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산의 서재 여유당 북페어 축제 사진 Ⓒ 홍경원 기자
가을바람이 머무는 공원에 책이 펼쳐졌다. 책을 읽고, 향기를 만들고, 보드게임을 즐기며 새로운 책과 창작자를 만나는 축제. 지난 10월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중앙공원 너른뜰에서 열린 ‘다산의 서재, 여유당 북페어’는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정약용의 저술과 사상을 현대적인 독서문화와 연결하고, 시민들이 책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독립출판사와 동네책방, 창작자 등 50여 팀이 참여해 책과 굿즈를 선보였으며, 독서 프로그램과 체험,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 여유당전서 책 쌓기 체험, 버스킹 공연 Ⓒ 홍경원 기자
책을 읽는 시간에 여유를 더하다

△ 여유당 리딩파티에 참가하여 독서를 하는 기자, 참가자에게 전달되는 물품 Ⓒ 홍경원 기자
이날 기자는 여유당 리딩파티에 참여했다. 오전 10시 40분 종합안내소에서 참가 물품을 수령한 뒤, 오전 11시부터 책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여유당 리딩파티는 정해진 시간에 독서를 마치는 방식이 아니라, 축제가 끝날 때까지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여유당 리딩파티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의자와 탁자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시간 제한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고, 부스들 사이에 놓인 책장에서 원하는 책을 꺼내거나 가져온 책을 읽을 수도 있었다.
독서는 혼자 하는 활동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책을 읽는 경험은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여유당 리딩파티는 독서에 여유로운 시간을 더하고, 축제 속에서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 북퍼퓸 만들기 체험에서 만든 향수와 설명서 Ⓒ 홍경원 기자
책을 향기로 기억하다, 북퍼퓸 만들기
오후 5시 30분에는 북퍼퓸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책과 향기를 연결한 이 프로그램은 독서와 만들기 활동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8개의 향료 중에서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향이나 추천 조합으로 총 20방울을 담은 뒤 향수 베이스와 함께 섞어서 1~2주 정도 보관했다가 사용하면 된다. 취향에 따라 향수병의 겉면에 책과 관련된 스티커를 붙일 수도 있었다.
직접 체험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실제 체험에서 기억에 남은 장면이나 과정’이었다. 책을 읽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향을 고르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은 이번 북페어에서 경험한 또 하나의 문화 활동이었다.
책과 놀이가 만나는 곳, 보드게임 부스

△ 윤미 강사와 인터뷰 중인 기자 Ⓒ 홍경원 기자
북페어 현장에서는 책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활동을 소개하는 부스도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그중 보드게임 부스를 찾아 운영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남양주 보드게임 지도사들의 연구 모임인 보드락의 대표 윤미 강사를 만나,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활동을 소개하는 부스에 대해 들어 보았다.
Q. 남양주 여유당 북페어에 참여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지난해 정약용 테마 그래비트랙스 체험에 이어, 올해도 체험 부스 운영을 제안받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체험 부스에서 소개하신 보드게임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게임은 무엇인가요? 참가자들에게 어떤 점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으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A.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루핑루이 더블어택’과 ‘햄버거 타이쿤’이며, 추천 게임은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게임인 ‘힛스터’입니다. 참가자들이 보드게임을 통해 웃고 소통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라며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Q. 보드게임 체험 부스만의 특징과 매력은 무엇인가요?
A. ‘펀펀 가을 소풍’을 주제로 음식 준비와 놀이를 다양한 보드게임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Q.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북페어에서 보드게임 체험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책이 읽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준다면, 보드게임 체험은 함께 이야기하고 직접 경험하며 북페어에서 읽는 즐거움을 넘어 함께 놀고 소통하는 문화도 경험하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처럼 보드게임은 참가자들이 규칙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며 즐기는 활동이다. 현장에서 어떤 게임이 소개됐는지, 방문객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는지를 살펴보면 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화를 경험하는 축제의 모습을 전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긴 축제, 방문객의 목소리

△ 인터뷰에 응해 준 남양주시민 Ⓒ 홍경원 기자
축제 현장을 찾은 방문객 가족과도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어떤 계기로 행사장을 찾았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즐겼는지, 실제로 방문해 보니 어떤 점이 기억에 남았는지 물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에 거주 중인 김제균 씨는 “커뮤니티를 통해 여유당 북페어를 알게 됐어요. 여유당 리딩파티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아이와 함께 독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할 의향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방문객의 이야기는 축제가 기획 단계에서 내세운 취지와 실제 참여 경험을 연결해 준다. 행사에 대한 만족도뿐 아니라 먹거리와 휴식 공간, 프로그램 이용 과정에서 느낀 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가을의 문화 경험
여유당 북페어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이 방문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책을 읽고 지식을 얻는 활동을 넘어, 책을 중심으로 사람과 문화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축제가 시민들의 독서 문화에 어떤 경험을 더했는지는 현장에서 만난 운영자와 방문객의 이야기, 그리고 실제 프로그램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독립 출판사와 동네 책방, 창작자에게는 독자를 만나는 자리가 되고, 방문객에게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책과 상품, 활동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