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징으로 알려진 비무장지대(DMZ)는 역사의 아픔이 남아 있는 공간인 동시에, 자연환경과 생태적 가치가 보전된 곳이기도 하다. DMZ를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는 장소로만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평화와 생태적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10월 28일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2026 DMZ OPEN 에코피스포럼’을 개최한다. 올해 포럼은 ‘평화공존의 길을 열다’를 주제로, DMZ의 평화적 활용과 생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다.

‘2026 DMZ OPEN 에코피스포럼’ 포스터 ⓒ 경기도
에코피스포럼은 경기도와 통일부,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공동 개최하는 국제 포럼이다. 평화와 생태를 결합한 관점에서 DMZ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평화공존을 위한 협력의 방향을 찾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DMZ를 군사적 대립과 분단의 경계로만 인식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국제사회의 협력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DMZ OPEN 에코피스포럼 공식 홈페이지(www.dmzepf.co.kr)에서 사전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2026 DMZ OPEN 에코피스포럼’ 프로그램 소개 ⓒ 경기도 DMZ 비무장지대 누리집
포럼은 기조연설과 대담을 비롯해 평화세션과 생태세션으로 구성된다. 먼저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의 발레리 줄레조 교수가 ‘평화의 길 의미와 잠재력: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지리학적 몽상’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이어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기조대담과 질의응답이 마련된다. DMZ를 단순한 경계가 아닌 평화의 길을 상상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라보며, 평화공존의 의미와 가능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평화세션에서는 DMZ의 평화적 이용과 국제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통일부가 주관하는 첫 번째 세션은 ‘DMZ의 평화적 이용과 협력 방안’을 주제로 진행되며, 최영준 전 통일부 차관이 좌장을 맡는다. 이어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주관하는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공존을 위한 대화: 아시아와 유럽의 시각’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다.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 등이 참여해 아시아와 유럽의 관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공존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DMZ의 평화적 활용을 넘어 국제사회의 대화와 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DMZ의 자연환경 ⓒ 경기도 DMZ 비무장지대 누리집
평화와 함께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경기도가 연계 개최하는 ‘동북아 스마트 생태도시 국내 세미나’는 ‘한반도 생태평화협력: DMZ에서 시베리아까지’를 주제로 진행된다. 추장민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과 고경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여해 DMZ를 중심으로 한 생태 협력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DMZ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려면 해당 지역뿐 아니라 주변 지역과의 생태적 연결과 협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세션은 평화공존을 정치·외교적 관점뿐 아니라 자연과 생명의 관점에서도 바라보며,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의 지속 가능한 생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의 논의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행사장에는 통일부가 제작한 ‘DMZ 빅게임’ 체험존과 현장 이벤트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DMZ와 관련된 내용을 보다 친근하게 접하고, 평화와 생태라는 주제를 직접 경험하며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의 논의가 평화공존을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면,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이러한 가치를 일상에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026 DMZ OPEN 페스티벌’ 포스터 ⓒ 경기도
이번 에코피스포럼은 ‘2026 DMZ OPEN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린다. 경기도가 10월 12일부터 11월 29일까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와 고양시 일원에서 진행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선을 열어 삶을 잇다(Open the Line, Connect the Life)’를 주제로 한다. 전시와 국제음악제, 에코피스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DMZ의 역사와 생태적 가치, 평화의 가능성을 여러 방식으로 전달한다. 이 가운데 에코피스포럼이 평화와 생태에 관한 학술적 논의를 이끌어 간다면, 전시와 음악제는 예술을 매개로 시민들이 DMZ의 의미를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DMZ OPEN 전시: 스테이징’ ⓒ 경기도
먼저 ‘DMZ OPEN 전시: 스테이징’은 10월 12일부터 11월 29일까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와 민간인통제선 내 캠프그리브스 일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작가 14명이 참여해 작품 26점을 선보이며, 회화와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DMZ의 기억과 생명, 공존의 가능성을 표현한다. 전시 제목인 ‘스테이징(Staging)’은 DMZ를 작품이 놓이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역사와 현재, 인간과 자연이 관계를 맺는 무대로 바라보게 한다.

DMZ 전경 ⓒ 경기도 DMZ 비무장지대 누리집
전시에서는 분단과 냉전의 기억을 되짚는 작품부터 DMZ의 생명과 자연에 주목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박찬경의 ‘블랙박스: 냉전 이미지의 기억’은 냉전의 이미지와 기억을 돌아보며, 선무의 ‘봄놀이’는 남북 청소년이 함께 어울리는 풍경을 통해 분단을 넘어선 일상을 상상하게 한다. 자닌 랜더슨의 ‘비무장화하는 이끼’는 군사시설을 덮으며 자라나는 이끼를 통해 전쟁 이후에도 이어지는 생명과 시간을 바라본다. 이러한 작품들은 DMZ를 과거의 역사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와 공존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명한다.
전시와 연계한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DMZ 일원에 서식하거나 도래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삵·수달·두루미를 다루는 ‘DMZ의 작은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전시 참여 작가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마음이 모여 터를 잡아요’ 등이 진행된다.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DMZ의 생태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DMZ OPEN 국제음악제’ 포스터 ⓒ 경기도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DMZ OPEN 국제음악제’도 열린다.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진행되는 이번 음악제는 ‘PACE : 평화로 향하다’를 주제로 3일간 총 4회 공연을 선보인다. 평화의 시작부터 깨어남, 연결, 지속으로 이어지는 네 단계의 음악적 서사를 통해 평화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 가야 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DMZ OPEN 국제음악제’ 행사 일정 ⓒ 고양문화재단
개막 공연 ‘Pulse’에서는 미하엘 잔데를링과 KBS교향악단이 함께 무대에 오르며, ‘Awaken’에서는 지휘자 여자경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참여한다. 이어 ‘Connect’ 공연에서는 진솔 지휘자와 말러리안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연주자와 합창단이 말러 교향곡 제8번 ‘천인교향곡’을 선보인다. 마지막 ‘Eternity’ 공연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참여해 오페라 명곡과 친숙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만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전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DMZ OPEN 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캡처
이처럼 2026 DMZ OPEN 페스티벌은 국제 포럼을 통한 평화공존 논의부터 예술 작품을 통한 생태적 성찰, 음악을 통한 평화의 메시지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DMZ의 가치를 전한다. 특히 에코피스포럼은 DMZ의 평화적 활용과 생태 협력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협력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중심적인 의미를 갖는다. 전시와 음악제가 시민들에게 DMZ를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포럼은 그 경험을 평화와 생태적 공존을 위한 논의로 확장한다. 행사에 관한 자세한 소개는 DMZ OPEN 페스티벌 공식 인스타그램(@dmzopen_official)에서 확인할 수 있다.
DMZ는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자연과 생명이 이어지고, 평화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에코피스포럼과 DMZ OPEN 페스티벌이 DMZ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평화와 생태적 공존을 어떻게 우리의 미래로 연결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