시설, 백화점, 컨벤션센터 등이 어우러진 ‘활기찬 도심형 공원’이라면, 신대호수는 고즈넉한 산책길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정적인 생태형 휴식처’다.
기자는 원천호수 사거리 입구에서 자전거를 타고 본격적으로 호수를 둘러보기로 했다. 입구 근처에는 산책 중 출출함을 달래줄 다채로운 먹거리 상점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게 해 줄 예쁜 카페들이 즐비해 있었다.
페달을 밟으며 시원한 나무 사이 길을 지나 공원 깊숙이 들어가자 이 공원의 핵심 명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금방 도착했다. 이곳에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와 광교 생태환경체험교육관, 광교푸른숲도서관, 그리고 ‘신비한 물너미’가 한데 모여 있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왼쪽),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비한 물너미’와 호수 전경(오른쪽) ⓒ 김제이 기자
독일의 세계적인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시와 수원시의 자매결연을 기념해 세워진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에 오르니, 원천호수와 신대호수의 전경이 360도 파노라마로 시원하게 눈에 담겼다. 바로 옆 ‘신비한 물너미’는 독특한 분수광장으로 호수와 맞닿아 있지만 수면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다. 다가올 여름철엔 아이들의 훌륭한 물놀이터가 되어 줄 공간이다. 자연 속에 아늑하게 자리한 ‘광교푸른숲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독서 공간이 무척 잘 갖춰져 있어 나들이 중 잠시 쉬어가며 책 한 권의 여유를 누리기 좋다.

△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 외부(왼쪽), 내부(오른쪽) ⓒ 김제이 기자
근처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 역시 놓칠 수 없는 코스다. 다양한 곤충과 식물이 상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작가들의 작품 전시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리고 있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광교생태체험관 교육기획 정윤채 주임은 “2년 전부터 운영 단체가 바뀌면서 보다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며 “현재 월평균 500명 정도가 교육 프로그램이나 체험관 관람에 참여하고 있는데, 정성껏 준비한 프로그램에 비해 아직 홍보가 많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 광교호수공원 LOVE 조형물과 호수 전경 ⓒ 김제이 기자
‘신비한 물너미’를 뒤로하고 산책로를 따라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호수 반대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앨리웨이’와 그 앞으로 펼쳐진 드넓은 잔디밭이 나타난다. 잔디밭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과 뛰어노는 아이들, 의자 그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로 처음 출발했던 입구 쪽보다 훨씬 선명하고 탁 트인 호수 전경이 ‘LOVE’ 조형물 너머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원천호수 반대편을 지나 ‘에일린의 뜰’ 앞쪽 산책로로 접어들자 분위기는 또다시 반전된다. ‘신비한 물너미’ 방향의 길이 고요한 숲속을 걷는 듯했다면, 이곳은 넓고 쾌적하게 뻗은 중앙 산책길과 한층 높은 곳에 위치한 자전거 도로, 그리고 호수를 보다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수변 데크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어반레비(Urban Levee)’ 구간이다. 높낮이가 다른 다층 구조의 길 덕분에 방문객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다채로운 수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마침 중앙 매점 앞 공터에서는 감미로운 버스킹 공연이 펼쳐져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었다. 광교호수초등학교를 옆에 두고 시원하게 뻗은 길을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갤러리아백화점과 수원컨벤션센터가 모습을 드러냈고, 이곳을 지나며 출발점이었던 원천호수 사거리 입구로 다시 되돌아왔다.

△ 신대호수에서 바라본 수원법원종합청사(왼쪽), 신대호수(오른쪽) ⓒ 김제이 기자
원천호수 투어를 마친 뒤, ‘재미난 밭’과 스포츠클라이밍장을 지나 신대호수 둘레길로 이동했다. 역동적인 원천호수가 자전거 주행에 제격이라면, 깊은 자연경관을 품은 신대호수는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는 산책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기자 역시 이곳에서부터는 자전거를 내려놓고 도보로 이동했다.

△ 신대호수 수변에서 이루어진 야외요가(왼쪽), 신대호수의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오른쪽) ⓒ 김제이 기자
신대호수의 입구 같은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에 잠시 머물며 풍경을 감상하고 숲 속 언덕길로 들어섰다. 산책길 시작부터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마치 잘 정돈된 등산로를 걷는 듯한 상쾌함이 밀려왔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확 트인 수변에 다다르자, 초록빛 자연을 배경 삼아 30~40명의 시민이 모여 탁 트인 야외요가를 즐기는 이색적인 풍경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수변 데크길을 지나 아스팔트로 넓고 길게 이어진 수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다시 원천호수 방향으로 연결된다.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정비된 원천호수와 달리, 신대호수는 조용한 자연 그대로의 습지와 수풀이 무성하게 어우러져 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준다.
광교호수공원은 나들이와 산책을 위해 두 호수를 모두 돌아보려면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 넓은 면적만큼이나 볼거리와 즐길 거리 역시 대단히 많다.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주말 가족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혹은 생태 체험과 여가를 즐기려는 이들에게도 광교호수공원은 완벽한 선택지가 되어 준다.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다가오는 주말에는 소중한 이들의 손을 잡고 푸른 광교호수공원으로 초록빛 소풍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